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전기 버기카, 폭스바겐 ID.버기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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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전기 버기카, 폭스바겐 ID.버기를 타다
  • 그렉 케이블(Greg Kable)
  • 승인 2019.10.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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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ID.버기는 1960년대 모래 언덕을 내달리던 버기카의 정수를 계승하여 21세기에 걸맞은 전기 자동차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렉 케이블이 이 차를 타봤다
폭스바겐의 ID.버기는 생산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콘셉트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새로운 서브브랜드 ID를 통해 전기화된 미래로 한층 더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자사의 차량들을 전기화하는 프로그램에 약 400억 파운드(약 58조5200억 원)를 투자하며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직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최신형 콘셉트 카는 일련의 ID 시리즈 콘셉트보다도 훨씬 더 단순해진 머신으로 돌아갔다. 

‘ID.버기’는 과거 ‘마이어스 맹스 듄 버기’(Meyer Manx Dune Buggy)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2인승 오프로드 차량이다. 조상격인 듄 버기와 마찬가지로 문과 지붕이 없고 최소한의 조종간만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마이어스 맹스 듄 버기가 폭스바겐의 비틀 섀시에 기초한 것과 달리, ID.버기는 추후 등장할 ID.3 해치백과 동일하게 폭스바겐의 새 MEB 전기자동차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 콘셉트 모델의 존재 이유는 ID 시리즈에 즐거움을 주입함과 동시에 MEB 섀시의 모듈화와 이를 통한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것 이상이었다. 

폭스바겐은 버기카를 소량 생산하여 ID 라인업에 추가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 소규모 생산 역량이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곧 1960년대에 마이어스 맹스와 같은 회사들이 비틀을 기초로 한 버기카들을 생산했던 것처럼, 버기카 생산에 관심이 있는 회사들에게 MEB 섀시를 라이선스로 제공하고자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이미 MEB 섀시를 사용하기로 합의한 독일의 회사 ‘e.GO’ 또한 포함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실들은 모두 미래의 이야기다. 현재 ID.버기는 단 한 대만이 존재하며, 좋은 소식은 비록 저속이지만 실제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차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근교의 약 27km 거리를 달리는 동안 많은 관심을 끌었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우왕좌왕했으며,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타고 있던 한 운전자가 우리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ID.버기는 둥근 헤드라이트와 낮게 배치된 범퍼 등으로 오리지널 버기의 친근한 인상을 성공적으로 재현해냈다.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아무 장식 없는 플라스틱 바디가 마치 섀시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강화된 윈드스크린은 독립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뒷좌석 뒤로 배치된 견고한 구조물은 차량이 전복되었을 때 운전자와 승객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복합 섬유 소재로 제작된 클립 고정 방식의 지붕을 적용해 비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18인치의 휠에는 BF 굿리치의 올 터레인 타이어(앞 255/55, 뒤 285/60)가 장착되었다. 사이드월 프로파일이 넉넉해 이 버기는 ID.3보다 60mm 이상 높은 지상고를 확보할 수 있었다. 

동력 전달은 뒤쪽으로 배치된 전기 모터를 통해 이뤄지며, 이 모터는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31.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도록 개발됐다. 동력은 리어 휠로만 전달하며, 최적의 트랙션을 확보하기 위한 토크 벡터링 효과를 제공하는 전자식 디퍼렌셜을 사용한다. 폭스바겐은 0→시속 100km 도달까지 7.2초가 걸린다고 밝히고 있다. 
동력은 62kWh 배터리를 통해 제공되며, 이를 통해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약 155마일(약 250km)로 추정된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100kW의 충전기를 사용해 충전할 때, 30분 이내에 배터리가 빈 상태에서 약 80% 수준까지 충전할 수 있다. 

리어 드라이브 구동 배치는 오리지널 버기의 그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다른 ID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추가 전기 모터를 프런트 액슬에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네바퀴굴림 기능 또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방 액슬을 구동하기 위해 뒤쪽에 전기 모터가 한 개 장착된다

ID.버기를 운전했던 시간은 일반 도로 위에서 잠깐 동안 운행하는 정도로 제한되었기 때문에 모래를 흩뿌려대는 콘셉트 본연의 기능을 경험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최고 속도가 시속 32km로 제한되어 있었음에도, 이 버기가 충분히 양산될 만큼 완성도 있고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 버기카를 모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운전석에 올라타는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높게 장착된 측면 구조물에 걸터앉아, 안쪽 다리를 먼저 운전석 쪽으로 넘겨 넣고 등 쪽 방향으로 운전석에 털썩 주저앉는 것이다. 

일단 운전석에 앉으면 작은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육각형에 가까운 스티어링 휠을 마주하게 된다. 이 스티어링 휠의 좌측에는 표시등을 제어하는 회전식 다이얼이 위치하고 우측에는 주행 및 정차를 위한 다이얼이 배치된다.

미니멀리스틱한 내부 인테리어는 내구성 강한 소재를 사용하며, 현대적 기준에서 보았을 때 기본형에 가깝다. 여기에는 인포테인먼트도 제외되어 있으며, 단지 시트 사이에 블루투스 스피커가 배치되었을 뿐이다. 이 차는 그야말로 순수하고 단순한 드라이빙의 재미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측에 위치한 컨트롤러를 돌리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이 버기카는 소리 없이 폭발하듯 가속한다. 즉각적인 반응으로 강력한 토크를 리어 휠로 전달해 성능을 뽐내지만, 최고속도가 제한되어 있어 순간적으로만 느낄 수 있다.

바람이 당신의 머리를 스치는 동안 프런트 윙 너머로 밖을 내다보게 된다면 당신은 마이어스 맹스를 무척이나 많이 떠올리게 될 것이다.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이 새로운 세대의 버기카는 단지 흔히 볼 수 없는 것뿐 아니라, 독특한 드라이빙 감각을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부분은 그 단순함에 있다. 

EV 차량의 드라이브 라인 특성은 오프로드 버기카의 요건을 매우 쉽게 만족시킨다. 일반적으로 이 클래스의 차량들은 장거리 주행을 위한 자동차가 아니고, 차체에 불필요한 무게가 추가되지 않기 때문에 배터리는 충분한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스티어링은 가볍고 극단적일 정도로 반응성이 좋다. 압축시 100mm, 신장시 90mm의 움직임 간격을 제공하는 서스펜션의 스프링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고 우수한 승차감을 보장한다. 또 다른 매력 포인트로는 아주 작은 회전 반경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써 이 차량의 역동적 특성에 대해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린다면 그것은 부당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ID.버기는 단순히 오리지널 마이어스 맹스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이 갖고있는 놀라운 수준의 다재다능함을 매우 설득력 있게 증명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완전한 모듈형 특성을 갖고 있는 전용 전기 자동차 섀시를 통해, 놀랍도록 광범위한 서로 다른 모델들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이 버기카가 실제로 생산될 수 있을까? 기쁘게도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생산 모델이 곧바로 영국의 도로에 등장하게 될 것을 기대하진 말 것. 폭스바겐은 ID.3를 소개하기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따라서 적은 수량의 모델 생산을 위해 외부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ID.버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폭스바겐이 스스로의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전동화된 자동차 세계의 미래에서 틈새시장을 메울 수 있는 콘셉트를 부활시켰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듄 버기는 어떻게 등장할 수 있었나

폭스바겐 듄 버기의 아버지로 불리는 브루스 마이어스

서퍼이자 전직 해병에서 보트 제작자로 변신한 브루스 바이어스는 196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보이기 시작한 무거운 8기통 엔진의 비치 버기에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방법은 비틀 플랫폼을 더 짧게 개조하고 그에 걸맞은 새 유리섬유 차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비틀의 수평대향 4기통 엔진과 후륜 구동 레이아웃은 유지하면서, 짧아진 휠베이스로 핸들링을 더욱 극대화했다.

그가 만든 버기카는 곧 널리 알려졌고, 마이어스는 이 차량들을 생산하기 위해 마이어스 맹스를 설립해 1965년부터 1971년 사이에 약 6000여 대를 생산했다. 이 차의 경량화 지다인은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와 같은 영화에 등장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모래 언덕 레이싱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또한 또 다른 소규모 제작사들이 비틀을 기초로 자신들만의 버기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제가 되었다. 이러한 버기카들은 약 300여개의 회사들에서 총 25만 대 가량이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버기카들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VOLKSWAGEN ID.BUGGY CONCEPT

엔진     후방배치 전기모터
배터리    62kWh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5kg·m
공차중량    미공개
최고시속     159.3km
0-100km 가속     7.2초
주행가능거리     249.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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