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재미, 혼다 레블 500
상태바
독특한 재미, 혼다 레블 500
  • 송지산
  • 승인 2020.06.12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산 모터사이클이 장악하던 시장에 혼다가 틈새를 파고들었다. 특유의 밸런스와 고회전까지 돌리는 독특한 재미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크루저 시장은 한동안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여겨져 왔다. ‘크루저’를 지칭할 때 앞에 ‘아메리칸’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붙을 정도로 미국 시장을 주름잡은 두 브랜드, 할리데이비슨과 인디언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다. 일본이나 유럽 브랜드들도 지속적으로 크루저 모델을 선보여 왔으나 기세를 이기지 못했다. 점차 하나 둘씩 단종의 수순을 밟아갔다.

하지만 가만 두고 보기엔 꽤나 탐나는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BMW는 대형 크루저 R 18로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고, 여기에 혼다는 기존 브랜드가 내밀지 않은 소형 크루저로 가세했다. 바로 혼다의 레블 50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형적인 크루저의 실루엣을 갖추고 있다

2017년 첫 선을 보인 크루저 레블 500은 최근 크루저 시장의 트렌드인 바버 스타일을 채용했다. 앞뒤 펜더를 과감하게 잘라 최소한만을 갖추고, 차량 전반의 구성 요소 역시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모두 덜어냈다. 최대한 심플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ʼ이 바버 스타일의 핵심이다. 장르 자체가 클래식한 크루저의 스타일에 맞춰 원형 요소를 헤드라이트, 사이드미러, 계기판 등 곳곳에 투입했다.

하지만 이렇게만 한다면 혼다가 아니다. 각각의 클래식한 요소들을 살짝 다듬어 현대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헤드라이트는 네 개의 LED를 삽입해 독특한 앞모습을 만들었으며, 사이드미러 후면도 입체감 있는 디자인으로 이 또한 스타일을 강조하는 포인트로 삼았다.

 

밸런스가 좋고 자세가 편해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아나간다

일반적인 크루저들이 티어드롭, 즉 물방울 모양의 연료탱크를 채택하는데 비해 레블 500은 경사진 프레임 위에 얹었다. 핸들바에서 연료탱크를 지나 시트를 거쳐 후미로 이어지는 라인이 크루저다운 스타일을 연출한다. 그러면서도 연료 탱크 측면은 살짝 다듬어 주행 중 니그립이 가능하도록 한 설계는 매력적이다. 덕분에 허리에 걸리는 부담은 줄여주면서 몸이 더욱 안정되며 주행 자체가 한결 편안하다.

시트 높이는 690mm여서 키가 작은 사람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모터사이클을 처음 타는 사람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정차 시 발이 땅에 제대로 닿는가에 대한 것인데, 평균 키 이하인 사람도 충분히 땅에 뒷꿈치까지 닿을 만큼 낮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자세는 오랜 시간 모터사이클을 연구해온 혼다의 노하우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클래식한 스타일의 원형 헤드라이트지만 LED 방식이다

계기판은 LCD 방식이지만, 표시 내용은 심플하다. 속도계와 연료계, 트립미터, 기어 포지션, 시계가 전부다. 엔진 회전수가 표시되지 않는 건 초심자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이 모터사이클로 레이스를 할 것도 아니고, 조금만 타보면 언제쯤 기어 변속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금세 깨닫게 된다. 간혹 변속 타이밍을 놓치더라도 금방 엔진이 망가질 만큼 혼다의 내구성이 그리 낮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레블 500의 엔진이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CB500X, CBR500R 등에 사용된 병렬 2기통 엔진을 크루저에 맞춰 세팅을 변경해 47마력/8500rpm의 최고출력과 4.4kg·m/60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크루저가 8500rpm까지 회전한다는 건 저회전에서의 진동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 실제 주행에서도 억지로 저회전을 유지하며 달릴 순 있지만 그리 즐거운 느낌은 아니다. 엔진음이 적당히 높아질 때까지 스로틀을 쥐어짜며 달리는 것이 레블 500의 매력이다. 포지션이 더욱 편해진 네이키드 모터사이클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500cc인 만큼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적당히 고회전까지 돌려가며 속도를 올려붙이는 재미가 있다.

 

핸들 주변 역시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고속에 도달하고도 불안함이 없는 건 혼다의 밸런스 세팅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밸런스는 직진 뿐 아니라 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모터사이클처럼 진입 전 감속, 회전, 탈출 후 서서히 가속하는 3단계만 잘 지킨다면 충분히 즐겁고 재밌게 달릴 수 있다. 긴 휠베이스로 코너링 성능이 아쉽다고 느껴진다면? 그땐 실력이 충분히 쌓였다는 뜻이니 다른 모터사이클, 네이키드나 슈퍼스포츠와 같은 모터사이클로 넘어가면 된다.

서스펜션은 전면에 텔레스코픽 포크, 후면에 트윈 쇼크 업소버 구성인데, 몸으로 전해지는 노면 진동은 잘 걸러주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브레이크에는 앞뒤 싱글 디스크 구성이지만 제동력도 충분하고 ABS를 더해 안전성을 높였다. 어시스트 슬리퍼 클러치는 클러치 레버 조작에 필요한 힘을 줄여 시내 주행에서도 손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다운 시프트 시에 뒷바퀴에 걸리는 백토크를 감쇄시켜 타이어 그립력을 유지시킨다.

 

시트는 낮고 넓어 편안한 자세를 만든다

레블 500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모델이다. 여기에 매력 포인트를 하나 더한다면 다양한 액세서리와 커스텀 파츠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혼다코리아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수입, 공급하는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되었다. 크루저에 가장 많이 적용하는 새들백을 예로 들면, 새들백 서포터가 19만1400원, 새들백(좌우)이 31만1300원이다. 합쳐도 50만 원 조금 넘는 금액이면 새들백을 장착할 수 있다. 꾸미는 재미 역시 레블 500의 또다른 매력이다.

크루저 시장에 오래간만에 등장한 새로운 얼굴이 반갑다. 덜 부담스러운 크루저가 필요한 숙련자도, 모터사이클에 입문하고 싶은 초심자에게도 레블 500은 좋은 동반자가 될 만한 모델이다. 여기에 831만원(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이라는 낮은 가격은 덤이다. 라이더의 꿈, 이제 그리 멀리 있지만은 않다. 

 

HONDA REBEL 500
가격    831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2205×760×1090mm
시트고    690mm
무게    190kg
엔진    수랭 병렬 2기통
배기량    471cc
최고출력    46마력/8500rpm
최대토크    4.4kg·m/6000rpm
타이어    (F)130/90-16 (R)150/80-16
서스펜션(앞/뒤)    텔레스코픽 포크/쇼크 업소버
브레이크(앞/뒤)    모두 싱글 디스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