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콜벳 Z06, 유럽 쿠페들을 앞서는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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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콜벳 Z06, 유럽 쿠페들을 앞서는 성능
  • 브라이언 맥시
  • 승인 2015.02.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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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급 성능을 지닌 경쟁차를 사려면 몇 배의 비용을 써야 하지만, 세련미는 좀 더 나아져야 한다

659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신형 쉐보레 콜벳 Z06은 고전적인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킨다. 콜벳 기술 책임자인 태지 예치터(Tadge Juechter)는 이 차가 미국 스포츠카의 상징이 지닌 오랜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일 뿐 아니라, 더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라는 기존 Z06 소유자들의 요청을 솔직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탈착식 지붕 패널을 갖춘 Z06 하드톱에 이어 이제 막 컨버터블 버전이 추가되었다. 하드톱과 소프트톱 모델에는 모두 역대 Z06 중 처음으로 기본사항인 수동변속기의 대안으로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푸시로드를 제외하면, 슈퍼차저가 더해진 쉐보레의 강제윤활방식 V8 6.2L LT4 엔진은 현대적 기술로 가득 차 있다. 기본형 스팅레이에 쓰인 LT1 V8 엔진과 비슷한 알루미늄 블록과 실린더 헤드에는 10:1인 이 엔진의 압축비에 맞춰 다시 설계된 단조 커넥팅 로드와 피스톤이 더해진다.
 

직접 연료분사장치, 가변 밸브 타이밍, 실린더 작동 정지 기능도 포함되어 있으며, 엔진이 푸시로드 방식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인터쿨러로 냉각하는 슈퍼차저는 실린더 헤드 사이 공간에 놓였다. 슈퍼차저는 종합적으로 엔진 전체 높이를 겨우 1인치(약 2.54cm) 높이는 데 그쳐, 대단히 낮은 콜벳의 보닛 선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6세대 콜벳의 최상위 모델인 ZR1도 슈퍼차저가 쓰이지만, 신형 Z06에 쓰인 것은 이전보다 더 빨리 회전하고 공기흐름 제어가 개선되도록 완전히 새로 만들어졌다. 659마력의 최고출력에 힘입어, 1,600kg인 Z06은 당차게 가속한다. 기어 1단부터 큰 힘에 몸이 좌석 등받이에 꽂히는 듯한 경험이 시작되어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4단 중반에 이를 때까지 이어진다. 그 즈음이면 속도는 시속 193km를 훌쩍 넘기고 있을 것이다.

변속기는 친숙한 7단 수동과 완전 신형인 8단 자동이 마련되었다. 몇몇 사람들은 고성능 차에 유일하게 걸맞은 자동화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 방식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쉐보레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의 기준을 높였다. 콜벳 기술자의 말에 따르면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았을 때의 변속 빠르기가 포르쉐 911에 쓰인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보다 좀 더 빠르면서도, 정체구간을 오갈 때에는 다른 토크 컨버터 방식 자동변속기처럼 변속이 부드럽다고 한다.
 

자동변속기가 쓰인 Z06은 서킷에서 엄청나게 빨리 달리지만, 수동변속기 쪽이 운전할 때의 만족도가 확실히 더 높다. 특이한 점은 수동변속기 차에도 스티어링 휠에 변속 패들이 있다는 것이다. 자동변속기 모델에 맞춰 만든 것을 생산 비용 절감 때문에 그냥 내버려둔 것처럼 보이는데, 수동변속기에서는 변속 때 회전수를 맞춰주는 시스템을 작동하는 데 쓰인다. 즉, 아랫단으로 부드럽게 변속할 때 쓰는 힐앤토 기법을 대신해주는 기능인 셈이다.

전자제어 차동제한 디퍼렌셜이 기본 적용되었고, 유압 조절식 클러치는 차 전체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부터 입력되는 여러 정보를 활용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순식간에 동력을 완전 해제에서 완전 연결 상태로 바꿔놓는다. 나아가, Z06의 다른 시스템들과 연결된 전자식 디퍼렌셜은 여러 가지 주행 모드에 맞춰 작동 특성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제동 때에는 디퍼렌셜이 완전히 해제되어, 속도를 줄이는 동안에 차의 움직임을 대단히 안정적이게 만든다.
 

기본형 Z06에는 앞 6피스톤, 뒤 4피스톤 알루미늄 캘리퍼에 양쪽 모두 2피스 로터를 갖춘 브레이크가 쓰인다. Z07 패키지를 선택하면 거대한 로터가 포함된 카본세라믹 시스템이 달린다. 두 시스템 모두 브렘보(Brembo)가 공급하며 효과는 대단히 뛰어나다.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주행 모드가 몇 가지 있는데, Z06 같은 슈퍼카에는 조금 지나치게 많은 듯하다. 콘솔에 있는 다이얼로 악천후(Weather), 에코(Eco), 투어(Tour), 스포트(Sport), 트랙(Track) 모드로 전환할 수 있고, 트랙 모드에서는 젖은 노면용에서부터 운전자 지원 기능을 최소화하는 데까지 세부적인 설정도 할 수 있다.

콜벳 레이싱 팀에는 코스워스(Cosworth)가 정보수집 및 텔레메트리 시스템을 공급하고 성능 자료 기록장치(아래 박스 참조) 개발을 의뢰받았다. 탄소섬유 지붕 패널을 떼어냈을 때의 섀시 강성은 이전 세대 Z06 하드톱보다 20% 더 단단해졌다. 쉐보레는 지붕 패널을 결합했을 때에는 이전보다 섀시가 60% 더 튼튼해졌다고 한다.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트 런플랫 타이어는 Z06에 알맞게 맞춤 설계되었고, 스팅레이에 쓰인 것과 비교하면 앞은 약 40mm, 뒤는 약 50mm 더 넓어진 탓에 차체를 새로 만들어야 했다. 앞 펜더는 56mm, 뒤 펜더는 80mm 더 넓어지면서 이 콜벳의 너비는 2m에 육박하게 되었다. 새로운 차체 덕분에 다운포스가 증가하면서 스팅레이의 공기역학 특성은 더욱 좋아졌고, 냉각과 제동, 슈퍼차저의 일체형 인터쿨러에 필요한 공기흐름도 개선되었다. 상위 모델에는 기본장비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제공되는데, 엔진회전계가 막대그래프로 표시되어 매우 유용하고 Z06의 트랙 모드를 선택하면 횡가속도계도 표시된다.

스팅레이에서처럼 좌석은 기본형과 선택사항인 컴페티션(Competition) 버킷 시트를 고를 수 있고, 두 가지 모두 콜벳에 쓰인 것 중 가장 훌륭하다. 어느 쪽이든 6세대에 쓰였던 끔찍한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으로 달라져, 안락함과 지지력이 뛰어나다. 다만 서킷에서 횡가속도가 높게 나오도록 달리더라도 두 좌석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작다.
 

Z07 패키지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네 바퀴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패키지와 함께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컵 2 런플랫 타이어와 투명한 조절식 뒤 스포일러 등 앞뒤 추가 에어로 파츠를 포함한다. 스포일러가 높은데 불투명하면 룸미러 시야가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쉐보레 기술자들은 뒤 스포일러를 반드시 투명한 것을 사용하도록 정했다. 현명한 결정이다.

운전석은 운전자를 향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찻값이 9만 파운드(약 1억4천730만원)가 넘는데도 고급 가죽에서부터 5만 파운드(약 8천180만원)가 넘는 차에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단단한 싸구려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가 쓰이고 있다. 심지어 뒤 범퍼 커버는 마치 플라스틱 컵처럼 휘고 비틀린다. 스티어링은 스팅레이의 것과 마찬가지로 전동 파워 방식으로 역대 콜벳에 쓰인 것 중 감각과 피드백이 가장 뛰어나지만, 포르쉐 911이나 애스턴 마틴 V8에 쓰인 것과 같은 정확함은 조금 부족하다.
 

Z07 패키지의 미쉐린 컵 타이어는 경주용 규격에 가깝고, 차에 있는 자료 기록 장치에 나타나는 횡가속도 수치가 1.2g에 이를 만큼 Z06에 지나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접지력을 지니고 있다. 기본사항인 파일럿 슈퍼 스포츠 타이어를 끼우면 콜벳은 마음껏 뒤를 날리고 한계를 찾아 나가며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컵 타이어는 접지력이 한없이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다가 한계를 넘어서면 구동력을 빠르고 짧게 잃었다가 거칠게 되찾는다. Z06에 컵 타이어를 끼우면 서킷 랩타임은 훨씬 더 빠르겠지만, 차의 성격은 가장 용감하고 실력이 뛰어난 운전자에게 가장 훌륭한 즐거움을 주는 슈퍼카가 될 것이다.

911 카레라 GTS와 V8 밴티지처럼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차들은 실내 마무리가 세련되고 전반적인 세련미도 더 뛰어나지만, Z06은 심지어 911 터보 S와 V12 밴티지 S보다도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다. 사실, Z06은 다른 모든 차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성능을 내는 염가형 슈퍼카다. 조립과 마무리, 세련미를 약간 희생했지만 말이다.|
 

■ 성능 자료 기록 장치는 얼마나 뛰어난가?

주행 기록 자료, 동영상과 소리가 글러브박스 안에 설치된 슬롯에 꽂은 SD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다. 쉐보레는 8GB 용량인 메모리 카드에 약 200분 분량의 동영상과 자료가 저장된다고 한다. 그 정도면 서킷을 하루 종일 달려도 다 채울 수 없을 정도다. 저장용량이 더 큰 SD 카드를 끼우면 기록시간은 더 늘어난다.

기본 자료가 자막으로 녹화되는 동영상은 Z06의 8인치 스크린으로 볼 수 있고, 더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면 무료 소프트웨어인 코스워스 툴박스(Cosworth Toolbox)를 이용해 기록된 파일을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다. 모터스포츠용 시스템만큼 자세하지는 않지만, 소프트웨어의 사용 환경은 보통 사용자들도 사용하기 쉽게 되어 있어, 랩타임 단축을 위해 활용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글 · 브라이언 맥시 (Brian M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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