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계에 접어든 자동차 산업의 ‘조용한’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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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계에 접어든 자동차 산업의 ‘조용한’ 혁명
  • 제시 크로스(Jesse Crosse)
  • 승인 2019.08.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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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EV)가 빠른 속도로 달릴 땐 아주 조용하진 않다. 그러나 저속에서는 꽤 조용한 편이어서 시각장애인이나 스마트폰에 눈을 둔 채 걸어가는 사람에겐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 1일 ‘자동차 음향 수준에 관한 규제’라는 새로운 법규를 발효했다. 네 개 이상의 바퀴를 단 모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 최대 시속 19km에 이를 때까지 작동하는 음향 경고 시스템(AVAS)을 반드시 장착해야 하는 것이다.

재규어, 닛산, 토요타, 미쓰비시를 포함해 EV 전용 모드가 있는 차들을 만드는 대부분 업체들은 이미 몇 종류의 AVAS를 달고 있다. 2009년에 하만(Harman)과 같은 업체가 시험 제작한 시스템을 시연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업체가 물밑에서 개발해왔다. 하만은 자사 시스템을 가리켜 할러소닉 일렉트로닉 사운드 신서시스(Halosonic Electronic Sound Synthesis)라 부르는데, 액셀러레이터 설정과 속도에 따라 차량 앞뒤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내놓는 소리를 달리할 수 있다.

최근 대세인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전자장치를 이용해 자동차나 비행기 실내에서 원치 않는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을 탑재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무게를 늘리지 않고도 차량 탑승 공간 내부의 원치 않는 소음을 제거하는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어떤 종류의 것이든, 실내의 원치 않는 소음을 막는 것은 모든 엔지니어링 부서가 NVH, 즉 ‘소음, 진동, 불쾌감’이라 부르는 것에 매달리게 만들 만큼 자동차 개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그동안 업체들은 아스팔트로 만든 패드를 차체 패널 안쪽에 붙여 진동을 막거나 소음으로 바꾸는 스피커 역할을 하게 만들어 이를 줄여왔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소음의 근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그 첫 단계는 당연히 소음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차 안의 소음은 진동 때문에 생기는데, 공기를 통해 전달되거나 섀시와 차체를 거쳐 직접 전달되기도 한다. 노면을 제외하면 주요 소음원 중 하나는 엔진이다. 반켈 로터리 엔진을 제외한 자동차에 쓰이는 모든 내연기관은 왕복운동을 한다. 피스톤이 왕복할 때의 진동은 차체 구조로 전달되고, 이는 실내에 웅웅거리는 자극적인 소음으로 나타난다.

두 사람이 긴 밧줄의 양쪽 끝을 잡고 흔들어 파동을 만드는 것을 상상해 보자. 마루와 골이 있는 음파가 바로 그렇게 생겼다. 만약 주파수가 완전히 똑같은 소리가 위상차를 두고 전송되면, 한 소리의 마루는 또 다른 소리의 골과 만나 서로 상쇄된다. 

로터스 엔지니어링(Lotus Engineering)은 1989년에 사우스햄턴(Southamton) 대학과 함께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의 시제품을 개발해 시트로엥 삭소에 얹어 시험했다. 삭소를 고른 것은 값이 싸고 당대 다른 모든 양산차들보다 방음재를 덜 붙였기 때문이었다. 엔진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을 측정하는 센서와 실내에 있는 마이크 덕분에 상쇄하는 음파를 만들 수 있었고, 오늘날에도 작동하는 원리는 매우 비슷하다. 포드, 닛산, 렉서스 등 여러 업체가 경량화에 대한 절박함으로 이미 몇몇 차들에 그 장치를 쓰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차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효율은 높게, 소음은 낮게

아우디는 지난 2011년에 실린더 비활성화 기술이 쓰인 V8 4.0L TFSI 엔진을 선보이면서, 처음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술과 능동 엔진 마운트를 함께 썼다. 전자기 이동 코일에 의해 작동하는 유압 엔진 마운트는 V8 엔진이 4기통 모드로 전환될 때 진동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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