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차의 장인 달라라가 만든 일반도로용 차, 스트라달레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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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차의 장인 달라라가 만든 일반도로용 차, 스트라달레는 어떨까?
  • 리처드 레인(Richard Lane)
  • 승인 2019.11.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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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당 466마력의 힘과 820kg의 다운포스를 내는 모터스포츠 거장의 첫 일반 도로용 차는
트랙을 벗어나 영국 도로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달라라의 첫 일반도로용 차, ‘스트라달레’(Stradale)라는 단순한 이름으로 알려진 플라이급 로드스터를 둘러싼 소문을 이해하려면 달라라라는 사람에 관해 조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잔 파올로 달라라ʼ(Gian Paolo Dallara)가 걸어온 길은 밀라노 폴리테크닉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할 자리를 얻지 못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항공공학을 전공으로 정했는데, 이는 1950년대 말에 페라리가 공기 역학 전문의 모터스포츠 엔지니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다. 이미 레이싱에 사로잡힌 달라라는 페라리 포뮬러 원 및 스포츠 프로토타입 경주차와 더불어 250 GTO 개발을 위해 고용되었고, 그 뒤 마세라티로 옮겨 티포 63 ‘버드케이지’를 통해 숨막히는 기록으로 채워지게 될 이력서의 시작을 장식했다.

돔 형태의 앞 유리는 옛날 프로토타입 경주차를 떠오르게 하는 윤곽에 영향을 준다

27살이던 1963년, 달라라는 갓 시작한 람보르기니에 스카우트되어 미우라를 만든 팀을 이끌었다. V12 3.9L 엔진을 얹기로 한 그의 결정은 어느 정도 신형 미니의 기계적 구성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가벼움을 우선시했던 로터스 창업자 콜린 채프먼만큼은 아니었지만, 알렉 이시고니스는 달라라의 영웅이었다. 액체류의 무게를 뺀 스트라달레의 무게가 855kg에 지나지 않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

스트라달레의 무게가 그처럼 가벼운 이유에 관해서는, 데 토마소의 F1 진출 노력 과정에서 프랭크 윌리엄즈(Frank Williams)와 함께 일한 뒤인 1973년, 달라라가 설립한 달라라 아우토모빌리 다 콤페티치오네(Dallara Automobili da Competizione)를 살펴봐야 한다. 대단한 성공 이야기를 이어온 곳이다. 비록 한 바퀴를 돌 때의 성능 면에서는 포르쉐 956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란치아 LC1 및 LC2 르망 프로토타입과 같은 상징적 차들을 만드는 데 달라라 아우토모빌리가 도움을 준 지 수십 년이 지났다. 

레이스 모드는 새시를 낮추고 대형 날개는 800kg 이상의 다운포스를 내도록 돕는다

그러나 여전히 회사는 모터스포츠와 컨설팅 분야에서 선도적 섀시 제작자로 자리하고 있다. 초점을 주로 포뮬러 3과 인디카에 두고는 있지만, 오늘날 달라라의 하드웨어가 쓰이지 않은 1인승 포뮬러 경주차는 거의 없다. 달라라는 값비싼 카본으로 빠른 경주차를 만드는 장인이 되었고, 알루미늄 서브프레임을 제외하면 일반 도로용 스트라달레는 거의 전부 그것으로 만든다.

잔 파올로 달라라는 자신의 회사가 가진 전문성을 누구든 몰 수 있는 일반 도로용 차에 불어 넣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 그 결과는 전형적인 영국 도로에서 보기에는 무척 낯설기는 해도 화려해 보인다. 이 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만약 오늘날 타르가 플로리오 경주를 부활시키는 대신 미래에서 20년 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차들만 초청한다고 하면, 그 차들이 아마 스트라달레처럼 생겼을 지도 모른다. 패널들은 매끄럽고, 분할선은 좁으며, 구슬 같은 헤드라이트는 성난 모습이지만, 윤곽에는 반세기 전에 달라라가 설계를 도왔던 버드케이지를 닮은 분위기가 담겨 있다.

카본으로 만든 욕조형 구조는 탑승자를 잘 감싸고 마무리가 탁월하다. 달라라 차에서 기대하는 그대로다

마세라티 V12 3.0L 엔진만큼 이국적인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뒷차축 선 바로 앞에 가로로 설치되어 있는 것은 포드가 만든 직렬 4기통 2.3L 엔진을 400마력의 최고출력과 51.0kg·m의 최대토크를 내도록 보쉬가 전자적으로 조율한 것이다. 그 덕분에 스트라달레의 단위무게당 출력은 포르쉐 911 GT2 RS와 견줄 정도다. 

다만 너무 가벼운 덕분에, 달라라는 브렘보가 만든 주철 브레이크로 충분하고 파워 스티어링도 필요 없다. 6단 수동변속기 역시 포드 것이고(자동변속기도 선택할 수 있지만 무게가 40kg 늘어난다) 뒷바퀴 사이에는 기계식 차동제한 디퍼렌셜이 있다. 이 차에는 피렐리 P 제로 트로페오 R 타이어를 끼웠는데, 금세 닳아 없어지는 다른 차들의 트랙데이용 타이어만큼 대단한 타이어는 아니다.

포드 2.3L 엔진은 프로그램을 통해 300마력 또는 400마력을 내도록 설정할 수 있다

수입업자 조 마카리(Joe Macari)에게서 빌린 우리 시승차의 뒤에는 선택사항으로 최고속도를 시속 280km에서 266km로 끌어내리지만 다운포스를 극대화하는 카본 스포일러가 달려 있다. 전체적으로 스트라달레는 최고속도에서 820kg이라는 놀라운 수준의 다운포스를 만든다. 이는 활용하는 면적이 훨씬 더 작음에도 맥라렌 세나보다 20kg 더 큰 힘이다. 넓은 흡기구와 넓은 바지보드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인식을 정말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바로 스포일러다. 달라라는 BMW 1 시리즈보다 더 좁을 뿐 아니라 더 짧기도 한데, 존재감만큼은 크기가 5 시리즈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앞 유리가 멋진 돔 형태로 되어 있고, 그 끝부분이 진정한 프로토타입 스타일로 카본 차체에 잘 자리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앙 와이퍼 암은 진짜 그룹 C 경주차의 모습이다(앞 유리 와이퍼가 그처럼 기억을 되살릴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도어는 없지만, 쉽게 걸터 앉을 수 있을 만큼 턱이 낮고 좌석의 움푹 파인 부분에는 친절하게도 ‘이곳을 밟으시오(STEP HERE)’라고 써 놓았다.

최대 820kg의 다운포스를 만드는 카본 스포일러

탑승공간 자체는 작다. 기본적으로 운전자와 탑승자가 다리를 미끄러뜨려 넣을 수 있는 두 개의 홈이 파여 있고, 카본이 노출된 욕조형 구조의 삭막함을 누그러뜨리는 가죽 내장재가 있으며, 기본 값이 15만9600유로(14만1400파운드, 약 2억898만 원)인 이 차의 삭막함을 누그러뜨릴 몇 가지 장비를 더하면 값은 23만3000유로(20만6400파운드, 약 3억505만 원)로 치솟는다. 그럼에도 스트라달레의 좌석은 기본적으로 구조에 패딩만 고정한 것이어서, ‘편안’하려면 왼쪽에 숨겨진 레버를 당겨 페달 박스를 밀어야 한다. 대신 지름이 320mm로 작은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를 향해 길게 뻗어 있고, 기어 레버는 완벽한 위치에 있다(가볍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반적으로 운전석 위치는 좋다. 케이터햄 세븐 만큼은 아니지만 말이다.

차 이름은 ‘일반 도로용 달라라’라는 뜻이고, 오늘 우리가 있는 장소도 그런 곳이지만, 스트라달레는 사실 트랙 주행을 의도한 차다. 이 사실은 금방 알 수 있다. 표면이 거친 페달은 묵직하지만 액셀러레이터의 민감도와 클러치가 맞물리는 지점은 모두 높고 위험할 정도로 얕다. 브레이크 페달은 비슷하게 빨리 제동하고, 제동력이 상당히 크며, 전반적으로는 부드러운 국도보다 시속 240km에서 해머를 휘두르듯 힘차게 밟을 때에 더 알맞게 조율한 느낌이 든다. 포드의 터보 엔진 역시 달라라의 스포츠 머플러를 통해 우렁찬 소리를 내고 작은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평범하지는 않다. 그러나 운전석은 최소한 대다수 모노코크 구조 기반의 트랙데이용 특별 모델들보다는 진동이 잘 차단되어 있다. 앞 타이어 너비가 205mm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단 걷는 속도로 한 번 달려보면 쉽게 익숙해질 만큼 다루기 쉬워진다. 운전 공간은 탁 트이고 원초적인 느낌이지만, 카본의 패턴은 무척 단정하고 스티어링 휠은 스트라달레를 럭셔리 제품으로 받아들일 만큼 아주 프로답다. 포드 차에서 가져온 기어 레버가 아쉬울 뿐이다.

움직이는 동안에는 달라라의 섀시가 얼마나 뛰어난지 깨닫게 된다. 스티어링도 주목할 만하다. 고속에서 깃털처럼 가볍지만 실리는 무게가 늘어나고 저항이 커지기 시작하면 너그러움을 보여주는 만큼 선형적인 반응도 극대화된다. 힘들지 않도록 도와주는 기능이 없는 여러 장치에서도 특성은 비슷하지만, 스트라달레는 평균 이상의 능숙함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움푹 파인 곳을 넘거나 바퀴자국을 지날 때에도 조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도로와의 연결감이 이처럼 뛰어난 것이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고, 스트라달레 같은 차라면 거친 노면에서 운전하기 까다롭다고 예상하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헬멧을 위한 수납공간이 숨어있다

리바운드는 물론 저속과 고속 때의 압축 특성도 조절할 수 있는 댐퍼의 작동 질감은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우리는 서스펜션을 시내주행에 어울리는 속도에서는 옆구리를 매우 아프게 만들 만한 중간 단계로 설정했지만, 일단 무게가 실리고 나면 서스펜션은 차의 카본으로 만든 욕조형 구조를 마치 대단히 두텁고 팽팽한 밀착 필름이 떠받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과 마찬가지로, 서스펜션은 절대로 노면과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고, 적당히 위아래 움직임을 허용하면서도 코너를 지날 때에는 차체가 기울지 않는다. 롤링이 없다는 점은 무엇보다도 더 인상적이다. 앞 타이어 접지력이 입을 꼭 다문 조개를 연상케 하고, 2단과 3단으로 통과할 만한 코너에서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섀시를 다루기 쉽게 만든다. 코너링할 때의 일체감 역시 놀랍고, 앞바퀴의 궤적을 따르는 뒷바퀴는 마치 한낮의 그림자와 같다.

그러나, 오늘 달라라 스트라달레의 운전을 꺼리게 되는 주된 이유는 손대지 않은 잠재력이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잠재력 중 일부는 앞으로도 손대지 않은 채로 남을 것이다. 보쉬는 포드 엔진을 포커스 RS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아차릴 수 있는 것보다 더 반응이 뛰어나고 강력하게 만드는 훌륭한 튜닝을 해냈지만, 로터스 엑시즈 스포트 410에 올라간 토요타 V6 엔진의 칼날 같은 날카로움에는 비교할 수 없다. 변속기도 마찬가지여서, 한껏 성능을 높인 해치백의 것으로는 훌륭하지만, 트랙데이 전용 특별 모델을 가볍게 위장한 차라는 관점에서는 정확성이 부족하다. 아마도 달라라가 오버스퀘어 VTEC 엔진과 경이로운 변속기를 단 에리얼의 뒤를 따라 혼다를 선택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본다.

잠재력 가운데 손댈 수 있는 부분은 섀시에 있다. 도로를 달릴 때에는 엄청난 접지력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균형을 느낄 수 있는데, 그 결과 운전자의 꼬리뼈를 중심점으로 뒤 차축이 돌기 전에 나타나는 언더스티어는 아주 약하다. 그 느낌은 환상적이다. 스티어링은 감각적으로 거의 완벽할 만큼 투명하고 섀시는 고분고분한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준보다 더 능수능란하고 진지하다. 달라라 스트라달레는 특정한 경쟁차들과 비교하면 값비싸고 인상적인 동력계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이름 중 하나가 창조해낸 상징적 차면서 알맞은 길을 달릴 때에는 극단적인 차이기도 하다. 아마도 트랙에서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할 것이다. 


컨설턴트로서의 달라라

경주차는 여전히 달라라가 집중하고 있는 영역이지만, 회사는 스트라달레의 설계가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일반 도로용 승용차에 관한 컨설팅을 했다.
달라라는 부가티 베이론의 차체를 설계하고 공기역학 특성을 다듬었으며, 최근 최고시속 480km가 넘는 시론의 특별 모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달라라의 생산 및 풍동시험 능력의 도움을 받은 다른 차들 가운데에는 엔초 기반의 마세라티 MC12와 KTM X-보우가 있고, 달라라가 독자적으로 작고 가볍고 기술적으로 정교한 일반 도로용 승용차를 만들기 위해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운 차가 KTM과 알파 로메오 4C였다.
마찬가지로, 주요 OEM 업체와 경주 시리즈와 수익성 좋은 계약을 받아들여야 했다는 것은 스트라달레를 실제로 만들기 전에 몇 차례 잘못 시작한 일이 있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Dallara Stradale

감각적인 섀시는 도로에서도 좋지만 서킷에서는 더욱 뛰어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더 많은 엔진을 원한다

가격    14만1400파운드(약 2억898만 원)
엔진    직렬 4기통, 2300cc,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400마력/6200rpm
최대토크    51.0kg·m/3000-5000rpm
변속기    6단 수동
무게    855kg
0→시속 100km 가속    3.3초
최고시속    265.5km/h(스포일러 장착시)
연비    미공개
CO2, 세율    미공개
라이벌    BAC 모노 R, 로터스 3-일레븐 430, 래디컬 R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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