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쿠페형 톨보이, 르노삼성 X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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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쿠페형 톨보이, 르노삼성 XM3
  • 구 상 교수
  • 승인 2020.04.0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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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형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완전히 새로운 차종으로 XM3가 나왔다. 국산 차량들 중에서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차량이 나온 것이다. 신차 출시를 통한 활력이 필요했던 르노삼성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임은 틀림없다. 새로운 XM3는 차체 형태로 보면 뒤 유리 쪽이 매끈한 형태인 이른바 패스트백(fastback) 형태의 쿠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지상고가 상당히 높고, 215/55 R18 규격의 타이어와 18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어서 측면의 이미지는 매우 건장해 보인다.

건장한 바퀴 비례를 가진 XM3의 측면 이미지

치수를 살펴보면 XM3은 길이 4570mm, 너비와 높이는 1820mm, 1570mm다. 이 크기는 코나와 티볼리, 셀토스, 그리고 트레일블레이저보다도 긴데, 차이가 적게는 12mm에서 많게는 405mm에 이른다. 여기에 휠베이스 역시 크다. 최근에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보다도 80mm나 긴 2720mm이다. 이 정도면 거의 중형 승용차급에 육박한다.

게다가 휠 아치에 검은색의 프로텍터를 덧대고 휠 아치에 플랜지를 더해서 바퀴 크기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높이는 뒤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루프 디자인 때문에 앞서 언급한 차량들보다 대략 20~50mm 정도 낮다. 쿠페형 이미지를 더 강조하는 셈이다.

XM3의 전면과 후면의 이미지

XM3의 앞모습은 SM6 등과 같은 기존의 르노삼성의 세단 모델과 거의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에 의한 디자인 셈이다. 대체로 대량생산 브랜드는 각 차종 별로 디자인 특징을 강조하는 이른바 프로덕트 아이덴티티(product identity) 전략을 택하는데, 포드나 토요타 등의 경우가 차종 별로 개성을 가진 디자인을 내놓고, 프리미엄 브랜드는 차종보다는 공통된 브랜드를 강조하는 디자인 전략을 볼 수 있다. 

XM3의 헤드 램프와 주간주행등, 앞 휠아치

르노삼성은 우리나라에서는 차종의 비중이나 판매량이 비교적 적은 비중을 보이므로, 브랜드 중심의 디자인 전략으로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브랜드 노출 빈도를 높이는 디자인 전략이 보다 유효할 것이다.

르노삼성의 차량들은 이처럼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한 이미지 통일성을 추구하면서 뒷모습도 오늘 살펴보는 XM3와 이미 시장에 나온 SM6 등이 테일램프의 디자인에서 통일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XM3의 테일 램프

한편 XM3의 뒷모습은 쿠페 형태의 패스트백 형태의 뒤 유리와 높은 데크가 특징적이면서도, 테일 게이트 바로 아래쪽에 번호판이 붙어있고, 그 아래쪽에 곧바로 디퓨저와 테일 파이프가 있는 모습으로 독립된 뒤 범퍼가 없는 매우 혁신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디퓨저와 테일 파이프 형태의 구조물이 실제의 범퍼이다. 물론 테일 파이프 형태는 가니시 역할이고 실제 테일 파이프는 범퍼 안쪽에 설치돼 있다. 그런데 대체로 이 정도의 높이에 차체 색의 범퍼를 디자인하면 차체 자세가 마치 뒤로 주저앉은 듯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범퍼 같지 않은 디자인의 범퍼’ 라고 할 수 있다. 

뒤 범퍼가 마치 디퓨저 같은 형태로 돼 있다

XM3는 프랑스 르노에서는 아르카나(Arkana)라는 이름으로 거의 동일한 차량이 나오는데, 그 차량의 르노삼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외형상의 차이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르노 배지와 앞뒤 범퍼의 디테일 정도이다.

전체적인 XM3의 차체 프로파일은 쿠페 형태의 패스트백 이미지면서 높이가 높아 SUV에 가까운 모습이다. 측면 이미지를 보면 패스트백의 쿠페형 SUV임을 알 수 있다. 다만 뒤 유리 끝에서 약간의 데크 형태를 만든 것을 볼 수 있는데, 캐빈의 비중이 적지 않은 차이를 만든다. 짧은 데크로 인해 보다 경쾌한 차체 자세를 가지게 된 것이다. 

르노삼성 XM3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르노삼성 XM3은 수평적 이미지를 강조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개방적이며 밝은 이미지를 준다. 센터페시아에 커다란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돼 있고, 운전석 클러스터에는 9.3인치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돼 있어서 신세대 디지털 감각에 맞는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르노삼성 XM3의 캐빈 공간

이처럼 실내외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무장한 르노삼성 XM3은 4륜구동 기능은 없기에, SUV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높은 전고를 가진 톨 보이(tall boy) 콘셉트로 실내 거주성을 확보하면서도 날렵한 패스트백 형태의 쿠페 디자인을 양립시킨 새로운 형태의 모델인 것만은 틀림없다. 신세대 소비자들을 향한 새로운 형태의 승용차 르노삼성 XM3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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