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
상태바
가속화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
  • 스티브 크로폴리
  • 승인 2015.01.30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십 년 전부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해왔던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제야 비로소 생산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소차와 관련된 현재 상황을 살펴본다

지난 해 LA모터쇼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마침내 답답한 족쇄에서 풀려난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이러한 세련되고 주행이 용이한 무공해 자동차들은 지난 수십 년간 큰 기대를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시장 진출을 막는 저주에라도 걸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연말에 열린 LA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들은 마침내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배경을 살펴보면 이렇다. 한국에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생산이 임박해 있었는데, BMW와 수소연료전지 기술 제휴를 맺은 토요타, 그리고 혼다가 기술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 기업들과 올해 제휴를 체결했고, 뒤이어 폭스바겐과 아우디 또한 경쟁사들이 기회를 포착하기 전에 한발 앞서 동참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혼다는 내년에 출시할 계획인 완전히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FCV를 선보였다. 토요타도 같은 시기에 출시할 계획인 수소연료차, 미라이의 시승 행사를 가졌는데, 가격은 미국 시장에서 6만 달러(약 6천630만원) 이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싱글 엔진의 파사트 하이모션과 골프 하이모션 왜건, 저온연료스택의 트윈 엔진이 실린 아우디 A7 h-트론 콰트로를 공개했다. 이 모든 차들이 배출하는 것은 오직 인체에 무해한 산소와 수증기뿐이다.

앞서 언급한 다섯 개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 메르세데스-벤츠는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비슷한 개발 단계에 이르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의 그룹 기술 감독인 울리히 하켄버그가 개막 전 행사에서 “차는 준비됐다. 기술력도 준비됐다. 이젠 시장을 검토할 시점이다. 하지만 수요가 충분한가? LA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좋은 지역이다. 캘리포니아의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 기반 시설이 확충되는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한 것은 다른 모든 기업들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인 골프에는 휘발유, 디젤, 천연 가스,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버전에 이어 여섯 번째 추진 시스템인 새로운 하이모션이 적용된다. 세 개의 폭스바겐 그룹 프로토타입에 적용된 연료전지 스택은 내부 기술력으로 개발됐다.

골프에는 e-골프와 동일한 134마력의 전기모터를 적용했지만, 시동을 걸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거나, 재생 브레이킹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받기 위해 장착된 별도의 리튬 이온 배터리로 더 많은 전기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골프에 동력을 전달하는 수소는 차체 바닥 아래의 탄소섬유 탱크 안에 실린다. 폭스바겐의 엔지니어들의 설명에 따르면, 주행 범위는 약 480km이고, LA 지역에 설치돼 있는 15개의 수소 충전소에서 3분 만에 재충전된다. 토요타와 혼다 또한 이와 비슷하다. 폭스바겐은 아직 공식적인 전비중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개발 단계에서는 200kg 정도 더 무거워졌고, 곧 경량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10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고, 아우토반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한편, 아우디는 LA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네바퀴굴림 시스템의 A7 h-트론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A7 h-트론은 스탠더드 A7과 거의 동일하지만, 저온 양자교환막(LT PEM) 연료전지 스택과 골프 하이모션과 흡사한 탄소섬유 수소 탱크를 갖췄다. 각 액슬에 위치한 두 개의 전기모터가 116마력의 힘을 네 바퀴에 전달하고, 각각 27.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또한 A7은 플러그인 방식으로도 충전이 가능하여 충전된 배터리만으로 30마일(약 48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에 설치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반적인 240볼트 콘센트로 2시간 정도면 완전히 재충전된다.

1,950kg의 A7 h-트론은 네바퀴굴림 시스템 덕분에 강력한 토크와 훌륭한 트랙션을 자랑하며, 정지 상태에서 7.9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고 최고 시속 또한 180km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질문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매력을 느끼고 실제로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과연 충분한 수요량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폭스바겐도, 혼다도, 토요타도,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수소전기차를 주행하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A7 h-트론을 시승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으면서 던진 나의 질문에 아우디의 엔지니어는 “시승해보면 일반 차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보통의 경우에는 추천의 말로 들리지 않을 대답이지만, 수소전기차의 세계에서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연료전지 자동차의 제조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운전자들에게 일반 자동차와 별 다를 바 없이 느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LA에서의 시승을 통해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료 스택으로 공기를 공급하는 압축기의 소리가 약간 거슬리긴 했지만, 차는 시종일관 마치 거대한 고무 밴드에 튕겨져 나가는 것처럼 미끄러지듯이 잘 달렸다. 스티어링, 가속, 브레이킹 모두 쉽고 간단했으며, 기어변속은 없었다. 파워트레인은 너무나 조용해서 다른 때보다 타이어 소음이 조금 더 잘 들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그 가치와 성격에 맞게 정숙성과 세련미를 갖춘 상당히 실용적인 차였다. 양산화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글 · 스티브 크로폴리(Steve Cropley)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