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최고의 F1 스타, 루이스 해밀턴의 수수께끼 같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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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최고의 F1 스타, 루이스 해밀턴의 수수께끼 같은 매력
  • 앤드류 벤슨(Andrew Benson)
  • 승인 2020.0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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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해밀턴은 현재 최고의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며 F1 전설로 남을 만하다.
타협하지 않는 성격도 여전하다. 앤드류 벤슨(Andrew Benson)이 수수께끼 같은 그를 파헤쳐 본다

영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는 누구일까? 수많은 후보가 있다. 투르 드 프랑스를 4차례 우승한 크리스 프룸, 올림픽 장거리 달리기에서 4번이나 금메달을 목에 건 모하메드 파라.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월드 챔피언 8회, 그리고 2번이나 세계 기록을 갈아치운 애담 피티. 올림픽 체조에서 금메달 2회, 월드 챔피언에 3번이나 오른 맥스 위트락. 앤디 머레이는 테니스 그랜드 슬램을 3번이나 달성했고 올림픽 금메달을 2번이나 거머쥐었다.

세계 헵타슬론 (여자육상 7종경기) 챔피언 카타리나 존슨-톰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자 잉글랜드 럭비팀 주장인 오언 패럴. 최고의 축구 선수로 꼽히는 라힘 스털링. 프로 골퍼인 로리 맥길로이 등 많은 선수가 있다.

그리고 루이스 해밀턴이 있다. 포뮬러 원(F1) 월드 챔피언 6차례, 그랑프리 우승 83회. 모두 미하엘 슈마허를 바짝 뒤쫓는 기록이다. 그리고 현재 폴 포지션 87회로 가장 많은 기록을 세운 그는 지난 13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레이싱 드라이버라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루이스 해밀턴이 이런 특별한 찬사를 받기에 적합한 후보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이룬 성과는 참작 되어야 한다.

 

더블 월드 챔피언 페르난도 알론소는 2007년 갓 데뷔한 루이스 해밀턴에 시달려야 했다<br>
더블 월드 챔피언 페르난도 알론소는 2007년 갓 데뷔한 루이스 해밀턴에 시달려야 했다

순수한 능력

루이스 해밀턴처럼 오랫동안 영향을 끼치거나, 일관된 성과를 거둔 영국의 스포츠 스타는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신인 F1 드라이버는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기엔 실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그는 2007년에 맥라렌에서 데뷔하자마자 팀 동료이자 더블 월드 챔피언인 페르난도 알론소와 월드 챔피언에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다.

루이스 해밀턴은 첫해부터 엄청난 잠재력을 보였다. 실제로 그는 2007년 그랑프리에서 6번 우승했으나 1점 차로 아깝게 월드 챔피언을 놓쳤다.

F1 역사상 가장 뛰어난 데뷔 시즌을 보낸 사례다. 이후 10년 넘게 그는 때때로 천재적인 실력을 보이며 계속해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2007년부터 매년 적어도 한 번은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기록을 가진 역사상 유일한 드라이버다.

제임스 엘리슨 메르세데스-AMG F1 팀 기술 총괄은 루이스 해밀턴을 평가하기에 아주 적합한 위치에 있다. 그는 그동안 루이스 해밀턴을 비롯해 미하엘 슈마허, 페르난도 알론소, 월드 챔피언을 4번 차지한 제바스티안 페텔과 함께 일을 해 왔다.

그는 “그들이 만약 매년 치열하게 경쟁한다면 아마 마지막에는 루이스 해밀턴이 정상에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4명 중에서 그가 가장 빠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가장 많은 폴 포지션을 따낸 건 우연이 아니다. 그냥 다른 드라이버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페르난도 알론소는 평등 대우라는 팀 정책에 불만을 품었다<br>
페르난도 알론소는 평등 대우라는 팀 정책에 불만을 품었다

직업의식

패션 브랜드, 미국으로 잦은 여행, 백 보컬로 참여한 R&B 싱글음반, 할리우드의 여러 친구 등 F1 밖에서 루이스 해밀턴의 라이프 스타일은 가끔 사람들한테 별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때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메르세데스-AMG F1 팀이 6년 연속으로 월드 챔피언과 월드 컨스트럭터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 지속성, 재창조를 위한 끊임없는 탐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루이스 해밀턴이 있다.

지난 8월 그는 올해 최고의 그랑프리 우승으로 꼽을 수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화려한 기량으로 레드불 레이싱의 막스 베르스타펜을 추월하며 우승했다. 이는 개막 후 열린 12번의 그랑프리에서 루이스 해밀턴이 거둔 8번째 우승이었고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2위와의 격차를 62점으로 벌렸다. 6번째 월드 챔피언 타이틀은 이미 그의 손아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나, 그는 그랑프리가 끝난 다음 엔지니어와 진행한 회의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 달라”며 e-메일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토토 울프 메르세데스-AMG F1팀 감독은 “그는 스스로한테 채찍질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자신한테 아주 엄격하다. 그는 사후 미팅에 들어와서 ‘데이터를 보지 마라. 경기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제가 아는 유일한 드라이버다. 6번의 월드 챔피언을 이룬 사람이 한 이야기”라며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끊임없이 추구하고 실수와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 거짓 없는 모습이 루이스 해밀턴의 중요한 성격이다”고 전했다. 

 

데뷔 첫 해의 2위 기록은 시작에 불과했다<br>
데뷔 첫 해의 2위 기록은 시작에 불과했다

경쟁심 가득한 태도

다른 모든 위대한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루이스 해밀턴은 지기 싫어한다. 이것이 그가 엄청난 위업을 이룬 비결이다.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22랩을 남기고 루이스 해밀턴이 두 번째로 피트 스톱했을 때 선두 막스 베르스타펜한테 20초 정도 뒤처져 있었다. 19랩이 지난 후 선두를 차지한 그는 경기 후에 이렇게 “나는 정말 ‘천재성’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바레인 그랑프리에서는 페라리 샤를 르끌레가 앞으로 치고 나갔다. 확실히 페라리가 빨랐던 그날 루이스 해밀턴은 페라리의 다른 드라이버인 제바스티안 페텔과 레이스를 펼치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마지막 랩에서 샤를 르끌레의 엔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승을 이어받은 드라이버는 루이스 해밀턴이 아니라 제바스티안 페텔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쟁력이다. 경기 중 팀 무전을 들으면 그가 멍청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는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작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가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위치로 이끌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루이스 해밀턴이 응석받이라서가 아니라 2인자가 되길 거부하는 것과 같다. 

 

운동선수로서의 지성

F1 드라이버는 육체적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감속 구간에서 중력의 6배가 넘는 힘을 감당해야 하며 90분 혹은 그 이상 시간 동안 빠른 코너를 돌 때마다 중력의 5배 정도 되는 힘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F1 카는 정신력 역시 필요하다. 드라이버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차를 운전하며, 같은 트랙에서 접지력의 한계를 느끼며 누구보다 빨리 랩을 돌아야 한다. 이는 레이싱카를 운전하기 위한 능력 중 일부인데 루이스 해밀턴은 이 부분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제임스 엘리슨 기술 총괄은 “그는 다른 사람들을 능가하는, 가능성 없는 지점에서 깔끔하게 추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내가 더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그가 얼마나 영리하고 깔끔하게 레이스를 하느냐다. 그는 다른 사람이 부딪치거나, 뒤로 물러서거나, 실수할 수밖에 없는 지점으로 차를 몰아 다른 사람이 실수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지난 2~3년 동안 대부분 이러한 상황에서의 피해자는 제바스티안 페텔이었다. 작년 몬자에서 첫 랩을 돌 때 루이스 해밀턴은 바깥쪽에 있는 페라리 드라이버와 나란히 2번째 코너에 진입했고 결국 그를 밀어내며 회전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제바스티안 페텔은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상위권으로부터 밀려났다.

제임스 엘리슨 기술 총괄은 “루이스 해밀턴이 그냥 그를 트랙에서 밀어냈다.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제바스티안 페텔을 갈 곳이 없게 만드는 것. 이는 훌륭하고 전혀 흠잡을 데 없는 움직임이었다. 정말 멋진 주행이었다”고 감탄했다. 

 

토토 울프 메르세데스-AMG F1 팀 감독은 <br>루이스 해밀턴의 집중력을 칭찬한다<br>
토토 울프 메르세데스-AMG F1 팀 감독은 
루이스 해밀턴의 집중력을 칭찬한다

뛰어난 F1 카 덕분이다? 

아니다. 루이스 해밀턴의 업적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은 그의 업적이 2014년에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도입된 이후 메르세데스-AMG가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가 최고의 F1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승리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데뷔한 2007년과 그가 처음 월드 챔피언에 오른 2008년에 그의 F1카는 아주 뛰어나지 않았다. 솔직히 그 2년 동안 페라리의 F1카가 맥라렌보다 더 좋았다. 이후 루이스 해밀턴과 팀 동료 페르난도 알론소의 활약상을 비교하고 당시 페라리 드라이버였던 키미 라이쾨넨과 펠리페 마싸가 함께 바닥을 친 다음 상황을 보면 아주 명백해진다.

맥라렌에 루이스 해밀턴이 소속돼 있을 때를 떠올려보면 2012년까지 맥라렌 F1카 역시 최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팀을 옮기기 전까지 21번이나 우승했다.

2013년에 그가 메르세데스-AMG에 합류했을 때, 팀 상황은 2014년부터 6년 연속으로 왕좌를 지키고 있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이때도 루이스 해밀턴은 레이스에서 이겼지만, 팀 동료인 니코 로스베르크는 그렇지 못했다.

메르세데스-AMG가 명성을 떨치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루이스 해밀턴의 우승 회수는 니코 로스베르크보다 두 배 정도 앞서 있다. 그러나 2016년에는 F1카의 신뢰성 문제로 팀 동료한테 월드 챔피언을 내줬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초반부터 중반까지 페라리가 최고의 F1카를 가지고 있었다. 루이스 해밀턴은 그의 운전 실력과 꾸준함으로 버티며 페라리와 제바스티안 페텔이 압박감으로 무너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

당연히 메르세데스-AMG에도 2명의 드라이버가 있다. 2013년 팀에 합류한 루이스 해밀턴은 우승을 62회나 거머쥐었고 팀 동료는 30회에 불과했다. 2017년에 입단한 새로운 팀 동료인 발테리 보타스는 루이스 해밀턴이 30번 우승하는 동안 2위도 차지하지 못한 횟수가 16번이나 된다. 그중 단지 3번만이 신뢰성 문제가 있었다.

루이스 해밀턴은 “경기력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F1카에 많은 관심이 있고 운전자에 대해서는 적다. 어떤 그랑프리에서는 우리 팀 차량이 2대 붙어 있고, 때로는 그사이에 다른 팀 차량이 껴 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F1카가 가장 빨라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지는 않다. 과거 일부 그랑프리에서는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성능을 발휘했고 나는 그것을 즐겼다. 그래서 같은 방법으로 접근을 하려고 한다. 가능한 한 빨리 몰아서 가장 빠른 F1 가까이에 붙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부 안티 팬은 그의 플레이보이 이미지를 공격한다<br>
일부 안티 팬은 그의 플레이보이 이미지를 공격한다

호감도 문제

가끔 루이스 해밀턴의 태도로 인해 사람들이 그의 능력을 보는 관점에 영향을 미칠까? 분명 그렇다. 그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최근, 루이스 해밀턴은 채식주의자가 됐고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F1 카를 몰면서 생계를 위해 전 세계를 날아다니는 그가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한다. 

또한 그는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모나코에서 살고 있다(어떤 이유에선지 같은 행위를 하는 대부분 스포츠 스타보다는 덜 공격 받고 있지만). 어떤 사람은 그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처럼 굴다가 때론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처럼 행동하는 등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어쩌면 둘 다인지도 모른다).

1970년대에 어떤 사람은 재키 스튜어트의 긴 머리를 싫어하기도 했다. 21세기인 지금에도 어떤 사람은 루이스 해밀턴의 머리스타일과 문신, 가끔 쓰는 중부 대서양 사투리, 반짝이는 액세서리 취향을 싫어한다.

따라서 그는 거리를 두고 있다. 어떤 때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과거 언론이 그를 대했던 방식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는 분명히 미디어와 장벽을 치고 있다. 

샤를 르끌레는 루이스 해밀턴 뒤를 이을 유력한 재목이다<br>
샤를 르끌레는 루이스 해밀턴 뒤를 이을 유력한 재목이다

 

 

아직 그만둘 생각이 없다.

루이스 해밀턴은 이제 F1 드라이버가 은퇴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35세가 된다. 그러나 그러한 낌새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작년 후반기에 페라리가 강세를 보였지만 그는 미하엘 슈마허의 월드 챔피언 7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올해에도 선발 출전할 것이다. 그는 월드 챔피언 8회 기록을 위해서라면 어떤 유혹도 떨쳐낼 강인한 성격을 갖고 있다.

루이스 해밀턴은 항상 기록이 아닌 우승을 위해 레이스에 임한다고 말해왔고 그의 욕망이 줄어든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는 과거에 앞으로의 행보에 관해 엇갈린 말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직 은퇴는 멀었다”며 그가 F1에서 활동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표현했다.

얼마 전 루이스 해밀턴은 “나는 운전이 좋다. 따라서 아직 멈추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차와 함께 F1에서 이룰 것이 더 남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제임스 알리슨 기술 총괄: “루이스 해밀턴은 가장 빠른 드라이버다”<br>
제임스 알리슨 기술 총괄: “루이스 해밀턴은 가장 빠른 드라이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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