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있는 왜건, 뉴 푸조 508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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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있는 왜건, 뉴 푸조 508SW
  • 송지산
  • 승인 2019.09.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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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건은 스타일이 별로라고? 편견을 버리자. 뛰어난 성능과 편의성에 세련된 외모까지 갖춘 프랑스의 실력파 왜건이 등장했으므로

과거 유럽 여행에서 차를 렌트한 적이 있었다. 4명이 타야하고, 1인당 큼지막한 캐리어 하나씩에 배낭까지 딸려있어 많은 공간이 필요한 상황. SUV는 가격이 비싸 좀 더 저렴한 왜건을 선택했는데, 4명의 거창한 짐을 꽉꽉 밀어 넣을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공간과 안정적인 주행감으로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푸조 508 SW를 만나며 소환해낸 기억이다. 그런 만큼 기대가 적지 않았다. 높은 실용성과 안정감에 스타일까지 더해진 푸조 508 SW, 왜건의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서 호평 받을 수 있을까?

외관에선 왜건 특유의 이미지를 덜어내려는 푸조의 노력이 엿보인다. 부드러운 곡선 중심의 라인은 보닛에서 앞유리를 타고 지붕을 따라 흐른다. 패스트백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마무리된 후미는 네모난 박스를 연상시키던 기존의 왜건과는 다른 모습이다.

실내 구성 전반은 508과 동일하다. 한손 운전을 선호하면 스티어링 휠에 적응이 필요하다<br>
실내 구성 전반은 508과 동일하다. 한손 운전을 선호하면 스티어링 휠에 적응이 필요하다

방향지시등을 겸하는 전면의 주간주행등은 브랜드의 상징인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했다. LED 헤드라이트와 입체감을 살린 크롬 그릴이 만들어내는 표정은 웃는 듯도 하지만 날카로운 인상을 보여주는 듯한 오묘함이 느껴진다. 그릴 주변으로 입체감을 살린 점도 눈에 띈다. 뒷모습은 좌우 리어램프가 이어져 만드는 사다리꼴 형태의 디자인이 안정감을 준다. 적재함 중간정도부터 비스듬히 떨어지는 테일 게이트가 날렵하다. 

실내는 먼저 선보인 508과 동일한 구조다. 야간에는 대시보드와 도어에 장착된 LED 라인이 근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 휠은 하단이 평평한 D컷 형태가 아닌, 상하 모두 평평한 모양으로, 처음은 좀 어색하지만 금방 적응한다. 스티어링 휠 뒤로 패들 시프트가 위치해 있으며, 좌측 방향지시등 레버 아래로 크루즈 컨트롤과 속도 제한 기능 관련 버튼들이 모인 뭉치가 있다. 

8단 자동변속기는 활동폭이 넓다<br>
8단 자동변속기는 활동폭이 넓다

차세대 아이-콕핏이 자리한 계기판은 원하는 대로 표시 방법을 바꿀 수 있는데 그래픽이 화려하고 자연스럽다. 8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앞으로 배치된 피아노 건반 모양의 메뉴 호출 버튼은 독특하다. 공조 장치 조작은 스크린에서도 가능하고 피아노 건반 하단에도 조작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기본 탑재된 내비게이션은 없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불편함은 없다. 기어 레버 등이 있는 비스듬한 조작부 뒤편 터널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와 USB 포트가 자리한다.

고급 나파 가죽이 적용된 시트는 몸을 감싸는 형태에서 편안하다. 전동으로 조절되며 8방향 요추 지지대가 내장되어 허리에 부담이 덜하고, 마사지 기능도 있어 장거리 운전이 편하다. 메모리 시트는 가족들이 함께 이용하는 경우 매번 번거롭게 시트를 맞출 필요 없어 유용하다.

2열은 무릎 공간이나 머리 공간 모두 여유있다<br>
2열은 무릎 공간이나 머리 공간 모두 여유있다

2열 좌석은 널찍하다. 밖에서 볼 땐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이지만, 실내에선 2열 헤드룸 부분을 좀 더 파내 공간을 확보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4인 가족의 패밀리카로 왜건이 호평 받는 이유는 이런 여유 있는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왜건의 강점인 트렁크 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기본 제공되는 공간은 530L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780L의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평균키 정도의 2인이면 일명 ‘차박’도 문제없을 정도로 길고 넓다. 바닥면 좌우로는 레일이 더해진 짐고리가 있어 다양한 크기의 화물을 고정할 수 있고 2열 시트에 스키스루 기능도 있어 긴 화물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508 SW에는 2.0L BlueHDi 엔진이 탑재되어 177마력/3750rpm, 40.8kg·m/2000rpm의 성능을 낸다.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13.3km/L. 스포츠, 표준, 컴포트, 에코 4가지의 주행모드는 기어 레버 위편 조작 버튼으로 변경할 수 있다. 패밀리카로 선호하는 왜건에서 스포츠 모드가 어색하겠지만, 본질은 중형 세단인 508임을 잊지 말자. 

스포츠 모드로 2.0L 디젤 엔진의 진정한 파워를 경험할 수 있다<br>
스포츠 모드로 2.0L 디젤 엔진의 진정한 파워를 경험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선 전 영역에서 거센 파워가 차를 급격히 밀어붙인다. 8단 자동변속기의 전반적인 주행감이나 변속은 매끄럽게 이뤄지며 급가속 시 저단으로 변속될 때 약간의 충격이 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표준이나 컴포트, 에코 모드에서는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출력이 나와 운전하기 편하다.

조향감은 전반적으로 묵직하다. 저속에서는 가벼워지고, 고속에선 무거워지는 느낌이 확연하게 구분되지만, 그 바탕에는 묵직함이 깔려있다. 비교적 차분하고 안정적인 핸들링을 보여주지만 짧은 코너가 계속 이어지는 구간을 빠르게 달리고 나면 손목이 약간 뻐근해진다. 안정감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점은 왜건다운 설정이다.

 트렁크는 2열 시트를 접으면 사람이 누울 만큼 넓어진다<br>
 트렁크는 2열 시트를 접으면 사람이 누울 만큼 넓어진다

시트와 서스펜션이 잘 어우러져 노면 진동이나 충격은 확실히 적다. 코너에서도 낮은 차체가 주는 안정감과 함께 빠르게 자세를 잡아주는 모습은 역시 레이스에서 잔뼈가 굵은 푸조답다. 

주행에서의 정숙성도 좋은 편이다. 이중 유리라던가 노이즈 캔슬링과 같은 특별한 소음저감 대책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주행 중 소음이 거슬리거나 하는 일 없었다. 게다가 프레임리스 도어임에도 이 정도 정숙성은 엄지를 치켜 들 만하다.

일상 주행에선 차분함과 안정감이 돋보인다<br>
일상 주행에선 차분함과 안정감이 돋보인다

운전 보조 기능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차선이탈 방지,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오토 하이빔, 제한 속도 인식 및 권장 속도 표시 등 다양하다.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은 시동을 켤 때 자동으로 활성화되며 스티어링 휠 좌측 버튼으로 해제 가능하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방향지시등 레버 하단에 위치한 버튼 뭉치 중 중앙의 다이얼을 돌려 작동시킨다. 푸조 계열의 차를 처음 타본 사람은 쉽지 않겠지만, 얼마간 손으로 더듬고 나면 적응할 수 있다. 차로 이탈 보조 기능은 차선 이탈 시 스티어링 휠을 살짝 돌려 원래 차로로 복귀할 수 있게 돕는다. 운전 보조 기능이 잘 갖춰져 있지만 전반적인 기능들이 앞으로 나서기보단 뒤에서 슬쩍 도와준다는 느낌이다.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카로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안정감과 넓은 공간을 원한다면 왜건을 고려할 만하고, 스타일까지 갖추길 원한다면 508 SW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기존 왜건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린다면 새로운 패밀리카가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날렵해진 뒷모습이 스타일리시한 왜건을 완성한다<br>
날렵해진 뒷모습이 스타일리시한 왜건을 완성한다

 

PEUGEOT 508 SW GT LINE
가격    5131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780×1860×1420mm
휠베이스    2800mm
엔진    직렬 4기통 1997cc 디젤 터보
최고출력    177마력/3750rpm
최대토크    40.8kg·m/2000rpm
변속기    8단 자동
연비(복합)    13.3km/L
CO₂배출량    143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35/45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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