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더와 함께 나미비아에서 보낸 사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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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더와 함께 나미비아에서 보낸 사흘
  • 맷 프라이어(Matt Prior)
  • 승인 2020.11.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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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펜더는 오프로드 기량에서 이름값을 할까? 그리고 어떻게 몰아야 될까?
나미비아에서 힘든 사흘을 보내며 알아봤다

사실 잘 모르겠다. 나미비아에서 랜드로버 시승이라는 것이 대담하거나 무모한 일인지도 모른다. 불모지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이 나라가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라서도 아니다. 영국의 1/3 밖에 되지 않는 고작 250만 명밖에 안 되는 적은 인구 수라서도 아니다. 벨기에만한 국립공원이 있을 정도로 지형이 험하고 광활해서도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토요타가 이 나라의 국민차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울퉁불퉁한 타이어와 에어 서스펜션이 달린 우리의 자동차들은 너그러운 움직임으로 드문드문 직선 구간이 나타나는 포장도로를 달렸다

랜드로버를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험난한 지역에서는 토요타 힐룩스가 정복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미비아는 몽골 다음으로 삭막한 지역이다. 돈의 흐름이 보이는 수도 윈드호크에 가면 레인지로버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미비아에 있는 차 열 대 중 네 대가 토요타인데, 예전엔 그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여기서 힐룩스의 능력과 장수 비결을 파헤쳐 내기 위해 디펜더를 테스트하려면, 먼저 다른 일본 중고차들을 꺾어야 된다. 약간은 오래된 랜드로버 시리즈가 모험에 올랐지만 경쟁을 피할 수 있는 트럭 시장은 하나 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디펜더는 오래전에 이 시장에서 물러났다.

이제 와서 무엇을 원하는 걸까? 그렇다! 새로운 디펜더다. 폭스바겐 비틀 이후 가장 교체하기 힘든 차. 예전 모델은 독립형 섀시를 갖고 있었다. 1948년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시도했지만 불안정했다. 그리고 랜드로버는 현 세기에 들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또는 모든 이들의 차가 될 수는 없었다.

 

최대 도하 깊이는 900mm로 넉넉해 이 정도는 문제되지 않는다

현대식 미니, 피아트 500, 그리고 뉴 비틀이 그렇게 재조명 됐다. “다방면의 마케팅 방법을 보더라도 아이코닉한 모델의 재조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재규어랜드로버 최고 커머셜 책임자 펠릭스 브라우티검의 말이다. 그는 포르쉐에 몸담았던 적이 있다. 그의 차고에는 911 GT3 RS 4.0과 마지막까지 수동으로 남겨둘 재규어 F-타입이 있다.

브라우티검은 “디펜더를 타보고 60초 만에 확신할 수 있는 것을 말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오프로드 능력’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 차는 SUV가 아닙니다. 4×4 입니다”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흥미로운 구별 방법이지만 내가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 SUV가 아닌 4×4가 또 뭐가 있을까? 지프 랭글러, 메르세데스 G-클래스, 그리고 토요타 랜드크루저를 살펴보면 ‘SUV’라는 카테고리에 들어 있다. 하지만 브라우티검은 디펜더의 사전에 이 용어를 넣지 않았다. 다른 차들과는 차별을 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랜드로버는 다시 세 가지 라인업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예전 모델과 비교할 수 있을까? 만약 랜드로버 개발이 포르쉐 911이나 혼다 시빅 스타일의 업데이트 주기, 그리고 각 모델에서 단계별로 발전한 기술들을 상상해 본다면, 그만큼 이어져 갈 수 있나?

 

5도어 110과 3도어 90은 디펜더 출시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디펜더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능한 차 중 하나이지만 프리미엄 레저용 차량으로서 예전 디펜더가 떠난 장소에서 새 삶을 살지는 못한다.
911은 언제나 스포츠카였다. 시빅 또한 언제나 ‘패밀리’라는 말을 달고 다녔다. 하지만 디펜더는 변화했다. 그것이 꼭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나아가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디자인을 평가하는 데 있어 의견이 갈리는 것은 서로가 다르게 생각해서가 아니다. 친숙함이 얼마나 자리 잡았는가에 따라 우리의 관점이 각각 달라지는 거다. 이 차 디자인에 대한 나의 생각은 더 좋아졌고, 더 나빠졌다고 이미 지난해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 좀 더 객관성 있는 하드웨어 설명으로 들어가 보자. 차체는 깎아낸 듯 떨어지는 뒤쪽에 친숙함으로 한 번 더 확신을 준다. 측방 개폐 도어가 예전 모델처럼 있으며, 재규어랜드로버의 대형 알루미늄 D7 아키텍처가 5도어 모델 90과 110 배지에 모두 적용됐다.
플랫폼이 달라졌다고 공공연하게 다른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이 플랫폼은 어디에나 활용할 수 있다. 재규어 XE에는 D7a, 레인지로버는 D7u, 심지어 재규어 I-페이스에도 D7e로 그 바탕을 뒀다. 모듈, 충격 구조 특히, 프런트 액슬과 대시보드 사이에 값비싼 부품들이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신형 디펜더는 모든 조립 과정에서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이 알루미늄 접합 기술은 외부 패널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차를 더욱 유니크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한다. 그 점이 신형 디펜더로 하여금 랜드로버의 모델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접합 및 리벳 쉘에 부착된 강철 서브프레임에 독립형 서스펜션이 모두 달렸다. 앞쪽에는 위시본, 뒤쪽에는 인테그럴 링크다. 아니, 더 이상 독립된 강철 섀시가 사용되지 않고 솔리드 액슬도 보이지 않는다. 지프 랭글러의 앞뒤쪽, 토요타 랜드크루저와 벤츠 G-클래스의 뒤쪽, 그리고 대부분의 픽업트럭에서는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랜드로버는 비틀림 강성 29kNm/deg, 그리고 900kg의 최대 적재 하중, 3500kg(미국 3700kg)의 견인 한계 중량을 자랑한다.

 

엔진 옵션으로는 최고출력 200마력, 또는 240마력의 2.0L 디젤과 300마력짜리 2.0L와 400마력의 V6 3.0L 가솔린 엔진이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곧 나온다. 브라우티검은 “신형 디펜더는 정당한 차죠. 그레타(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의 시대가 오기도 전에 만세를 부를 수는 없는 일이죠”. “지금으로써는 가장 파워풀한 디젤과 휘발유를 내놓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엔진은 ZF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힘을 전달한다. 수동변속기 옵션은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중앙 및 후방 디퍼런셜이 적용되고 랜드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랭글러나 G-클래스처럼 디퍼런셜 잠금을 선택할 수 있는 차는 아니다. 대신, 근접비를 갖는 트렌스퍼 케이스가 있고 단일 차체에도 불구하고 모두 독립된 휠을 갖는다. SUV가 아닌 걸 기억하자. 

나중에 나올 기본 모델들은 코일 스프링을 기본으로 단다. 하지만 초기 모델들은 에어 스프링을 달게 된다. 오프로드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기술 중 하나다. 우리는 두 가지 110 모델을 시승했고 두 가지 90 모델이 나중에 합류한다. 많은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 신호만 바뀌면”, 시승을 막 하려고 할 때 옆 자리에서 들려 온 소리다. “앞으로 3일 동안 포장도로를 볼 수 없을 거야.”

 

측면에 경첩이 달린 테일 게이트는 테스트 차량의 액세서리 중 일부와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디펜더처럼 적용된다

오프로드는 쉽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만큼 충분히 경험했다. 3일 동안 주구장창 오프로드를 몰아보고 매끈한 아스팔트를 만난다는 것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내리쬐는 따뜻한 햇살에 언 몸을 사르르 녹이는 느낌과도 같다.

디펜더는 아래쪽 쿠션에서 좋은 첫 인상을 준다. 손으로 움켜쥘 수 있는, 양쪽으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 슬랩과 전용의 작은 비너클에 있는 기기들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스티어링 휠도 거대하고 드라이빙 포지션도 높다. 시트도 크고(새로워졌지) 시야도 좋다(이건 새롭지 않다). 

 

디펜더는 이와 같은 지형에도 굴하지 않고 가뿐하게 통과한다

앉아서 차 끝을 볼 수 있고 측면 라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다 보인다. 그리고 도어 미러도 예전처럼 크다. 예전 디펜더의 차체는 포드 피에스타처럼 홀쭉했고 포드 포커스처럼 길었다. 이번 신형 모델의 차체는 너비가 양 측면 미러까지 2105mm, 길이는 스페어타이어까지 5018mm, 그리고 럭셔리카의 족적을 남기기 위한 3022mm의 휠베이스를 갖췄다. 90 모델은 차체 길이, 휠베이스에서 500mm가 모두 짧다.

물론 더 높은 사양의 차이지만 인테리어 질감은 느낌이 좋다. 노출된 느낌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육각형 볼트가 박혀 있는 게 모험의 느낌을 더해준다. 덕분에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널찍한 공간도 마련됐고 충전 포트도 들어갈 수 있었다. 알고 있겠지만 많은 인원이 긴 여정을 떠날 때면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그리고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터치스크린, 그래, 좋다. 아니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내가 본 랜드로버 중에 가장 반응이 빠르고 명확했다.

 

출시되는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200마력 및 240마력의 2.0L 디젤과 400마력의 3.0L 가솔린 엔진이 있다. 근접비 기어가 기본 사양이다

앞 열에 두 개의 시트 또는 두 개 하고도 보다 작은 시트 하나를 더 놓을 수 있다. 중앙에 있는 점프 시트는 가까운 펍에서 한 잔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는 앉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 뒤쪽에는 넓은 머리 공간과 무릎 공간이 제공되는 세 개의 시트가 있다. 톱 윈도는 잘 꾸몄지만 포트홀 느낌만 줄 뿐이다. 점프 시트는 아니겠지만 보다 넓은 적재 공간을 위해 좌석을 두 개로 구성할 수도 있다. 적재 공간은 뒷좌석을 접었을 때 916L에서 2233L까지 확장된다. 동굴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테일게이트를 옆으로 열면 넓은 출입구도 나온다. 잊지 마라, 이 차는 디펜더다! 

무게를 다룸에 있어서는 예전 디펜더와 비교할 수 없다. 가볍고 말을 잘 듣고, 한결 같다. 시골길을 어슬렁거릴 때면 쉽게 긴장을 풀게 된다. 내 생각엔 그게 중요하다. 차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랜드크루저도 비슷한 방식인데, 만약 고르지 못한 노면을 만나면, 거기서 앞에 말한 요소들 중 하나만을 가진다면, 아마 인체공학적으로도 운전하기 쉬운 차가 될 것이다. 피로감을 줄였다는 것을 제외하고라도 궁극적 오프로드를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숫자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한적하고 넓은 도로에서는 주행 느낌도 수월하다. 스티어링이 많은 것을 말해주진 않지만, 혹은 알아서 중심을 잘 잡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조향은 정확하고 안정감이 좋다.

몇 가지 주의사항, 우리는 주로 험한 길을 달리고 있다. 아스팔트에 잠깐 걸쳐 보면 디펜더도 도로를 매력적인 모습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티어링은 무게감을 더하고 반응성도 좋아진다. 승차감은 차분하고 유연하지만, 차체 제어와 롤링이 잘 억제되어 있다. 그리고 도로용으로 어울리는 타이어라기보다 굴곡이 많은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차 위에는 지붕 받침대와 사다리, 그리고 많은 키트들이 있는데, 공기 역학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디펜더가 그만큼 확신에 차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 놀라울 따름이다.

 

출시되는 모델에는 도하를 위한 수중 센서가 기본 적용된다

물론, 타이어와 지붕 위 키트들은 오프로드에 어울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나미비아는 이 모두를 필요로 한다. 군데군데 바위가 많고, 작고 거친 돌들, 그리고 크고 단단한 바위들이 많다. 타이어의 측면을 모두 갈아 먹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때때로 모래 언덕을 지날 때도 있고 혹은 조금은 단단한 흙바닥, 그리고 강을 건너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는 데 물이 넘치거나 진흙에 빠지는 경우, 그리고 미끈미끈한 바닥을 지나가야 하는데, 이런 요소들이 오프로드 차를 테스트하는 데 좋은 요소가 된다.

이번 디펜더의 디자인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주변 환경과 어떻게 어울리는지다. 공기저항계수는 0.38Cd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램프 근처에 지저분한 먼지나 흙 등을 가두는 작은 슬리브가 있다. 예전 디펜더에서도 마찬가지다. BMW 3 시리즈에서는 짜증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이 바닥에서는 뭐 당연한 일이다.

 

나미비아 원정대는 지붕에 적재를 위한 추가 키트를 필요로 했다

디펜더의 외모가 얼마나 더 성숙해질지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썬 충분히 참신한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4 오너에게 잘 달리고 괜찮은 디자인을 제공했지만 1세대 프리랜더에 대한 어두운 측면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디펜더는 어떠한 지형에 있던지 한결 같은 모습이다. 라이벌들과 비교해 어떤 부분이 낫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말하기 힘들다. 심지어 영국에서 연이어 테스트를 해봐도, 흙투성이 땅에서의 감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래쪽 제원은 만만치 않다. 특히, 서스펜션의 경우 가장 높은 위치로 세팅을 했다. 그리고 디젤과 가솔린 모두 기어비도 낮게 잡았다. 디젤은 2248kg의 무게로 얕은 강물에서 약간의 머뭇거림이 있다. 섀시가 일체형이기 때문에 뒤쪽에 슬라이드 레일이 없다. 하지만 리어 오버행은 짧아졌고 바닥은 평평해졌다. 그리고 프런트 범퍼와 스키드플레이트는 낮은 위치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따라서 여기에 손을 한 번 대려면 끝까지 손을 봐야 한다.

 

우리의 (고사양) 자동차의 실내 트림의 품질은 높았으며, 실용적인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훌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은, 디펜더가 이런 험난한 길에서 쉬운 차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랭글러의 오프로드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느낌이다. 차동제한장치를 선택함으로써, 그리고 차 안에서 버튼을 눌러 안티 롤 바 연결을 해제함으로써 느껴볼 수 있는 감각이다. 랭글러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런 점이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부분적으로 말이다. 랭글러는 오프로드를 취미처럼 한다는 느낌이니까.

디펜더는 다르다. 오프로드를 잡일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현재 디펜더에 주어지는 사양들은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에 있다. 최적화된 서스펜션, 디퍼런셜, 브레이크, 트랙션 컨트롤, 그리고 많은 것들이 오프로드를 위해 적용됐다. 보닛을 통과해 앞쪽 상황을 보여주는 기능을 포함해 360도 카메라도 오프로드를 위한 장치다. 이런 카메라들은 운전자가 디펜더의 도강 높이가 최대 900mm인 것도 알려준다. 다시 말하면, 차에서 내릴 일이 별로 없고 버튼을 만지작거리는 일도 별로 없으며, 추운 겨울 막대기를 강바닥에 꽂아 넣는 일도 별로 없을 거라는 뜻이다. 옵션 체크를 두 개 더하면, 오른쪽 토우바를 끼워 맞춰 견인구에 무게가 얼마나 실리는지, 그리고 자리를 뜨지 않고도 트레일러 테일램프 점등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이 차의 정확한 포지션은 어디인가? 다른 랜드로버 모델들과 가격대와 능력을 비교해본다면 아마도 BMW X1과, X2까지, 아니면 덮어씌워 X3까지? 그리고 4, 5, 6, 7과 8까지 이어지는 데도 문제가 있을까? 3일 동안 타보니 옵션이 들어 있든지 없든지 간에 가격에 대한 개념이 흐려졌다. 차는 충분히 인상적이었고 수백 마일을 달려도 피로감이 덜하다는 것을 느꼈다.

발밑에 지형이 바뀔 때마다 어느 차를 타고 싶을지 계속 고민했다. 때로는 랭글러(모파 리프트 키트가 달린 3도어, 암석 기어용), 때로는 포드 레인저 랩터(모래 위에서 빠른 속도로)를 타고, 나미비아에 산다면 토요타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어떤 지형이든, 디펜더는 선택의 위에서 두 번째, 혹은 세 번째가 될 정도로 언제나 편안한 길을 안내했다. 물론, 가격 문제는 남아 있다. 하지만 의심하지 마라. 이 놈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차 중 하나이니까. 

 

테스트 팀의 일부인 터스트 트러스트(그리고 적십자)

터스크 트러스트는 아프리카 20개국에 걸처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50개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터스크’라고 불리지만 자선단체는 상아(혹은 뿔)를 지닌 동물을 보호하는 것 이상의 일들을 한다. 설립자이자 CEO인 찰리 메이휴는 “위험에 처한 모든 동물”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어떤 이들에게는 별미로, 어떤 이들에게는 의학적 목적으로,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여겨지는 불쌍한 천산갑도 포함된다. 아마도 그 딱딱한 비늘을 가진 동물이 멸종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에 동감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엔 사람이 존재한다.

어쨌든 터스크의 연구는 연간 150억 파운드(약 23조 원)의 불법 야생동물 거래와 싸우기 위해 지역 사회가 “야생동물을 위험한 것이 아닌, 유산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것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인구 폭발로 크게 위협받고 있는 서식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랜드로버는 터스크를 ‘자동차뿐만 아니라 금전적으로도’ 지원하고 있으며, 랜드로버는 테스트가 이뤄지는 동안 터스크와 적십자와 같은 단체들에 계속해서 디펜더를 지원할 계획이다. 재규어랜드로버의 펠릭스 브라우티검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한 그들의 활동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디펜더의 오프로드 수치 비교 방법

랜드로버 디펜더, 지프 랭글러, 포드 레인지 랩터(위에서부터)

공장에서 막 나온 따끈한 오프로더 중 가장 유능한 모델을 꼽아볼 때, 내 경험 상 포드 레인저 랩터와 지프 랭글러라는 주목할 만한 두 모델을 나열할 수 있다.

수치는 디펜더가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두 모델에는 별도의 강철 섀시가 있고 디펜더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디펜더의 하부에 가해질 충격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기 나열된 숫자, 특히 진입각과 탈출각의 측면에서, 디펜더는 적어도 최대 높이의 에어 스프링을 갖추고 있어 겁낼 것이 없다. 올해 말 이 모두를 한데 모아놓고 면밀한 테스트가 이뤄질 것이다.

 

다음은 밴 버전이지만 픽업트럭은 아닐 것

지금까지 길이가 다른 2개의 디펜더 – 90과 110 – 버전이 확인됐으며, 상용 버전이 각각 제공될 것이다. 뒷좌석은 제거되고 옆 창문을 비우고 카펫을 제거하고 단단한 바닥으로 교체된다.

둘 모두 적재량은 900kg이며, 90은 3만5000파운드(약 5341만 원)에서 시작하는 프리미엄 밴에 가까운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차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뒤쪽 차체가 더 긴 130 버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전 디펜더들도 픽업이나 섀시 캡(반 트럭) 버전으로 나왔지만, 별도의 섀시가 없어도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픽업트럭으로 출시되어 세금 감면 혜택을 얻으려면 1000kg 이상의 적재량이 필요한데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생산 라인 관리

2017년 런던에서 슬로바키아까지 운전해가며 4000명이 매년 15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30만m2의 공장 부지를 보았다. 당시 디스커버리를 이곳에서 생산할 계획이었는데, 신형 디펜더를 발표하지 않았던 랜드로버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은 아니었다.

오늘날 유사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디펜더와 디스커버리는 동일한 니트라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진다. 현재 세계 상황은 어떠한지, 언제가 가능성이 있는지 누군가는 알고 있겠지만, 공장 규모와 생산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한 계획 수립과 허가가 이루어졌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린 오늘의 주행을 복기해보면 디스커버리는 아마도 선택사항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디펜더의 부드러운 스타일, 더 나아진 인포테인먼트, 그리고 도심에서의 우수한 기동성은 선택을 쉽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랜드로버 디펜더 110 S

가격 대비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차량 중 하나

가격    4만9880파운드(약 7611만 원, 기본사양)
           시승차 6만6000파운드(약 1억71만 원)
엔진    4기통, 1999cc, 터보차저, 디젤
최고출력    240마력/4000rpm
최대토크    43.8kg·m/1400rpm
변속기    8단 자동 
무게    2248kg 
최고시속    약 188km
0→시속 100km 가속    9.1초 
연비    11.2km/L 
CO2    234g/km
라이벌    지프 랭글러 루비콘, 토요타 랜드크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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