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자동차회사가 비행기를 띄우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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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자동차회사가 비행기를 띄우려는 이유?
  • 최중혁
  • 승인 2020.01.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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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로고는 바이에른 주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알프스의 눈을 나타내는 흰색이 바탕이다. 원을 4등분 해 색상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프로펠러를 상징한다. 원래 BMW는 1, 2차 세계대전을 포함해 독일 공군에 전투기 엔진을 납품했다. 그리고 1923년 모터사이클, 1928년 자동차 사업에 차례로 뛰어들었다. 생존을 위해서 BMW는 하늘에서 땅으로, 두 바퀴에서 네 바퀴로 사업을 확장했다.

여전히 최고의 항공기 엔진 중 하나로 꼽히는 롤스로이스는 자동차 개발을 먼저 시작(1904년) 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항공기 엔진 분야에도 진출(1914년)했다.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자동차 부문은 BMW에 넘어갔지만, 항공기 엔진 부문은 영국 정부에 국유화됐다 민영화돼 여전히 제너럴 일렉트릭에 이어 항공기 엔진 분야 세계 2위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민항기 5대 당 1대에 이 회사 엔진이 장착돼있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주력 전투기였던 ‘제로센’의 엔진을 만들었던 회사는 스바루의 전신인 후지중공업이다. 종전 후 미국에 의해 항공기 사업을 못하게 되자 1958년 스바루를 설립해 자동차를 주력 사업으로 전환했다.

약 90여 년이 흐른 지금, 자동차회사들은 이제 땅에서 하늘로 가겠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서다. 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0를 방문했을 때 현대차는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부를 만들고 우버의 항공 택시 사업 추진 조직인 우버 엘리베이터와 함께 '하늘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선포했다. 현대차는 항공기 제조를 담당할 예정이다. 전시장에선 그 흔한 자동차 한 대 전시하지 않고, 최고시속 290km로 최대 100km 비행 가능한 PAV(개인용 비행체) ‘S-A1’만을 공개했다. 파격적이었다. 현대차 외에도 토요타는 플라잉 택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조비 항공에 투자를 결정했고, 아우디와 벤츠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토요타는 CES에서 AI, 자율주행, 수소사회 등이 융합한 ‘Woven City’라는 스마트 시티 비전을 선포했다. 자동차보다는 도시 개발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토요타는 이번 전시에서 실제 환경에서 자율성, 로봇공학, 개인이동성, 스마트홈, 인공지능 등 기술 시험/개발이 가능한 주거지를 2021년 초 일본 후지산 주변에 착공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지난 11월 LA 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차 머스탱 마하-E를 재차 전시했을 뿐 자동차 홍보에 크게 힘쓰지 않았다. 대신 로봇 전문 업체 어질리티 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두 발로 걷는 배송 로봇 ‘디지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로봇은 최대 18㎏의 물품을 옮길 수 있고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를 통해 계단도 오르내리는 게 가능하다. 물류에 있어 라스트 마일까지 담당하겠다는 야심이 엿보인다.

자동차회사들이 원래의 본업과는 다른 비즈니스를 하려는 이유가 뭘까? 자동차의 전동화와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그간 철옹성처럼 쌓아온 기술 노하우의 장벽이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의 사례를 볼 때 항공기 회사가 자동차 회사로 변모했거나 양쪽 비즈니스를 함께 했던 사례가 많은 만큼 ‘하늘 비즈니스’가 자동차 회사들에게 아주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

더 이상 ‘자동으로 가는 수레(자동차)’만 해서는 변모하는 모빌리티 산업에 대응하기 어렵다. 스쿠터부터 전기자전거, 전기차, 자율주행차, 로봇, 항공기까지, 우리의 ‘이동’을 돕는 수많은 비즈니스가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여기에서 전통적인 자동차회사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이번 CES 2020에서도 어김없이 자동차회사들의 치열한 고민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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