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니로 타고 스코틀랜드 한바퀴. 어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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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니로 타고 스코틀랜드 한바퀴. 어땠냐고?
  • 제시 크로스(Jesse Crosse)
  • 승인 2020.06.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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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장거리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이다.
정말 그들의 의견이 맞는 것일까? 제시 크로스(Jesse Crosse)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에딘버러로 떠났다
4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37.5%를 채웠다

2018년 12월의 어느 황량한 아침, 나는 현대 코나 64kWh를 타고 옥스퍼드셔에서 에딘버러로 출발했다. 이 아이디어는 적당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당시 정부 보조금 포함 3만5145파운드, 약 5306만 원)를 타고 얼리어답터들과 다른 방식으로 이동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 여행이 드문 것은 아니었고, 1년에 몇 번 정도 떠나는 코스였다.

코나 일렉트릭은 다루기 쉬웠으며, 두 대의 급속 충전기(배터리를 100%가 아닌, 80% 용량까지 충전)로 여행을 마무리했다. 690마일(약 1110km)을 왕복하는 동안 8개의 에코트리시티의 급속 충전기 가운데 6개가 고장났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을 겪어야 했다.

2020년 초, 나는 차를 제외하고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시 여행에 나섰는데, 이번엔 코나의 형제이자 같은 배터리를 가진 기아 e-니로를 선택했다. 

 

스마트폰 앱은 전기차 운행의 핵심이다

이전과 같이 잽-맵과 에코트리시티 일렉트릭 하이웨이 앱(둘 모두 전기차 충전소 위치 안내 앱)을 이용해 어디서 휴식을 취할지를 고민했다. 또한 에코트리시티 충전기에 다시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고속도로 근처의 폴라 충전기를 함께 확인했다. 또한 이번에는 강아지와 함께 여행을 떠났고, 추운 날씨로 곤란을 겪을 위험도 없었다.

우리는 총 1만1834마일(약 1만9000km) 주행거리의 차량을 가정용 소켓으로 24시간 충전해 233마일(약 375km)의 주행 가능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6℃라는 쌀쌀한 기온 속으로 여행에 나섰다.

코나에서 주행가능거리가 실제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충전소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시속 70마일(약 112km)의 속도를 유지한다는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다. 그러나 차를 가져다 준 사람은 최근에 그가 몰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 전기차의 거리 예측이 1.2마일(약 2km) 정도의 차이만 보일 정도로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여행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345마일 주행, 커피 3잔 섭취 포함

첫 번째로 멈춰선 곳은 M6의 넛츠포드로 118마일(약 190km)을 달린 후였고, 기온은 여전히 6℃였다.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133마일(약 214km)로, 115마일(약 185km)의 주행가능 거리를 소모해 실제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잘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에코트리시티 충전기는 24.1kWh의 전력을 7.23파운드(약 1만900원)에 공급했고, 45분간 30kWh 정도의 속도로 충전한 이후의 주행가능거리는 204마일(약 328km)이었다.

다음 정차지는 평소에도 자주 들르던 티베이 노스바운드였다. 이번에는 e-니로가 아쉬운 결과를 제공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고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199마일(약 320km)이었다. 또 한번 에코트리시티의 충전기를 이용했고, 이번엔 7.8파운드(약 1만1700원)의 비용이 들었다.

우리는 에딘버러로 가기 위해 스코틀랜드 경계를 넘기 전 M74 도로의 애빙턴 휴게소에 또다시 멈춰섰다. 꼭 필요했던 건 아니고 스코틀랜드를 가로질러 여유 있게 돌아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목적지 주변에는 급속 충전기가 부족했고, 화장실도 다녀와야 했으며, 때마침 충전기도 비어있어 25.2kWh를 충전하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에딘버러 외곽에 도착하기까지 대략 150마일(약 240km)이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두 번의 정차는 더욱 맘 편히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고, 우리는 에코트리시티의 충전기가 고장나지 않았을 것과 e-니로의 주행가능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정용 소켓으로 충전을 진행한 후 트립 컴퓨터에 표시되는 주행가능거리는 240마일(약 386km)이었다.

 

충전기로 혈압 오를 일만 없다면, e-니로는 운전하기 매우 편안한 차다

우리는 87마일(약 140km)을 달린 후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그레트나에 들렀지만 충전은 패스했다. 그리고 랭커스터에서 84마일(약 135km)을 달릴 수 있는 전력을 보충하고, 킬레에서 또 다시 71마일(약 114km)을 충전했으며, 그리고 나서 91마일(약 146.5km) 떨어진 집까지 달렸다.

전체 여행 경로의 길이는 709마일(약 1141km)이었고, 집에 도착했을 때 남아있는 주행가능거리는 77마일(약 124km)이었다. 몇 번의 정차는 충전 때문이 아니라 나와 강아지의 휴식을 위한 것이었지만, 충전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그 밖에 e-니로의 전반적인 개선으로 인해 지난 몇 년 간 스코틀랜드로의 여행 중 가장 편안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에코트리시티의 충전기 역시 골치 아픈 일 없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여행을 통틀어 급속 충전에 42.60파운드(약 6만4300원), 가정용 충전기로 10파운드(약 1만5100원)를 사용했는데, 대략 1kWh 당 15펜스(약 200원) 정도에 해당한다. 포드 피에스타 1.0 에코부스트의 85파운드(약 12만8300원), 3.0L 디젤엔진을 얹은 내 BMW X5의 130파운드(약 19만6300원)와 비교하면 연료비용은 단 43파운드(약 6만4900원)밖에 들지 않았다.

세 모델 중에서 e-니로는 여행하기에 가장 즐거운 차였으며, 첫 번째 휴게소에 들르기 이전부터 구매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대한의 여유를 두고 고민했을 때도 전기차를 구입하는 비용은 이러한 생각을 위태롭게 했다. 전기차는 보조금을 적용받아도 여전히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의 경우, e-니로(니로 최고 사양인 레벨 4, 정부보조금 3000파운드(약 453만 원) 포함 3만4995파운드(약 5284만 원))는 동일한 모델의 하이브리드 버전보다 5395파운드(약 814만 원)가 비싸고, 내연기관 모델의 엔트리 트림(희안하게 2라는 이름을 붙였다)보다는 1만95파운드(약 1524만 원) 더 비싸다. 

 

전기차의 고유 특성인 회생제동을 사용하면 스코틀랜드 국경을 통과하는 것이 놀랄 만큼 즐거워진다

기아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e-니로 예약 리스트에 가입하라’는 초대를 받게 되는데, 이쪽을 통하면 할인받을 기회는 제로다. 반대로 니로 하이브리드와 포드 푸마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푸마 퍼스트 에디션 티타늄 사양은 2만3340파운드(약 3524만 원)의 가격표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개인 할부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월별 지불액에 큰 차이가 있다.

e-니로의 핸들링은 멋지고, 잘 달릴 뿐 아니라 추월을 위한 가속은 강력하며 재밌기까지 하다. 회생 제동 기능은 스티어링 칼럼에 장착된 패들을 통해 강도 조절이 가능해 원페달 드라이빙도 충분히 가능하다.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 시간도 단축되어 비포장 도로와 같은 크로스 컨트리 주행에서 보다 컨트롤이 나아졌다.

e-니로의 전기차 특성을 살린 운전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지만, 정말 재밌어서 깜짝 놀랐다. 그렇다면,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만족도, 운영비용, 성능 등을 고려할 때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평생 가솔린이 혈관에 흘렀지만,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심장을 뛰게 하기 충분하고, 가격 차이가 지금보다 더 가까워진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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