[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로즈타운, 공장 폐쇄에서 새로운 전기차 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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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로즈타운, 공장 폐쇄에서 새로운 전기차 회사로
  • 최중혁
  • 승인 2021.01.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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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장 문을 닫아야 합니다. 이 공장에 더 이상 생산이 할당된 차량은 없습니다."

2018년 11월 26일, 전미자동차노조(UAW) 로컬 1112 (UAW 지부의 일종) 지부의 지부장이자 미국 오하이오 주 작은 마을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로즈타운(Lordstown) 공장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데이브 그린은 본사의 인사 책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GM의 글로벌 공장 폐쇄 계획에 로즈타운 공장도 포함된 것이다. 

GM은 오펠과 복스홀, 홀덴 등 독일과 영국, 호주에 있는 브랜드를 매각 또는 폐쇄하며 동시에 글로벌 구조조정을 통한 다운사이징을 진행중이었다. 1966년부터 16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했고 폐쇄 직전까지 쉐보레 크루즈를 생산했던 로즈타운 공장은 수 년 전부터 3교대를 2교대로, 그리고 1교대로 점차 생산을 줄여오다가 결국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이다. 2019년 3월 8일 이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는 완전히 멈췄다. 1500명의 근로자들은 공장을 떠났다.

 

이 문제로 GM의 메리 바라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경전을 벌였다. 재선을 목표하며 러스트벨트의 표 관리를 해야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라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장 폐쇄에 압박 수위를 높였고, 연이어 날선 트윗을 날렸다.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 경제개발센터는 GM의 로즈타운 공장이 폐쇄되면 궁극적으로 8000명 가까운 일자리가 감소하고 지역경제에 80억 달러 이상의 경제활동이 감소할 것이란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타로카드의 열 번째 카드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GM의 이러한 결정은 나비효과가 돼 새로운 전기차 회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 이름은 문닫은 GM 공장의 이름을 딴 로즈타운 모터스다.

로즈타운 공장 폐쇄에 도의적인 책임과 부담감 때문인지 GM은 공장 폐쇄 결정과 함께 이 공장을 매입할 곳을 물색했다. 최종적으로 워크호스(Workhorse)의 전 CEO이자 공동창업자 스티브 번스가 세운 로즈타운 모터스가 낙점됐다. 처음엔 워크호스가 로즈타운 공장 부지를 매입하려다 번스가 아예 로즈타운 모터스를 설립하며 워크호스와 지분 거래 및 로열티 계약을 맺은 것이다. GM은 로즈타운 공장 부지를 2천만 달러에 로즈타운 모터스에 넘기고 동시에 4천만 달러를 빌려주기로 결정했다.

 

오하이오 주에 본사를 둔 워크호스는 2007년에 설립돼 UPS 등에서 이용하는 배달용 특수 차량을 생산하는 업체다. 워크호스는 2016년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자금을 모았고, UPS, USPS(미국 우체국) 등으로부터 많은 주문을 받았다지만 실제로 지금까지 인도된 차량은 약 400여 대로 알려져 있다. 워크호스는 배달 차량을 전기차로 생산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수 년 전부터 주문을 받아왔다.

로즈타운 모터스의 설립자 스티브 번스는 아무런 기반이 없었지만 워크호스가 보유한 '워크호스 W-15' 기술을 이용해 전기 픽업 트럭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워크호스는 그 대가로 로즈타운의 지분 9.9%와 생산 시작 후 20만 대 차량 판매에 대한 로열티 1%를 받기로 계약했다. 서로 밑질 것 없는 계약이었다. 워크호스에 따르면 W-15 프로젝트로 약 6000여 대의 선주문이 있었는데 이 주문도 그대로 로즈타운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2020년은 설립된 지 2년 밖에 안된 로즈타운 모터스에게 상징적인 해다. 이제 갓 설립된 회사가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해 대규모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즈타운 모터스는 지난 10월 22일 16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으며 SPAC 다이아몬드피크홀딩스와 합병하며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에 앞서 로즈타운 모터스는 9월 28일, 전기 픽업트럭 ‘인듀어런스’ 공개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엔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참석할 정도로 이목이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차량을 백악관 앞에 세워두고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쇠락해가는 미 중서부 지역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렸을 것이다. 2021년 가을에 출시될 예정인 이 차량은 5만2000달러(최저가격 기준)에 판매되며 회사는 현재까지 약 5만 대의 주문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픽업 시장은 포드 F-150 한 가지 모델로만 1년에 약 100만 대가 팔릴 정도로 거대하다. 로즈타운 모터스는 다른 어떤 업체들보다 먼저 전기 픽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포드, GM, FCA와 같은 기존 픽업 트럭 강자들과 더불어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리비안의 R1T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희망 속에 설립된 로즈타운 모터스가 축배를 터트릴 수 있는 건 그 다음이다. 

글·최중혁 칼럼니스트, 『자동차제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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