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1시리즈 M쿠페가 포르쉐 카이맨 R을 위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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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1시리즈 M쿠페가 포르쉐 카이맨 R을 위협할 수 있을까?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9.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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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질 신형 BMW 1시리즈 M 쿠페는 경이적인 운전감각을 자랑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M 디비전에서 나온 다른 모델과는 달리 생산대수가 극히 제한됐다.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M 시장인 영국에 겨우 450대가 들어올 뿐. 그중 3분의 2는 이미 팔렸다.

아니, 도대체 무슨 말이냐? 사실 지금쯤 BMW는 발버둥을 치며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세계적 경기위기 이후 자신감을 잃고 4만20파운드(약 7천60만원)짜리 1M을 좀 더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나 다른 한편 BMW는 이 차의 생산대수를 제한하여 나름대로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생산대수를 제한한 까닭에 좀 더 폭넓은 고객을 끌려고 타협할 필요가 없었다. 말을 바꿔 역동적인 한계를 좀 더 힘차게 밀어붙일 차를 만들게 됐다. 오리지널 E30 M3은 고객의 폭이 훨씬 넓고 ‘초점’이 흐려진 1994 E36 M3에 밀려났다.
 

그 뒤 BMW는 그 실책을 만회할 기회를 찾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소망을 이뤘다. 그 결실이 바로 BMW 1M. 그 오랜 기다림은 이제 끝났고, 핑계를 댈 구실도 사라졌다. 때문에 1M이 성공하지 못하면, M 디비전은 방황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하지만 고맙게도 1M은 성공가도에 들어섰다. 일부 순정파는 1M의 트윈터보 3.0L 엔진은 진정한 M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터보가 달렸다는 이유로. 또 다른 시각에서 M3 부품을 잔뜩 달아놓은(크게 빗나간 주장은 아니다) 135i와 다른게 뭐냐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1M은 운전의 절대적 전율을 맛보고, 그립을 압도하는 파워를 마음껏 포식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빗길에서 제대로 달리려면 능숙한 운전 테크닉이 필요하다. 아울러 난폭한 기질이 배어나는 핸들링·조향·승차감이 만인의 구미에 맞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1M은 목표고객을 위해 안락성과 제어력, 흥
분과 실용성, 스릴과 위험의 희귀하고도 소중한 균형을 잡아준다. 이따금 옆 창으로 흘러가는 세상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만만찮다.

말을 바꿔, 이 차는 본격적인 골수 드라이버즈 카. 그러나 동시에 원한다면 언제든 세련되고 놀랍도록 안락한 크루저의 역할을 해낸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이 수준의 최고 모델과 비교한다면 어떨까? 말을 바꿔, 포르쉐 카이맨 R과 맞설 수 있을까? 가격이 1만2천 파운드(약 2천100만원)나 더 비싼 카이맨 R은 우리가 올 들어 지금까지 몰아본 스포츠카 중 핸들링이 제일 감미롭다.

따라서 BMW에게 카이맨 R은 실로 버거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반드시 해답을 내놔야 할 질문이다. 아우디 RS3과 대결할 때보다 더 절실한 과제다. 하지만 적어도 겉보기에 1M이 완전히 소화할만한 결투이기도 하다.

먼저 상황은 전체적으로 BMW에 유리하게 기울고 있는 인상을 준다. 1M은 출력(340마력 vs 331마력)에서 약간, 토크(45.7kg·m가 터보의 힘을 받아 50.8kg·m. 그에 비해 포르쉐는 37.5kg·m)는 크게 앞섰다. 카이맨보다 약 200kg 무겁지만 실제로 성능에는 제법 차이가 난다. 물론 포르쉐의 반격 무기는 주문형 미드십 섀시와 기본장비인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하지만 BMW M은 핸들링 전선에서 밀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특히 이번처럼 실속을 따질 때 더욱 그렇다.

때문에 1M은 거대한 천공 강철 디스크(앞 360mm과 뒤 350mm)를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트레드를 훨씬 키웠고 승차고를 낮췄다. 따라서 바탕을 둔 맛깔스런 135i보다 훨씬 공격적 섀시 세팅을 갖췄다. 여기서 우리는 이 두 모델을 나란히 세웠다. 그럼에도 사람의 관심을 잡아끄는 쪽은 어쩐지 코믹한 남성 스타일의 BMW. 예쁘고 아름다운 밸런스에 당혹스런 초록색 카이맨. 그 옆에 선 1M은 아예 깡패 같아 보인다. 휠아치는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거대한 19인치 휠을 겨우 가둬두고 있다. 옆구리에는 너무나 많은 스쿠프와 돌기가 있어 눈길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시동을 걸자 찰스 애틀라스의 테마음악이 울려 퍼졌다. 4개 배기관에서 쏟아지는 풍부하고 깊은 사운드가 한층 부드럽고 섬세한 카이맨의 수평대향 6기통을 완전히 삼켜버렸다.

1M의 실내는 흥미진진한 곳. 좋은 것, 탁월한 것과 그다지 탁월하지 않은 것들이 뒤섞여 호기심을 자극한다. 좋은 장비로는 시트, 뭉툭한 가죽 스티어링 휠, 센터콘솔의 시각효과를 북돋는 귀여운 스웨이드 장식, 그리고 쓸 만한 한 쌍의 뒷좌석을 들 수 있다. 좀 덜 좋은 장비에는 먼저 차안의 다른 부분과는 이상하게도 맥이 닿지 않는 평범한 계기가 들어있다. 내게는 여전히 5cm쯤 너무 높은 운전위치. 스포츠 시트가 가장 낮은 위치로 끌어내렸는데도 여전하다. 그러나 실내로 들어가면서 이런 생각을 할 정도는 아니다. “와우, 여기는 정말 특별한 곳인데” 일부 잘 손질된 것들(무척 반갑지만 옵션인 대시보드 위의 내비게이션)이 있지만, 차안의 다른 곳에 예산을 쏟았다는 인상이 강하다. 물론 BMW도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1M을 빠져나와 카이맨에 들어가면 한층 이색적인 차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아주 뚜렷했다. 카이맨의 실내는 디자인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궁극적인 실례는 아니다. 이 경우 장비가 빈약해 얼떨떨하다. 기본장비에는 에어컨, 심지어 스테레오도 들어있지 않다(‘적은 것이 더 많다’는 역설을 황당하게 극단으로 몰고 갔다고나 할까). 그러나 동시에 포르쉐다운 분위기를 갖췄다. 그래서 1M은 장비가 훨씬 좋으면서도 실내가 약간 평범하다는 인상을 줬다.

그럼에도 두 라이벌이 성능 대결에 들어가는 순간 BMW가 위력을 발휘했다. 먼저 1M은 결코 느리지 않은 카이맨 R보다 엄청 빨랐다. 그들 간의 최대 차이점은 저중회전대의 토크. 카이맨은 5,000rpm 이상에서 얼마나 빨리 최대 파워를 끌어내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수평대향 6기통의 가장 뛰어난 기능이 살아나는 회전대이기 때문. 따라서 솔직히 그 이하에서는 어쩐지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1M은 어느 엔진 스피드에도 들개처럼 달려 나갔다. 아주 상큼한 6단 기어박스의 어느 기어에서나 거의 마찬가지였다. 3,000~6,000rpm에서 카이맨을 저만치 앞서나갔다. 1,500rpm에서 시작한 즉흥적인 3단 기어 진검승부에서도 포르쉐를 통쾌하게 물리쳤다. 7,000rpm 직전 BMW의 제한속도에 도달했을 때 70, 아니 80m까지 간격이 벌어졌다. 4, 5와 6단에서 똑같은 대결을 펼쳤을 때 간격은 더욱 커졌다. BMW는 드로틀 반응이 포르쉐만큼 상큼하지 않고, 기어박스가 그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1M은 직선코스에서 카이맨 R을 거뜬히 제쳤다.

결국 직선코스에서 포르쉐가 들이댈 유일한 무기는 고회전대에서 무척 상냥하게 돌아가는 수평 대향 6기통뿐. 6,000rpm을 넘어서면 1M은 보다 높은 기어에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서두르기 시작했다. 반면 카이맨은 그때부터 겨우 노래하기 시작했지만 멜로디만은 한결 듣기 좋았다.

물론 성능 이상으로 두 모델을 갈라놓는 요소가 있다. 승차감, 조향성능, 제동력과 핸들링. 미드십 카이맨은 탁 트인 스코틀랜드 고원지대를 누비고 다니기에 더 정확하고 순수한 차. 특히 스티어링은 앞 타이어가 전달하는 정보의 수준만큼 맛깔스럽다. 특히 고속 코너를 힘차게 돌아갈 때의 섀시 밸런스는 숨이 막히도록 좋았다. 정차와 회전력도 뛰어났다.

하지만 BMW가 스코틀랜드 고원지대에서도 포르쉐와 대등한 게임을 벌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끌어낼 토크가 더 컸을 뿐 아니라 M카답게 핸들링·승차감·조향력과 제동력에서 포르쉐와 맞섰다. 그 앞머리는 상당히 정확하게 돌아갔고, 버튼을 눌러 M 디퍼렌셜을 작동하자 스로틀을 통한 조절력이 엄청났다(안심하고 즐길 드립팅의 폭이 상당했다).

어쩔 수 없이 1M이 똑같은 도로를 다루는 방식은 카이맨과 그렇게 다를 수 없었다. 승차감은 한층 단단하고, 보디 컨트롤은 팽팽했으며, 스티어링은 정확했다. 한데 포르쉐에 비하면 예리한 감각이 떨어졌다. 특히 빗길을 돌아갈 때 격차는 컸다. 바로 그때 1M은 한층 예리한 카이맨 앞에서 뼈아픈 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BMW의 그립과 순수한 스피드는 포르쉐를 쉽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 그 과정에 맛보는 운전재미였다. 확실히 BMW는 황홀한 운전성능을 갖춘 차를 만들어냈다. 어떤 도로, 어떤 조건에서도. 빗길에서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있는 한 카이맨 이상의 운전재미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포르쉐가 어떻게 이겼다는 말인가? 1M은 BMW M 디비전의 감동적이고 환영할만한 성과다. 하지만 역시 카이맨 R은 그와는 다른 무엇이다. 어떤 도로와 어떤 속도에서도 드라이버에게 의도를 전달하는 능력을 실로 빼어났다. 따라서 이 대결에서 그것만으로도 탁월한 BMW 위로 카이맨 R을 올려 세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1M은 가격에 비해 실로 대단한 차다. 그것만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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