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GT, 이게 GT야, 슈퍼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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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 GT, 이게 GT야, 슈퍼카야?
  •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 승인 2019.11.20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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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도 맥라렌 같고… 움직임도 맥라렌 같은데…
이게 GT야, 슈퍼카야?

 

맥라렌은 이 차가 새로운 종류의 GT카 라고 말한다. 보다 가볍고, 보다 역동적이며, 보다 맥라렌다운 GT카 라는 것이다. 이 차가 나오게 된 것은 570GT가 모든 것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570S보다 화려하고 빠르며 실용적이지만, 고객들이 원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결과물이 바로 맥라렌 GT다.

이 차는 570GT에서 이름과 외형을 바꾼 ‘570GT 순한 맛’ 정도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카본파이버 모노셀 구조의 차체와 720S에도 탑재되는 4.0L 엔진-소형 터보차저와 고압축 피스톤이 포함된-과 프로액티브 섀시 컨트롤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조향, 브레이크, 안정성 제어 시스템 등은 맞춤 설계되었으며, 타이어는 젖은 도로에서 보다 향상된 성능을 내는 화합물이 더해진 새로운 피렐리 P 제로가 장착됐다.

넓은 수납공간 확보를 위해 엔진 위치가 낮아졌으며, 차량 앞부분을 높여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넘을 수 있는 과속방지턱 역시 넘을 수 있다. 실내에는 이전보다 5배 빨라진 최신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장착된다. 그럼에도 가격은 맥라렌 기준에선 놀라운 16만3000파운드(약 2억4091만 원)의 높지 않은 가격이다. 맥라렌은 이 모델이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GT는 독립형 모델이어서 2023년까지의 제품 계획에는 스파이더 버전 생산이 예정되어 있지 않다.

 

4.0L 엔진은 2개의 배기구를 통해 생생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차량의 60%가 새로운 것임에도 새로운 맥라렌이나 새로운 GT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냥 맥라렌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썩 나쁘지 않다.

실내 공간 품질은 570GT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 570L의 적재 공간은 2+2 타입 경쟁 모델의 뒷좌석 공간을 배제한다면 충분히 최고로 꼽을 만 하다. 애스턴마틴의 DB11이나 벤틀리 컨티넨탈 GT와 같은 전통적인 GT 모델에서 볼 수 있는 편안함이나 친근함과는 거리가 있다.

엔진은 조용한 편은 아니나 음색을 조율하기 위한 배기 튜닝과 흡음재를 사용해 날카롭고 선명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만약 제조사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전통적 GT다운 박력 있는 사운드를 구현하길 원했다면 더 잘 어울리는 크로스플레인 크랭크샤프트를 장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배기밸브가 닫힌 상태의 탑 기어 가속 과정에서 일부 삐걱거리는 소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어쨌든 여전히 맥라렌다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최고출력에 더 일찍 도달하고 토크는 균일하게 나오며 720S의 미친듯한 탑엔드를 갖고 있진 않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단도같은 모습으로, 대검과 같은 느낌을 주는 다른 모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훨씬 큰 차체의 기존 GT가 코너를 빠져나갈 때 주로 사용하는 ‘느린 진입, 빠른 탈출’ 방식은 필요하지 않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진입해 빠져나갈 수 있으며, 코너 중간쯤에서 라인을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오른쪽 발이나 유압 스티어링의 조작으로 미세하게 라인을 바꿀 수 있다. 민첩함이나 무게 면에서 뒤떨어지는 애스턴마틴이나 벤틀리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당신이 기존 GT들에 의해 희생당한 그립, 안정성, 느낌, 접지력 등과 같은 슈퍼카의 특성을 담은 제품을 찾고 있다면 맥라렌 GT에서 요구에 부합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넓고 텅 빈 길에서 경쟁자들 중 하나를 만난다면 맥라렌은 당혹스러울 정도의 속도로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질 수 있다.

 

GT는 슈퍼카의 핸들링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루기 쉽다

 

그래서 이 차가 갖는 유일한 문제점은 그 이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수하물 공간과 정교한 서스펜션이 주는 놀라운 승차감에도 불구하고 맥라렌 GT는 함께 하기 매우 좋은 차임에도 슈퍼카처럼 보이고, 느껴지며, 움직인다.

실제로 맥라렌 GT가 벤틀리 오너들을 유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으나, 훨씬 더 고급스럽고 실용적이며 편안한 570GT를 원하는 맥라렌 고객은 이번 맥라렌 GT의 출시가 기쁜 일이었을 것이다. 맥라렌이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을 뿐 아니라 제품 개발에도 적극 반영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720S에 관심을 보이지만, 훨씬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가 될 것이다.

맥라렌은 이제 새로운 GT에 대한 피드백을 기다린 후 같은 라인업에 속하게 될 더 편안한 모델을 개발할 것이다. 2+2 맥라렌에 대한 소문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아마 그 차가 맥라렌의 진정한 GT로 자리하기엔 어렵다고 본다. 그때까진 이름은 접어두고 뛰어난 성능의 차 자체에 집중하자. 어쩌면 이름을 ‘실용적인 슈퍼카’(Pragmatic Supercar)로 지었다면 더 정확하고 덜 어색하지 않았을까…? 

 

아늑한 인테리어는 품질이 우수하지만 애스턴마틴, 벤틀리 같은 라이벌보다는 공간이 작다

 

McLaren GT

지금까지 맥라렌이 선보인 차들 중 가장 사용자 친화적인 모델이나, 피는 속일 수 없다. 
특성보다는 이름에서만 GT의 느낌을 찾을 수 있다.     

가격    16만3000파운드(약 2억4091만 원)
엔진    8기통, 3994cc,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620마력/7500rpm
최대토크    64.kg·m/5500rpm
변속기    7단 DCT
무게    1530kg
0→시속 100km 가속    3.2초
최고속도    시속 326.7km
연비    8.4km/L
CO2, 세율    270g/km, 37%
라이벌    애스턴마틴 DB11 AMR, 벤틀리 컨티넨탈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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