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나스카에서 한국산 자동차를 만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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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나스카에서 한국산 자동차를 만난다면?
  • 최중혁
  • 승인 2019.10.2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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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동차 경주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이벤트는 F1 그랑프리다. 하지만 미국에선 F1보다 훨씬 인기 있는 자동차 경주가 있다. 바로 나스카(NASCAR, 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다. 어린이들은 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카(Car)’로 나스카를 접했겠지만 40대 이상 ‘아재’들에게 나스카는 한 때 부부였던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만이 출연한 영화 ‘폭풍의 질주’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8월 7일 미시간 국제 스피드웨이에선 나스카컵 시리즈가 열렸다. 나스카는 매년 2월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개막전을 치른 후 10개월 간 미국 전역에서 총 36번의 레이스가 열린다. 미시간에서는 6월과 8월 두 차례 경기가 있었다. 필자가 방문한 경기장엔 레이싱을 관람하려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운집했다. 미국 자동차의 메카인 미시간에선 여름에 집중적으로 크고 작은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데, 그 중 나스카가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다.

미국에서 NFL과 함께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기 스포츠인 나스카는 금주법 시대에 경찰 추격을 따돌리고 위스키를 판매하기 위해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개조한 차량을 가지고 갱단이 주말마다 레이싱 시합을 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된 이후에도 이 레이싱에 로망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비공식적으로 대회를 하다 이 경주의 사업성을 알아본 빌 프랑스가 1948년 플로리다 데이토나를 나스카 본사로 삼고 공식대회로 시작했다.

나스카는 F1과 많이 비교되는데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우선 나스카에선 F1과는 달리 스톡 카(Stock Car)라고 불리는 경주용 차량을 이용한다. 이 차량은 보기엔 일반 차량처럼 보이지만 속은 완전히 개조돼 최고시속 약 320km까지 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F1 포뮬러 카는 타이어가 밖으로 나와 있고 운전석도 외부에 노출돼있다. 차량 평균 가격은 나스카 레이싱카가 125~150만 달러(약 15억~18억 원)이지만 F1 레이싱카는 1050만 달러(약 126억 원)으로 약 10배 가까이 차이난다.

과거 나스카에는 미국 브랜드만 참여할 수 있어 오랫동안 쉐보레, 포드, 닷지 3개의 제조사들만 후원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미국에서 일정 이상 생산된 차량으로 규정이 완화돼 2007년부터 토요타가 제조사로 참여하게 됐다. 이후 2012년 닷지가 우승하고 난 뒤 더 이상 스폰서로 참여를 하지 않게 되어 나스카에서는 다시 3개사의 차량만 볼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차이점은 트랙이 다르다는 점이다. F1은 작고 큰 커브들이 이어지는 복잡한 트랙에서 경기를 하지만 나스카는 일반적으로 단조로운 타원형 오벌(Oval) 트랙에서 경기를 진행한다. (물론 F1과 유사한 로드 트랙 경기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특징 때문에 관중석에서 모든 상황을 그대로 볼 수 있고,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스카 레이스는 ‘자동차 쇼트트랙’이라고 불릴 정도로 순위가 쉴 새 없이 뒤바뀐다. 나스카는 F1보다 머신에 적용되는 기술에 제한이 많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실력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드라이버들은 레이스 중반까지는 페이스를 관리하다가 막판엔 추월을 위해 엄청난 속도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레이스가 10바퀴 남짓 남았을 땐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다른 모터스포츠보다 후원 업체들의 광고를 더 쉽게,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나스카 머신을 보면 차량 문짝과 지붕, 문짝, 후드, 범퍼 등 빈틈없이 수많은 광고가 붙어있다. 레이스 슈트에도 수많은 후원 업체의 로고가 보인다. 메인스폰서로서 후드에 로고를 붙이는 금액이 최소 2000만 달러(약 250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S&P500 기업뿐 아니라 가수가 앨범 홍보 차 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도 지난 2012년 타깃 협찬으로 레드(RED) 앨범 홍보를 위해 차량 후드에 얼굴을 붙인 적이 있었다. 한국 기업 중엔 삼성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과거에 나스카 스폰서로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 회사의 차량을 나스카에서 볼 날이 올까? 현대차가 2020년 또는 2021년에 나스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막대한 참가비용이 걸림돌 중 하나라고 하는데, 만약 참가가 결정된다면 현대차는 미국에서 잘 팔리는 해외 자동차 업체 중 많은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 분명하다. 향후 현대차가 픽업트럭 등 지금보다 미국에서 라인업을 더 늘릴 계획이 있다면 나스카 참가는 충분히 홍보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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