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의 미래와 전기차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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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의 미래와 전기차의 부활
  • 최주식
  • 승인 2008.05.19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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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봄이면 왜 이 시가 생각나는지,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의 벚꽃이 올봄에는 유난히 빨리 져버린 까닭인지도 모릅니다. 며칠 전 출근하는 아침 길에 벚꽃나무에서 떨어진 꽃잎들이 비처럼 쏟아졌습니다. 땅에 떨어진 벚꽃들은 마치 엄청난 양의 구슬들이 한번에 쏟아져 통통통 튕겨 오르듯 현란한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땅에도 닿지 못하는 꽃잎들은 존재의 가벼움을 한탄했을지 모르지만 그 풍경은 보기 드물게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최근 세계 자동차업계는 CO₂ 문제를 비롯해 바이오 연료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비정부기구(NGO)들은 바이오 연료의 사용이 열대우림에 위협을 주고 세계적인 규모의 식량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일부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요. 석유의 대안으로 생각한 바이오 연료가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난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2010년부터 바이오 연료에 대한 세금감면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석유시대 이후를 대비하는 자동차업계의 노력은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계속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까지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되었던 수소연료전지보다 폐기된 것으로 생각했던 전기차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호에 실린 플러그인 전기차 시보레 볼트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입니다. 2010년 시판에 들어가는 볼트는 수명 10년, 주행거리 24만km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핵심입니다. 전기모터가 주 동력원이 되고 휘발유나 디젤 엔진은 보조장치가 될 것이라는데 E85 에탄올 엔진차 양산에 기술상의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브와 GM 브라질에서 진행하고 있는 E85 연료는 휘발유 15%와 에탄올 85%를 혼합한 것을 말합니다. 연료의 미래뿐 아니라 지난 세기말 불어 닥친 자동차업계의 거대 인수합병은 대부분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동차산업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호 표지를 장식한 세계 최초의 디젤 슈퍼카인 아우디 R8 V12 TDI의 시승기가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마침 디젤 경주차로 르망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우디의 드라이버 딘도 카펠로가 한국을 찾아왔습니다. 그에게서 디젤 예찬을 들어보았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디젤 승용차는 여전히 비인기종목입니다. 최근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벗을 기회가 찾아오는듯했으나 휘발유와 가격 차이가 없어지는 바람에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현대 i30 왜건의 시승기도 영국 현지에서 날아왔습니다.

i30에 이어 i30 왜건의 평가 역시 매우 긍정적이며 심지어 i800이란 이름이 붙은 스타렉스의 평가도 그 후광을 입을 정도입니다. BMW M3를 살 값(9천500만원-영국 기준)으로 두 대의 차를 고른다면?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오토카> 필진들의 선택이 재미있습니다. 콜린 굿윈은 포르쉐 카이맨 S+기아 피칸토(모닝)의 조합을 선택했고, 스티브 크로플리는 재규어 XF+혼다 파이어 블레이드(모터사이클), 마이크 더프는 닛산 350Z와 랜드로버 디펜더 컨트리를 골랐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조합을 고를까요?  한 번 상상해 보는 것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비록 봄날은 빨리 갈지라도 아름다운 시절은 언제나 지금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월간 오토카 코리아 2008.5월호 편집장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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