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Compact, 폭스바겐 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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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Compact, 폭스바겐 제타
  • 임재현 에디터
  • 승인 2015.02.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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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웰메이드 콤팩트 세단 제타가 완성도를 더욱 높여 30대를 공략한다

1979년 첫선을 보인 폭스바겐의 콤팩트 세단 제타는 지난해 4월 누적 판매대수 1천400만대를 돌파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총 92만5천대 이상 팔려 폭스바겐 브랜드는 물론이고, 폭스바겐 그룹 전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핵심모델이다.

국내에는 지난 2006년 처음 소개됐고, 지금까지 1만2천여 대가 판매되며 국내 수입 콤팩트 세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입 콤팩트 세단 시장에서 65.5%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2014년 1월~10월 기준)
 

현행 모델은 2010년에 선보인 6세대. 주요 시장인 북미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이전 세대보다 길이는 90mm, 휠베이스는 60mm 늘려 뒷자리 거주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제타 역사상 처음으로 골프와 다른 휠베이스를 가지게 됐다.

또한, 디자인을 완전히 차별화해 골프와 공유하는 차체 패널이 전혀 없는 것도 처음이다. 골프의 세단형으로 개발된 제타는 이전까지 골프와 동일한 휠베이스를 가지고 많은 부품을 공유해 파생모델의 성격이 짙었으나, 6세대에 와서 거의 독립모델로 분화됐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신형 제타는 내·외장 디자인을 손질하고 상품성을 강화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국내에는 2.0 TDI 블루모션(3천150만원)과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3천650만원) 2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시승차는 고급형인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이다.

폭스바겐 특유의 간결한 선과 면이 돋보이는 제타의 외장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견고한 느낌을 준다. 눈길을 확 사로잡는 화려한 멋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해 오래 지나도 질리지 않고, 모든 연령대를 끌어안는 포용력이 있다. 주로 앞면과 뒷면에 집중된 이번 디자인 변경은 제타가 본래 가진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헤드램프 윤곽은 이전과 같지만, 내부 디테일에 변화를 줘 눈매가 또렷해졌다. 프로젝션 램프 모듈 주변을 크롬 장식으로 둘렀고, 바깥쪽에 주간 주행등 역할을 하는 LED 15개를 배열했다.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에 적용된 바이제논 헤드램프에는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최대 15°까지 각도를 조절하는 AFS(어드밴스드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가 들어갔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키우고,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을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디자인만 바꾼 것이 아니라 주행속도와 엔진 상태에 따라 그릴을 여닫는 장치를 더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공기 흡입 효율을 높였다. 또한, 뒤 차축 아래에 언더 보디 패널을 덧대 공력성능을 더욱 강화했다. 그 결과, 차체 길이가 약간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저항 수치는 이전보다 오히려 10% 감소했다.
 

앞 범퍼는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했다. 범퍼 하단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공기흡입구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뤄 당당한 인상을 준다. 전체적으로 수평선을 강조한 신형 제타의 앞면은 전형적인 폭스바겐 얼굴이다.

뒷면에서는 테일램프, 트렁크, 범퍼 디자인이 모두 바뀌었다. 새롭게 바뀐 테일램프 형상에서는 언뜻 아우디가 엿보인다.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에 적용된 LED 테일램프는 커버를 어둡게 처리해 점등 시 강한 대비를 이루며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전보다 각진 형태로 바뀐 뒤 범퍼는 수평선이 많이 들어가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실내는 훨씬 윤택한 분위기로 거듭났다. 전체적인 형상은 이전과 같지만, 세부적으로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계기판은 입체적인 실린더 형태로 바뀌었고, 계기판 중앙에는 다기능 컬러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스티어링 휠은 7세대 골프의 것과 같은 다기능 D컷 스티어링 휠로 바꿨다.

다소 무뚝뚝해 보였던 센터페시아 및 풍구 주변의 무광 플라스틱은 반질반질한 고광택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공조장치 디자인을 바꿨고, 각종 조작부에 금속 장식을 넣어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시트에 쓰인 인조가죽은 튼튼해 보인다. 그리고 손이 자주 닿는 스티어링 휠, 기어 노브, 파킹 브레이크 레버는 촉감이 부드러운 천연가죽으로 감쌌다.
 

엔진은 폭스바겐의 모듈식 디젤 엔진 아키텍처 MDB를 기초로 한 직렬 4기통 1,968cc EA288 TDI 클린 디젤(Clean Diesel). 2.0 TDI 블루모션은 110마력,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은 150마력으로 출력을 달리 했다. 변속기도 각각 7단 듀얼클러치(DSG)와 6단 DSG로 다르게 가져갔다.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의 150마력 사양 EA288 TDI 클린 디젤은 회전이 매끄럽다. 또한, 소음과 진동을 잘 틀어막아 실내는 거의 휘발유 엔진 차 수준으로 조용하다. 이전 2.0 TDI에 비해 출력이 10마력 올랐지만 얼른 와 닿지는 않는다. 변속기가 고단에서 엔진회전수를 낮게 가져가려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1,100rpm 언저리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웬만해선 기어를 낮추지 않고 물려 있는 기어에서 가속한다. 이때 진동이 세고 견인력이 부족한 느낌을 준다. 엔진의 힘을 봉인해 연비 향상을 도모한 인상이 강하다. 덕분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실연비가 공인연비(복합 15.5km/L, 도심 13.8km/L, 고속도로 18.1km/L)를 넘어선다. 이 엔진은 엄격한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했을 뿐만 아니라, 2017년부터 시행될 미국의 LEV3 기준마저 미리 충족한 친환경성도 갖추고 있다.

기어 레버를 D 아래 S에 넣으면, 변속 프로그램이 바뀌고 비로소 엔진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S모드에서 6단 DSG는 변속시점을 4,000rpm까지 늦춘다.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영역의 끝자락이다. 시프트업 되면 엔진회전계 바늘은 뚝 떨어져 정확히 1,750rpm에 꽂힌다. 최대토크가 나오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1,750~3,000rpm에서 최대토크 34.7kg·m을 내고, 3,500~4,000rpm에서 최고출력 15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의 성능을 최대한 뽑아낸다. 덕분에 S모드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힘이 풍부한 느낌을 받는다. D단과 S모드에서의 느낌이 전혀 달라 마치 다른 엔진 같다.
 

스티어링은 정확하고, 서스펜션은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지킨다. 주행감각은 탄탄한 기본기로 흠잡을 데 없다. 제타의 기본기는 오랜 세월에 걸쳐 켜켜이 쌓아온 폭스바겐 기술의 산물이다. 폭스바겐이 주장하는 ‘프리미엄의 대중화’라는 기치에 부합한다.

신형 제타는 직장 상사의 눈총을 덜 받을 단아한 용모, 탄탄한 기본기, 높은 경제성을 갖추고 있어 수입차를 처음 고려하는 30대 직장인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자동차다. 때로는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친구의 백 마디 말보다 평소 과묵했던 친구의 말 한마디가 가슴을 파고들 때가 있다. 제타가 바로 그런 차다.
 

■ 제타 역사의 시작
1세대 골프가 북미시장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뒀지만, 전통적으로 3박스 형태의 세단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 해치백인 골프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폭스바겐은 골프 뒤에 트렁크를 추가한 제타를 개발해 1979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다. 제타라는 이름은 제트 기류에서 왔다. 제타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모델들은 모두 바람의 이름을 딴 공통점이 있다. 파사트는 무역풍을 뜻하는 독일어, 시로코는 사하라 사막에서 부는 열풍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글 · 임재현 에디터 
사진 · 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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