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뒤집기:히트 펌프가 전기차 발전에 도움을 주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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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뒤집기:히트 펌프가 전기차 발전에 도움을 주는 방법
  • 제시 크로스(Jesse Crosse)
  • 승인 2020.08.08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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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자동차와 변변치 않은 가정용 냉장고를 잇는 유일한 연결고리는 에어컨 시스템이었다. 이제, 그 연결고리는 점점 더 튼튼해지고 있다. 같은 기술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이고 충전 시간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열은 서로 애증 관계다. 그리고 우리는 동력을 얻는 방식을 연료를 태우는 것에서 배터리로 차근차근 바꿔 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열은 연료가 타면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것이지만, 내연기관 안에서 일단 불이 붙고 나면 팽창하는 가스로 바뀌어 피스톤이나 터빈을 구동하고, 남은 열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된다. 열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연료에 들어 있는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낭비하고 냉각 시스템에 의해 주변 공기 속으로 버려진다.

전기차의 강력한 전기 시스템도 엄청난 양의 열을 만들어낸다. 열이 주행거리와 배터리 충전 시간에 주는 부정적 효과는 골칫거리다. 그러나 한때 열을 낭비하는 전략을 택했던 부분은 이제 아주 작은 에너지까지도 절약하고 그것을 활용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냉장고의 원리를 거꾸로 적용한 히트 펌프(heat pump)가 그것으로, 엔지니어들이 개발하고 있는 분야다.

가정용 냉장고에는 컴프레서(압축기)와 냉매 가스로 가득 찬 튜브 시스템이 밀봉되어 있다. 이 가스는 압축되면 뜨거워진다(자전거 타이어용 펌프의 한쪽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아보면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어서, 뜨거운 가스는 응축기라고 하는 냉장고 뒤쪽의 구불거리는 튜브로 이동한다.

자동차용 라디에이터와 똑같이, 응축기는 열을 발산하는 대신 냉매 가스를 냉각시켜 액체 상태로 만들고 증발기라고 하는 튜브 망으로 보낸다. 증발기의 부피는 응축기 부피보다 크기 때문에 압력이 낮아지고, 따라서 액화된 냉매는 증발해 온도가 낮아지면서 냉장고를 식힌다.

에어컨 장치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히트 펌프는 대개 같은 동작을 거꾸로 한다. 응축기로부터 나온 열을 배터리나 실내 온도를 높이는 데 쓰는 것이다.

전기차에서는 작동 방향을 반대로 바꿀 수 있는 히트 펌프로 배터리를 데우고 식히는 일에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를 식힐 때에는 배터리에서 필요 이상으로 나오는 열을 실내 히터로 보낼 수 있다. 히트 펌프는 주변 공기의 열을 실내 히터로 보낼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을 처음 넣은 차는 닛산 리프였지만, 아직 모든 전기차가 이 기술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재활용한 열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차에 탄 사람에게 편안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쓰이는 에너지를 줄이는 한편,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차가 충전소에 도착하기 전 배터리 온도를 관리하기 때문에 충전을 시작하기 전에 최적의 충전 온도를 맞춤으로써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마법을 아무 노력 없이 쓸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히트 펌프가 작동하려면 컴프레서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 1kW를 쓰는 히트 펌프는 열을 활용할 때보다 최대 세 배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털링의 또 다른 아이디어

커피 한 잔에서 나오는 열로 작동하는 이 작은 장치는 스털링 엔진(Stirling engine)이라고 한다. 내연기관과는 반대로, 이 장치는 외부에서 얻은 열을 기계적 에너지로 바꾼다. 히트 펌프와 마찬가지로 장치의 개념은 아주 오래되었지만, 자동차의 구동계에서 나오는 폐열 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등 좋은 용도로 활용하는 수단으로서 연구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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