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패션카, DS 3 크로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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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패션카, DS 3 크로스백
  • 최주식
  • 승인 2020.02.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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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감성 물씬한 DS 3 크로스백을 디자인과 성능 테스트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인 구상 교수(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박정룡 교수(아주자동차대 모터스포츠학과)와 함께 만나보았다.

 

오늘 만날 모델은 DS 3 크로스백(이하 DS3)이다. 지난 2015년 시트로엥으로부터 독립되어 나온 프리미엄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데 첫 인상은 어떠한가?

구상 첫 인상은 프랑스 차다운, 창의성을 중시하는 느낌이 있다. 프랑스 문화가 자동차뿐 아니라 창의성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 것들이 이 차에도 똑같이 느껴진다. 크로스오버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전체적으로 새로운 느낌을, 감각을 추구했구나 싶다. 루프 쪽을 블랙아웃 처리했다든지, 일상적이지 않은 독특한 컬러를 적용했다든지, 이런 것들이 패셔너블하면서도 댄디한, 그런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DS라는 브랜드가 다이아몬드 패턴, 마름모꼴 패턴을 모티브로 쓰는데, 그런 디테일이 여기서도 많이 보인다. 감각적이면서 시각적인, 패셔너블한 감각이다.

박정룡 외형은 프랑스의 냄새가 그대로 난다. 얼핏 보면 미니를 키워놓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구상 전체적인 디자인은 2박스의 크로스오버 느낌이다. 휠이 18인치로 꽤 큰 사이즈가 장착돼 있고, 사이드 실도 상당히 높다. 크로스오버이기 때문에 지상고 높이를 높게 잡은 것 같고, 휠과 휠 아치를 강조해 전반적으로 매우 건장한 비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게 프랑스 감성인가’ 느낀 건 보통 국산차들은 캐릭터 라인이 시작되면 앞에서 뒤에까지 쭉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DS3은 캐릭터라인이 가다가 사라지고 다른 데로 연결되는 부분이 별로 없다. 자동차 메이커에서 신입사원이 이렇게 스케치하면 선임들이 뒤에서 ‘라인을 그렇게 그리다 말면 어떡하냐’고 핀잔을 들을 수 있는 그런 라인이다. 그러나 이런 선들이 생겼다 사라지면서 전체적인 디테일은 재밌어졌다. 그런데 이 선들이 과연 어디로 연결될까라는 의문은 생긴다.

앞쪽에선 헤드램프의 디테일이 상당히 다양한데, 펜더 라인이 헤드램프 일부와 연결돼있고 모서리는 날카롭게 각을 잡았다. 마치 공격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디테일들이 감각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드러운 곡면에 이어 다시 각이 잡혀있다. 일반적으로 둥근 모양이 공기역학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날카로운 각들이 공기를 쳐내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뒤쪽 범퍼에도 공기 배출구처럼 생긴 더미 그릴이 있다. 주변을 둥글게 처리했지만, 옆에 각을 세웠다. 역시 공기역학적 장점 때문에 이런 디자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차체 아래쪽을 보면 휠 아치를 블랙으로 처리해놓고 도어 사이드 실로 이어지는데, 이 차는 도어를 열면 사이드 실이 도어에 붙어 열린다. 만약 진흙탕을 지나왔는데, 차체 아래쪽에 흙이 많이 묻어있을 때 내리면 옷이 많이 더렵혀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 역할이다.

박정룡 이거 좋은 아이디어다. 내 차가 SUV인데, 내릴 때 흙이 튀어있으면 도어 실에 뭍은 흙이 옷에도 묻는다. 일체형이라 완전히 덮여 그럴 염려가 없는 게 좋다.

구상 패션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겐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일부 대형 SUV는 이렇게 사이드 실 커버를 장착하기도 하는데, C 세그먼트 크로스오버에서 이렇게 돼있다는 건 패션을 중시하는 프랑스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실내 곳곳에서 마름모 형태를 볼 수 있다

실내에선 어떤 디자인이 눈에 띄는지?

구상 인테리어에서도 감각적인 디테일이 많이 보인다. DS 브랜드는 다이아몬드 패턴을 많이 쓰는데, DS3도 마찬가지다. 스피커 그릴에도 자동차 인테리어에서 자주 쓰지 않는 마름모꼴 형태를 사용했다. 이는 DS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인테리어에서도 보여주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마치 럭셔리 핸드백 같은 패턴이 가죽이나 크러시 패드, 시트, 센터페시아 주변 버튼이나 송풍구에도 적용돼있는 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여러 부분에서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박정룡 그러면서도 내부가 상당히 디지털적 요소가 강조된 느낌이다.

구상 그렇다. 마름모 형태가 기하학적 패턴이기 때문에 그런 디자인들이 디지털 요소를 강조해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시트를 보면 밝은색 가죽에 사이드 커버를 블랙으로 처리했는데, 산뜻하고 댄디한 느낌의 배색이다. 패션을 강조한다는 느낌을 주려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동안 봐왔던 차들과는 좀 다르게 낯설다는 느낌도 있는 것 같다.

 

계기판에 관성력도 표시된다
조명에도 마름모 형태를 사용했다

직접 운전해봤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구상 굉장히 안정적이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가속도 괜찮았다. 디젤엔진임을 감안해도 생각보다 굉장히 조용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상 주행에서는 불만이 없는데 가속에서 시원한 느낌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구상 이 차를 타고 레이스를 뛰지 않는다면 그 정도는 크게 부족한 느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박정룡 이 점은 취향의 차이가 있다고 본다. 차라는 건 운전자와 일치하는 느낌으로 움직이는 ‘밸런스’가 좋아야 좋은 차라고 생각한다. 즉,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을 때 차가 반응을 하느냐,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원하는 곳에서 멈춰주느냐, 코너링에서 핸들을 꺾었을 때 원하는 만큼 차가 방향을 바꿔주느냐, 이런 걸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밸런스가 좋아야 좋은 차이다. 

잠깐 타보니 조향 성능에 약간 아쉬움이 있다. 노면이 불규칙한 곳, 요철이 있는 곳에서 코너링 할 땐 타이어에 충격이 가해진다. 이를 타이어와 쇼크 업소버, 기어박스 등에서 다 흡수해줘야 핸들로 전달되지 않아 운전자가 안심하고 장애물을 밟았다는 정도로만 느끼게 된다. DS3은 코너링에서 요철을 밟으면 충격이 전달되어 핸들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시야가 좀 좁다. 크기는 작지만 A필러와 B필러가 상당히 크다. 그래서 옆을 볼 때 B 필러에 가려지는 부분이 있고, A필러로 인한 사각지대로 꽤 많아 불편함이 있다.

구상 DS3은 시내에서의 실용적인 주행은 문제없이 무난하게 소화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급가속 하지 않는다면 무리 없고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정도의 성능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차를 운전할 때 느낌은 성능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 앉아있는 좌석의 착좌감, 실내 분위기 이런 것들이 결합되어 차의 느낌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실내외에서 전반적으로 감각적이고 패셔너블한 느낌을 주는 상태에서 무난하게 달려주니까 ‘실용적이면서도 타기에 편안하고 좋은 차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다만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좀 더 있어야 한다. 패셔너블한 요소 말고도 이 차를 사고 싶다는 느낌을 주려면 한 걸음 더 나아간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뭔가 시선을 확 끌 수 있는, 마음을 확 잡을 수 있는 그런 요소가 좀 더 있으면 좋겠다. 100점 만점이라면… 92점? 그 정도 점수를 주고 싶다.

박정룡 그 정도면 A인데 너무 높은 점수 아닌가?(웃음)

 

확실히 독창적인 측면이 많고, 눈에 띄는 패션적인 측면도 있다. 럭셔리로 접근하면 아쉬움이 있지만, 패션카로 접근하면 충분히 개성 있고 차별화되어 상당히 매력있을 것 같다.

구상 패션 쪽으로 설명한다면 ‘라이프스타일 패션카’ 이렇게 봐도 될 것 같다. 럭셔리라고 하면 더 상위 모델도 많기 때문에 럭셔리라는 이름을 쓰는 순간 ‘이게 럭셔리냐’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라이프스타일 패션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정룡 개인적으로 외관은 크게 눈길을 끌진 않았는데, 실내는 타보니 패션 디자인이 마치 명품 디자인을 보는 듯해 기분이 좋았다.

DS3 크로스백은 확실히 차별화된 감성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 같다. 경제적인 고급 크로스오버라는 성격도 확인했다. 아쉬움도 있지만 도로 위 풍경을 한층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차라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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