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역사와 가치를 보여주는 자동차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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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역사와 가치를 보여주는 자동차 박물관
  • 최중혁
  • 승인 2019.09.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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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발명한 나라인 미국이 자동차 산업을 포기할 수 없다.”

역사를 잘 모르는 일반인의 발언이 아니다. 바로 미국의 버락 오바마(Obama)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 시작 후 첫 의회 연설에서 한 발언이다.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실제로 많은 미국인들은 자동차 대중화를 이끈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발명했다고 믿고 있다. 그만큼 미국 자동차 역사에서 포드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실제로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은 독일의 카를 벤츠(Karl Benz)다. 1886년이었다. 미국에서 휘발유 자동차가 처음 생산된 것은 1893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포드의 모델T는 1908년에 출시됐다.

지난 7월 초, LG화학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자동차 산업과 관련있는 LG그룹 계열사에서 선발된 수십 명의 임직원들이 미시간에 방문했다. 자동차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경험하고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려는 계획이었다. 이들의 일정엔 당연히 헨리포드 뮤지엄 ‘포드 피퀘트 공장’(Piquette Avenue Plant)이 포함됐다. 이곳이 미국 자동차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미 자동차 빅3 업체 중 GM과 크라이슬러는 일반인이 방문할 수 있는 박물관이 없다. 포드는 여전히 창업주 가문이 소유하고 있지만 다른 두 업체는 그렇지 않은 점이 이유 중 하나로 추측된다.

포드의 본사가 있는 미시간 디어본(Dearborn)에 위치한 헨리포드 뮤지엄은 모델T로 천문학적인 돈을 번 헨리포드가 1929년 둘도 없는 친구 에디슨의 전구 발명 50년을 기념해 설립한 박물관이다. 포드는 한때 에디슨이 설립한 회사의 엔지니어였으며 후엔 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에디슨은 이 건물이 처음 지어질 때 첫 삽을 뜨고 자신의 사인을 남겼다. 이곳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 박물관엔 포드의 과거 모델뿐 아니라 브랜드와 관계없이 미국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자동차들이 다수 전시돼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요청으로 특별 제작됐던 방탄 자동차와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 당시 타고 있던 링컨 콘티넨털 X-100이 바로 그것이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델T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비행기와 한 때 포드가 소유했던 철도도 있다.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포드 피퀘트 공장은 1904년에 건립됐으며 포드의 모델T를 처음으로 생산한 곳이다. 포드가 확장함에 따라 공장이 이전하면서 이 건물은 이후 여러 업체들에게 매각됐다. 하지만 2000년 초에 헨리 포드 헤리티지 협회 회장 폴섬과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비영리법인 ‘모델T 오토모티브 헤리티지 콤플렉스’를 설립해 공장을 인수, 지금의 전시공간으로 거듭났다. 이곳에선 포드의 초기 모델 대다수를 볼 수 있다.

이처럼 포드가 앞장서서 자신들의 헤리티지를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은 이 브랜드를 사랑한다. 사랑하다 못해 헨리포드를 자동차 발명가로까지 생각한다. 이는 자동차 판매대수에서도 엄연히 드러난다. 2018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브랜드는 바로 포드다. 238만 1천 대가 판매돼 미국 내 점유율 13.7%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브랜드는 토요타(점유율 12.2%)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뉴트로(New-tro)에 열광한다. 이는 ‘뉴’(New)와 ‘레트로’(Retro)의 합성어로, 그들은 작위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제품의 기원과 배경, 역사에 호기심을 갖는다. 그리고 그로 인해 브랜드에 무게감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밀레니얼들에게 수입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그 업체들의 전통에 호감을 갖는 이유도 한몫한다. 공교롭게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 브랜드인 벤츠와 BMW, 토요타, 포드 모두 자동차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도 자동차 박물관을 건립하면 어떨까? 이미 현대는 자동차 산업에서 충분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굳이 비싼 삼성동 신사옥보단 서울 외곽에 널찍하게 공간을 마련하면 넉넉하게 전시도 가능할 것이다. 경기도 화성 남양 R&D 연구소 창고에 보관된 수백 대의 차량과 함께 역사적인 많은 기록들을 전시한다면 밀레니얼들에게 현대라는 브랜드의 가치도 한층 깊이를 더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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