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4도어 쿠페 같은 신형 K5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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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4도어 쿠페 같은 신형 K5의 디자인
  • 구 상 교수
  • 승인 2020.01.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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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브랜드 중형 승용차의 핵심 모델인 K5가 완전히 변경된 모델로 탈바꿈해서 등장했다. 1세대 K5모델이 등장한 게 2010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뒤로 1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 3세대 모델을 보게 된 것이다. 2세대 K5모델은 2015년 봄에 나왔는데, 그렇다면 매 5년마다 세대를 바꾸는 신형이 나온 셈이다.

트렁크 리드의 검은색 마감 처리

새로 등장한 3세대 K5는 마치 쿠페 같은 날렵한 차체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A-필러에서 시작된 금속 몰드가 C-필러를 지나 트렁크 리드를 가로질러 통과하면서 마치 뒤 유리의 일부로 보이도록 검은색 마감의 그래픽 처리가 돼 있다. 이처럼 쿠페 이미지를 내기 위한 디자인 요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적용된 것이다.

긴 후드 비례와 스포티한 짧은 데크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기아 K5는 기본적으로 현대 쏘나타와 플랫폼을 공유하므로 동일한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지만, 디자인 감각은 확연히 다르다. 3세대 K5는 축간 거리가 2850mm로, 2세대 모델과 비교해 50mm 늘어나면서 차체 길이는 4905mm, 폭은 25mm 넓어진 1860mm이다. 높이는 20mm 낮아지면서 1445mm가 되어 역동적 스탠스를 가지게 됐는데, 신형 쏘나타와 비교해보면 전체 길이는 K5가 5mm 길고, 휠베이스도 10mm 길지만, 전폭과 전고는 같다. 즉 차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약간의 길이 변화를 더한 걸로 추측할 수 있다.

강렬한 프런트 마스크를 보여준다
헤드램프 측면과 위쪽 라인은 개성 강한 모습이다

새로운 K5는 무엇보다도 강렬한 프런트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범퍼가 완전히 통합된 인테그랄 타입(integral type)이다. 그래서 각각의 경계가 겹쳐진 형태로 디자인되면서 기아 특유의 호랑이 코 모티브가 그릴이 아닌 후드와 범퍼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라디에이터 그릴의 독특한 리브 형태는 어류의 비늘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후드 중앙의 선 처리가 샤프 하다

그리고 앞 펜더 측면에서 보이는 헤드램프와 범퍼, 펜더의 세 부분이 만나는 형태가 유기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후드 중앙의 두 개의 선은 샤프하면서도 면을 팽팽하게 당긴 이미지로, 긴장된 터치를 보여주고 있다.

 

3세대 K5의 테일 램프와 뒤 범퍼

뒷모습 또한 역동적인데, 얼마 전 등장한 K7에 쓰인 점선 형식의 LED 조명을 응용하면서도 심장 박동을 표시하는 오실로스코프 커브(oscilloscope curve)를 모티브로 한 램프 그래픽이 미등 양 끝 단에 적용돼 있다. 테일 램프의 점선 숫자는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K5’의 모스 부호 표기 ‘–•• •••••’를 나타내듯, 좌우로 각각 펄스 형태의 긴 선 하나와 점선 2+5개로 구성돼 있다. 뒤 범퍼 하단에는 디퓨저(diffuser), 그리고 그 양쪽으로 자리잡은 테일 파이프 가니시 등등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차체 측면 프로파일에선 전반적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1세대부터 현재까지의 K5 측면 이미지를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1세대와 2세대는 비교적 긴 후드 비례로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상당히 짧은, 그러나 독립된 데크의 형태를 설정해 3박스 구조의 세단이면서 스포티한 실루엣을 가지게 했다. 그러나 3세대에서는 축거와 전장을 늘리며 거의 패스트백에 가까운 경사진 형태로 만들면서 쿠페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디스플레이가 넓어진 3세대 K5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슬림한 벤틸레이션 그릴의 위로 클러스터 하우징과 센터페시아 상단의 패널이 하나로 연결된 이미지로 보이게 디자인됐다. 실제로는 두 장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돼 있다. 전체적인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수평적 인상을 강조해서 실내가 경쾌한 인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중형 승용차는 가정의 패밀리 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개성보다는 보편성과 무난한 실용성이 우선시되어 왔고, 현대 브랜드의 쏘나타가 그런 보편적인 가치 기준에 들어맞는 역할의 디자인을 견지해왔다. 그런 반면에 K5는 상대적으로 개성적 성격을 지향하는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최근의 자동차 내·외장 디자인은 전동화와 친환경, 그리고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한 변화된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이제 자동차 보다는 생활공간으로, 기계 보다는 전자장비, 혹은 디지털 디바이스와도 같은 특징을 가지는 경향이다. 기아 브랜드의 3세대 K5는 그러한 차량의 성격 변화를 개성적 디자인 언어로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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