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 테슬라로부터 시작된 전기차 시대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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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 : 테슬라로부터 시작된 전기차 시대의 개막
  • 최중혁
  • 승인 2020.03.0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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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한 달 동안 테슬라 주가는 2배 넘게 상승했다. 주가의 고공행진에 주식에 관심 없던 사람들 입에서도 ‘테슬라’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을 꼽아보면 2개 분기 연속으로 이익이 났고, 그로 인해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회의적으로 생각하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연간 전 세계에서 수백만 대에서 1000만 대까지 차를 팔아온 주요 OEM들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엔진과 파워트레인 등 기존에 일궈놓은 기술의 격차를 후발주자가 따라잡긴 어려울 것이고, 자동차는 사치재라기 보단 필수 소비재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그저 만들면 팔리는 재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산업에 있는 회사들보다 절실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테슬라의 ‘작은 성공’에 회의적이었고, 한 번쯤 삐끗할 때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뒤늦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각 사가 전기차 전용모델이 아닌 그룹 내 라인업 중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이 시장에 진입한다고 선언한 것으로 보아 그만큼 이 상황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테슬라가 고가의 전기차로 시장을 만들어놔 배터리 가격 때문에 전기차 가격을 단숨에 낮추기 어려운 만큼 가격에 덜 민감해하는 프리미엄 수요에서부터 전기차 판매를 늘려가겠다는 계획이기도 하다. GM은 캐딜락, 포드는 머스탱, 폭스바겐은 아우디와 포르쉐를 통해 전기차를 내놓기 시작했다.

전기차 준비가 안 된 회사들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부터 내놓으며 시간을 벌면서 BEV(배터리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려고 한다. 완성차 업체들이 거액의 광고비를 지출하는 슈퍼볼만 봐도 전기차가 대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슈퍼볼에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전기차 광고를 내놨기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에서 2019년 전기차에 쓴 광고비는 전체의 0.3%뿐이었지만, 올해 슈퍼볼에서부터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아우디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마케팅 예산의 10%도 못 미쳤던 전기차에 올해 예산 50%를 배정했다고 한다.

전기차 볼트(Volt)와 볼트(Bolt)를 판매하며 테슬라 다음으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GM은 GMC 브랜드를 통해 허머의 부활을 알리는 광고를 내놨다. 허머는 금융위기 당시 GM이 4개의 메인 브랜드(쉐보레, 캐딜락, 뷰익, GMC)를 제외하고 청산할 때 연비가 극히 좋지 않아 중국에 매각하려다 중국 정부의 제동으로 결국 GM 내에서 사라졌던 브랜드다. 이번 광고엔 허머가 전기차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것만 암시한 채 올해 5월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낼 계획을 밝혔다.

포드 또한 작년 말에 공개했던 머스탱 마하-E 광고를 내놨고, 아우디는 올 뉴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우디의 광고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아리아 스타크 역을 맡았던 메이지 윌리엄스가 오래된 관념의 갈림길을 상징하는 교차로(엔진 자동차 시대)에 갇혀 있다 ‘렛잇고’를 부르며 지속가능한 미래(전기차)로 달려간다.

포르쉐는 자사 박물관에서 도둑이 전기차 타이칸을 조용히 몰고 나가며 도난당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했다. 타이칸이 앞장서고 경비들은 포르쉐 박물관에 전시된 각종 포르쉐들을 몰고 타이칸을 따라잡으려 하는 모습은 흡사, 포르쉐의 미래와 현재, 과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론 테슬라를 따라잡긴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그만큼 양산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이제 걸음마를 뗀 완성차 업체들은 어렵게 판매한 전기차에서 발견되는 많은 결함들을 수리해가며 경험을 쌓고 있다. 엔진에서 전동화로 가면서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테슬라는 이러한 흐름 속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됐고, 기대감에 주가는 끝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서 전기차 시장 2위를 차지하겠다며 도도하게 팔짱끼고 있던 완성차 업체들이 너도나도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이제 진짜 전기차 시대가 개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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