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의 영역 확대, 아스테리온
상태바
람보르기니의 영역 확대, 아스테리온
  • 힐튼 홀로웨이
  • 승인 2015.02.12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스테리온은 람보르기니가 내놓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미리 보여주는 차다. 하지만 놀랄 필요는 없다. 여전히 대 배기량 V10 엔진도 있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아스테리온을 살펴보자.

람보르기니가 아스테리온 콘셉트카를 베일 속에 감추어 둔 것은 대단히 잘 한 일이었다. 아스테리온 콘셉트카가 2014년 파리 모터쇼를 앞둔 밤에 폭스바겐 그룹 이벤트 무대에 등장할 때까지 유일하게 알려진 이야기는 람보르기니가 하이브리드 카를 선보이리라는 것뿐이었다. 그 차는 신형 아벤타도르의 변형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새 차가 마침내 스포트라이트 속에 등장했을 때, 청중들 사이에 있던 사람들이 이 GT 카가 새로운 람보르기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비록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스테리온은 사실 아벤타도르, 우라칸과 많은 공통점을 지녔다.
 

람보르기니가 ‘기술 시연용 차’라고 표현한 아스테리온은 우라칸의 V10 5.2L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리튬 이온 배터리 팩(정상적이라면 우라칸의 앞바퀴 쪽으로 연결된 프로펠러 샤프트가 차지했을 공간에 놓인다)과 앞 차축에 연결된 두 개의 전기 모터가 결합되었다.

아벤타도르와의 가장 큰 연결고리는 탄소섬유 모노코크 구조의 아래 부분으로, 아스테리온이 람보르기니 최상위 모델과 공유하는 부분이다. 앞뒤 서브프레임은 우라칸의 것을 바탕으로 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람보르기니의 연구개발 책임자인 마우리치오 레자니(Maurizio Reggiani)는 아스테리온 개발 작업이 “몇 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기본형 아벤타도르에(시험 제작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얹는 것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전혀 관심을 끌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종류의 하이브리드가 람보르기니에 적합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논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플러그인 시스템의 작동과 함께 배터리 구동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의 결합에 관해 조사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시험하고 실행해봐야 했죠. 그것이 최선이었습니다.”

플러그인 방식 동력전달장치를 위한 확실한 방안을 정한 레자니는 실제 콘셉트 카를 위한 아이디어가 더 ‘세련되어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는 이렇다. “우리는 CO₂ 배출량이 100g/km를 밑돌고 50km에 이르는(배터리로만 주행할 수 있는) 주행거리를 얻고 싶었습니다. 미래에는 많은 도시의 중심가에서 차를 몰 때 완전히 전기만 이용해서 달려야 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스테리온은 엔진이 뒤 차축 앞에 있으면서도 앞쪽이 길고, 엔진이 차체 앞쪽에 배치된 고전적 GT 카 같은 모습이다. 이런 뜻밖의 구성에 대해 레자니는 이렇게 설명한다. “핸들링이 뛰어난 플러그인 방식 하이브리드 카입니다. 실내는 더 편안하면서 겉모습은 덜 날카롭죠.”

아스테리온의 탄소섬유 모노코크 구조에서 아랫부분은 아벤타도르와 공유하지만, 위쪽은 새로 만든 덕분에 앞 유리 좌우 필러를 더 세울 수 있었다. 이 부분과 함께 개조된 로커 몰딩은 람보르기니의 더 하드코어한 모델들과 비교해 실내에 타고 내리기 더 쉽게 만들려는 의도가 반영되었다.
 

그럼에도 최종적인 동력전달장치 구성은 매우 강력한 도로용 승용차 범주에 머물렀다. V10 엔진만 작동할 때에는 610마력의 최고출력과 57.1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에도 전기 모터가 내부에 통합되어 있다. 이런 장치들은 뒷바퀴를 굴릴 수 있지만, 에너지 회수 시스템에 주어진 역할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에너지 회수 시스템은 차가 움직이고 있을 때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이 재충전되는 것을 돕는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추가되면서 동력전달장치 전체 무게는 250kg이 늘어났다.

앞 차축에 연결된 두 개의 모터와 더불어, 전기 구동계에서 나오는 전체 출력이 300마력에 이른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두 구동계가 결합되었을 때의 이론적 최고출력은 910마력에 이른다.
 

토크가 타이어의 접지력을 뛰어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느 정도 제한될 듯 하지만, 총 토크가 어느 정도 될지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그 대신, 아스테리온은 전속력으로 달릴 때 겨우 3초만에 시속 100km에 이르고 시속 320km까지 낼 수 있다고 한다.

레자니는 앞 차축에 연결된 전기 모터를 사용하면 최고시속 126km까지 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기본 모터를 앞 차축 대신 동력전달계통에 연결했다면 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를 굴려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골치 아픈 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 개의 모터를 앞 차축에 연결하게 된 데에는 훨씬 더 어쩔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레자니는 ‘이것이 최상의 배치’라고 정해졌지만, 모터로 차의 핸들링에 중요한 영향을 주도록 쓸 수도 있다고 말한다.

“모터는 플러그인 시스템과 함께 엔진을 도우면서도, 토크 벡터링 기능을 앞바퀴에 부여해 역동성을 뒷받침하기도 한다“는 것이 레자니의 말이다. “모터는 서로 다른 속도와 다른 토크를 내며 회전할 수 있기 때문에, 코너에 들어갈 때와 빠져나올 때에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차의 민첩성이 개선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동력전달계통을 받아들인 것이 람보르기니 라인업 전반에 걸친 엔진 다운사이징의 신호탄이 아니냐고 묻자, 레자니는 뚜렷하게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산화탄소에 관한 정부 규제는 점점 더 강화될 것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죠. 저는 스포츠카의 DNA를 지켜나가려면 실린더 수가 많은 자연흡기 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우리도 엔진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차저를 써야만 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플러그인이 알맞은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전기로만 달리는 아벤타도르 역시 나오지 않는다. 레자니는 “(오늘날의) 배터리는 슈퍼 스포츠카에 쓰기에는 너무 크고 무겁다”고 말한다.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부품업체들이 비용과 무게를 줄여 나가겠지만, 지금의 슈퍼 스포츠카들은 배터리의 무게와 값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는 아스테리온이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는 또한 “앞으로 5년 이내에” 플러그인 방식 아벤타도르가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다.
 

언론과 일반인의 ‘긍정적인’ 반응 덕분에 아스테리온에 관한 일은 한 단계 더 진전한 듯하다. 레자니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람보르기니 내부에서는 차에 들어갈 잠재적 비용과 (차가 무겁기 때문에) 핸들링, 안락함, 고속에서의 주행특성, 가속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아스테리온이 양산된다면 아벤타도르와 비슷한 수준의 값에 하이브리드 동력전달계통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인즉슨, 판매가격이 35만 파운드(약 6억 340만 원) 정도로, 포르쉐 918과 맥라렌 P1같은 수퍼 스포츠카 경쟁자들보다 훨씬 더 저렴해지리라는 뜻이다.
 

실제로, 람보르기니 사장인 슈테판 빙켈만은 아스테리온이 ‘궁극적인 트랙 성능’보다는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일상적 정속주행에 초점을 맞추는 쪽이 더 설득력 있다고 표현하며 이미 이런 시장 입지에 관해 귀뜸한 바 있다.

람보르기니는 아스테리온으로 수퍼카 전쟁에 점잖게 뛰어들게 된다. 아스테리온은 아마도 실용적이고 대단히 빠르면서 경쟁자들보다 저렴할 듯하다. 또한 람보르기니의 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오늘날의 람보르기니가 너무 하드코어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글 · 힐튼 홀로웨이(Hilton Holloway)
사진 · 스탠 파피오르(Stan Papio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