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서 수준의 자동 주행, 아우디 RS7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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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서 수준의 자동 주행, 아우디 RS7 콘셉트
  • 그렉 케이블
  • 승인 2015.01.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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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에 사용된 고속 자율주행 아우디 RS7 스포트백 콘셉트 카는 능숙한 레이서와도 비견될 만큼 빨랐다

우리가 7단 기어로 빠르게 피트 콤플렉스를 지나 첫 코너를 향해 달려갈 때,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552마력과 71.3kg·m의 토크를 자랑하는 아우디 RS7의 트윈 터보차저 V8 4.0L 엔진은, 우리가 시속 200km에 가까운 속도로 첫 브레이킹 마커에 가까워질 때 컴퓨터로 향상시킨 강력한 엔진음을 내뿜었다.

또 한 번의 단순한 테스트 주행일 뿐이라고 혹자는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신차 테스트 주행이 아니다. 왜냐하면 운전석에 아무도 앉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 개의 선들이 스위치에 연결돼 있을 뿐, 운전석은 비어 있다.

내가 조수석에 앉아 있는 이 차에는 운전자가 필요치 않다. 그 이유는 이 차에 장착된 신기술이 덕분으로, 약 4km의 서킷을 머리가 쭈뼛 서는 카운터 스티어링, 강한 가속과 재빠른 기어변속, 하드 브레이킹까지 완벽하게 해내며 빠른 속도로 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댐프 컨디션까지 조절할 수 있는 이 기술은 눈을 감으면 마치 노련한 운전자가 운전석에 있다고 생각될 정도다. 이 운전자가 없는 아우디의 주행능력에 호기심이 생겨 직접 일반 RS7에 올라타서 주행해본 결과, 1분 57초라는 기록이 웬만한 레이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기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우디의 RS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 카는 법적규제만 완화된다면 10년 안에 양산형 자동차에도 적용될 수 있는 무인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일종의 쇼 케이스로 제작되었다.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이 기술이 사고를 방지해 안전한 운전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동차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우디의 연구개발 수석인 울리히 하켄베르크는 이 달리는 실험실을 통해 우리가 미래의 한 면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직 법적 규제로 인해 자동차 회사가 이 기술을 양산형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기까지는 10년 정도가 걸리겠지만, 2년 내에 발표될 차세대 아우디 A8에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속 60km 이내로 달릴 경우에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포함한 몇 가지 무인 주행 기술들이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버튼을 누르자 폭발적인 배기음과 함께 프로토타입에 시동이 걸렸고, 여러 장치와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작동되기 시작하면서 전자 장치가 신호음을 내며 드로틀을 움직였고, 8단 오토매틱 기어박스가 D(드라이브) 모드로 설정됐다. 드디어 출발이다.
 

프로토타입은 직관적으로 지체 없이 올바른 레이싱 라인을 따라 달리면서 턴인 포인트를 잡고, cm 단위로 정확하게 트랙을 읽어냈다. 마치 노련한 레이서처럼 에이펙스를 통과하고 코너로 진입할 때는 제동을 늦췄다. 스티어링을 제어하는 알고리즘은 좀 더 매끄러워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코너링 구간을 빠져나올 때 가속하는 결정이 조금 더뎠지만, 전반적으로는 놀라울 만큼 능숙한 솜씨였다.

아우디의 엔지니어들이 측정한 테스트 기록에 따르면, 제동 시에 RS7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의 중력 가속도는 1.3g, 코너링에서는 1.1g이었다. 또한 RS7에는 트랙 위에서 방향을 잡기 위해 최신 GPS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cm 단위까지 정밀하게 계산된 데이터가 무선통신망을 통해 차에 전달되는 동시에 앞 유리에 설치한 카메라에서 수집된 3D 영상을 시스템에 저장된 그래픽 영상과 비교 분석한다. 이 시스템은 수백 개의 특징적인 지형지물을 확인하기 위해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영상들을 분석한 후, 추가적인 위치 정보로 사용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자율주행 차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서킷의 끝 부분에 위치한 굉장히 까다로운 코너링 구간에서 RS7 파일럿 주행 프로토타입이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미드코너에서 약간 물러섰다가 카운터 스티어링을 통해 미끄러짐을 바로 잡은 순간에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제작에 참여한 엔지니어, 피터 버그밀러는 갑자기 메인 컴퓨터가 고장 난다고 해도 모든 전자 장치가 보조 시스템에 의해 백업되어 정지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종합적인 안전망이 구축된 상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21세기가 시작될 즈음엔, 무인 자율주행차가 노련한 레이싱 드라이버보다 서킷에서 더 빠른 기록을 세운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도움으로 그것이 실현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글 · 그렉 케이블 (Greg K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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