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C4 피카소, 파격과 실용의 M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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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C4 피카소, 파격과 실용의 MPV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5.02.13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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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폭을 넓혀주는, 그랜드 피카소의 베이식 모델

C4 피카소는 2014년 3월 국내에 선보인 C4 그랜드 피카소의 베이식 모델이다. 그랜드 피카소가 7인승인데 반해 5인승이라는 점이 차이점. 앞부분 등 전반적인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길이는 165mm 짧고, 휠베이스는 55mm 짧다. 그래서 비율과 뒷부분 디자인이 다르다. 그 외에는 크게 다른 점을 찾을 순 없다. 앞부분 디자인은 똑같다. 방향지시등을 위에 두고, 아래로 단 헤드램프가 디자인을 차별화한다. 헤드램프의 높이는 일반적인 승용차와 비슷하다. 그래서 도로에서 마주치는 운전자의 눈부심을 막는다. 헤드램프를 높게 단 마주치는 승용차에 곤욕을 겪었던 일을 생각하니, 실용성과 작은 배려를 담아낸 디자인이란 생각이 든다.
 

디자인과 실내 구성은 C4 그랜드 피카소와 대부분 같다. 멀리 떨어져 더 큰 공간감을 자아내는 앞 유리, A필러와 운전석 문 차이를 채운 쪽창이 합쳐 아주 넓은 시야를 만들어낸다. 게다가 앞좌석 선바이저 부분을 밀어 올리면 더 크게 하늘을 볼 수 있다. 좀 더 크고 넓게 바깥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 낮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고, 어두운 밤에는 도시의 야경을 즐기며 달릴 수 있었다
 

독특한 대시보드 구조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하다. 멋 내기 위해 잔뜩 구부리고, 곡선을 더한 곡률은 복잡하지만, 조작법은 아주 단순하다. 대시보드 가운데 달린 7인치 터치스크린으로 대부분 조작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에어컨,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터치스크린 옆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터치스크린은 해당 기능을 화면에 띄운다. 작동 속도는 약간 느리지만, 직관적인 구성에 금방 손에 익었다.
 

대시보드 아래 자리한 수납공간은 상당히 유용했다. USB 포트가 2개 있어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한데, 홈을 파서 스마트폰을 끼워둘 수 있도록 했다. 대시보드 맨 위의 12인치 스크린은 속도계 기능을 한다. 왼쪽이 속도계, 오른쪽이 엔진회전수를 맡는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3가지 테마로 계기판의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는 것과 사진을 띄울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 중에 좋아하는 사진을 보며 달린다면 왠지 과속도 하지 않을 것 같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디젤 엔진이다. 최고출력 150마력을 4,000rpm에서 내고, 최대토크 37.7kg·m을 2,000rpm에서 낸다. 변속기는 자동 6단으로 앞바퀴를 굴린다. 변속기 레버가 조금 특이한데, 스티어링 마운트 위에 달린 긴 레버를 당겨서 쓰는 방식이다. 이는 시트로엥의 역작, DS19에서 가져온 디자인 수법으로 보인다. 동시에 센터 터널을 적재공간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 수동 모델의 경우 센터 터널에 변속기가 있다.
 

엔진의 회전질감은 오묘하다. 날카롭거나 투박하지 않다. 낮은 rpm부터 힘을 끌어내지만, 최대토크를 끌어내는 2,000rpm에서 3,000rpm 사이로 두고 달릴 때 운전 재미가 살아난다. 기어비 구성은 연비를 우선시했다. 시속 100km로 항속할 때, 엔진회전수는 약 1,500rpm 정도다. 6단 기어비가 상당히 길어, 속도를 높여도 엔진회전수를 낮게 유지한다.
 

엔진회전수를 낮게 유지할 때면, 꽤 조용하게 느껴진다. 디젤 특유의 엔진음과 진동이 크지 않았다. 3,000rpm을 넘기면 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수동 모드로 바꿔 변속을 미루면 4,500rpm까지 엔진회전수를 올리지만, 실속은 없다. 4,000rpm을 넘기며 토크가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엔진을 거세게 돌리는 만큼 들어서는 소음도 커진다. 쫀득하게 이어지는 토크를 느끼며 운전하다보면 어느새 속도가 꽤 올라 있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엄지손가락을 들어줄 만하다. 차고가 높고, 서스펜션의 운동범위도 꽤 넓지만, 승차감이 부드럽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코너를 달릴 때는 꽤 기울지만, 움직임이 탄력적이다. 고속에서는 약간 단단하게 느껴졌는데, 엉망진창인 노면을 달릴 때 충격을 흡수하는 감각이 좋다. 스포츠 용도로 탈 차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달렸을 때 느껴지는 오묘한 반발력이 있다. 시트로엥 특유의 감각이다. 부드럽게 수축하면서도 끝에는 단단하게 버티는 서스펜션이 적극적인 주행을 만든다. 차급이 달라도 그 감각은 여전하다.
 

뒷좌석 승차감 또한 뛰어났다. 토션 빔 구조를 채택했지만, 크게 의식하지 못할 정도다. 뒷좌석에서 볼 때 더욱 시원한 느낌을 주는 파노라마 루프 덕분에 하늘을 보기에도 편했다. 창문 또한 커서 개방감이 좋다. 수동으로 꺼낼 수 있는 차양막을 굳이 달 일이 없었다. 독립된 3개 뒷좌석 시트는 각각 앞뒤 간격과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트렁크에 실은 짐의 크기에 따라서, 실내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개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트렁크 공간은 기본 537L에서 1,851L로 늘어난다.
 

탄력적인 주행 질감, 독특한 디자인, 고급스러움을 따졌을 때, C4 피카소는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는 차다. 5명의 가족을 위한 실내 구성이 돋보인다. 작은 차에서 넉넉한 공간을 끌어냈고, 안팎으로 빛나는 프랑스차 특유의 개성도 있다. 다만 C4 그랜드 피카소가 계속 맴돈다. 이 둘의 가격 차이만큼이나 크기, 차급의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2명이 더 앉을 수 있는 실내공간의 여유로움은 그 가치를 한다. 게다가 수입차 중 유일한 7인승 디젤 MPV다. 결국, 가족구성원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선택폭이 늘어난 셈이다.

SO GOOD
- 감각적인 실내공간
- 탄력적인 디젤 엔진

NO GOOD
- 고회전 방음 부족

글 · 안민희 에디터
사진 · 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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