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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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의 위상
  • 최주식
  • 승인 2011.09.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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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우디 뉴 A6 아시아태평양 론칭 행사에 다녀왔다. 국제적인 시승행사 현장에 비행기가 아닌 자가용을 타고 달려가는 느낌이 뭐랄까, 좀 낯설었다. 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 트럭들이 막무가내로 질주하는 인천의 도로 역시 낯설었다. 이윽고 현장에 도착. 얼마 전 르망에서도 만났던 아우디 파빌리온 건물이 반갑다. 국제적인 스탠다드. 어디에서나 아우디 건물임을 알게 해주는 표준이다. 그저 브랜드 엠블럼만 붙여놓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우디코리아는 이 행사를 위해 새로 아스팔트를 깔아 드라이빙 공간을 만들었다. 

8월 1일부터 19일까지, 20일 동안 열린 이 행사에는 8개국 1,700명 남짓이 참여했다. 필자가 참여한 날에는 대만과 브루나이 팀이 함께했다. 습도가 높은 날인데다 이들과 함께 있다 보니 인천이 아니라 어디 동남아시아의 한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우디코리아의 트레버 힐 사장은 “아우디 역사상 국제적 규모의 행사를 한국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 중 한국에서 이런 행사를 연 것 또한 아우디가 처음이다. 아무튼 한국이 중요한 시장의 하나로 떠올랐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아우디 A6이 다섯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이쯤 되면 흔히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나라에 돈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가?” 글쎄, 그게 의문이다. 직접 조사해볼 일도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내게 이런 질문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지난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수입차업계의 숙원은 총 판매대수 1만대를 넘는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10년 총판매대수가 9만대를 넘었다. BMW 단일 브랜드만 해도 지난해 총 1만6천798대를 팔아치웠다. 올해는 10만대를 넘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대단한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 수입차의 위상이 높아진 배경이다. 예전에 알던 모 브랜드의 마케팅 담당자는 해외 본사 미팅에 나가면 늘 한쪽 구석에 조용히 있다 온다고 말했다. 한 달에 몇 대 못 팔던 시절의 얘기다. 

그런데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입차에도 양극화가 존재한다. 우선 독일차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아우디, 폭스바겐, BMW, 벤츠, 포르쉐 등 독일차 5개 브랜드의 판매합계가 총 5만1천692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 중 57%를 차지했다. 현재 수입차협회에 등록된 브랜드는 모두 23개다. 한편 스페셜 브랜드 포르쉐는 지난해 총 705대를 판매했는데 올해 1월 ~7월까지 벌써 738대를 팔았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의 판매량 증가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재규어와 랜드로버, 벤틀리 등 럭셔리 브랜드의 판매추이도 괜찮은 편이다. 

미국차는 브랜드에 따라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나는 모습이고, 일본차는 엔고 등의 여파로 저조해 보이는 상황이다. 토요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중차 코롤라를 들여왔지만 낡은 디자인과 조악한 품질감 등으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가져왔다. 닛산 역시 비슷한 이유로 큐브를 들여왔는데, 코롤라와는 상황이 달라 보인다. 아무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자동차 선택에는 문화적 배경도 있지만 기호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누가 강요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차 관련 발언은 맥을 잘못 짚었다. 아무튼 수입차가 점유율을 높여간다고 해서 모든 수입차의 호황은 아니다. 그늘도 있다. 그리고 어느 시장에서든 많이 판매하는 회사에게는 그만큼 사회적 기여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처럼 많이 판매하는 회사가 상대적으로 판매가 적은 회사보다 사회적 기여가 작아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높아진 위상만큼 그 위상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줄 때 기업의 장래도 밝아질 것이다. 지금의 성공을 블라인드 안에서 즐기고 있을지라도 지켜보는 눈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월간 오토카 코리아 2011.9월호 편집장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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