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3 vs 벤츠 C63 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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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3 vs 벤츠 C63 AMG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10.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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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마침내 맞수를 만난 것일까? C63 AMG쿠페는 20년 넘게 벤츠가 도전해왔던 경쟁자, M3의 모습에 가깝다.

이른 저녁, 속도 제한이 해제된 독일 아우토반에 들어오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 특히 당신이 탄 차가 400마력대의 출력을 아스팔트 위로 쏟아부을 때, 한 무리의 고급 디젤 세단들이 당신을 따라잡으려고 기를 쓰고 있다면.

남쪽으로 뻗은 A61 아우토반(내비게이션이 우리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채 보름스, 만하임, 호켄하임링을 지나치게 되는)을 질주하던 중,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지금 몰고 있는 BMW M3의 놀랍고, 광적이면서 자유롭게 회전하는 V8 엔진이 과연 M 디비전의 마지막 일반 승용차용 자연흡기 엔진이 될 운명인가’하는 것이다.

재빨리 머릿속을 정리해본다. BMW의 새 M5는 X6 M, X5 M과 마찬가지로 트윈터보 V8 엔진을 쓰고, 여러분이 추측하듯 새 M6도 그럴 것이다. 새 1시리즈 M 쿠페는 ‘N54’ 트윈터보 직렬 6기통 엔진의 개량형을 쓴다. 그리고 배기가스 규제는 2014년말 이전 언젠가 나오게 될 차세대 M3도 터보 엔진으로 방향을 잡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 지금까지 세상에서 본 적 없는 가장 위대한 자연흡기 고성능 엔진을 만든 메이커에게 있어 이것은 마지막 불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M3이 내는 멋진 소리는 여전히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왼쪽 변속 패들을 세번 짧게 딸각이면 거의 즉각적이고 완벽하게 7단에서 4단 기어로 변속된다. 엔진 회전계의 바늘은 3,500rpm에서 7,000rpm으로 치솟고, 드로틀이 한계점에 다다르면 엔진은 머라이어 캐리 같은 소리를 낸다. 가늘고, 날카로우면서 섬세하기까지 한 소리는 8,300rpm에서 연료차단이 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이어서 5단 기어를 사용하는 동안 더 낮은 회전수에서는 더 알차고 흥미로운 소리를 내고, 이후 시속 193km 정도에서 기어를 6단으로 밀어 넣으면 치밀한 중간 회전대의 달콤한 테너 소리가 울려 퍼진다.

한편, 슈투트가르트에서…
우리는 BMW의 핵심 M 모델을 겨냥해 신중한 잽을 날릴 차인 신형 벤츠 C63 AMG 쿠페와의 랑데부를 위해 슈투트가르트로 향하는 중이다. 두 차를 나란히 세워놓고 보면, 전반적인 면에서 벤츠가 새 C 클래스 쿠페, 특히 C63으로 이루고자 애쓴 것에 대한 불안한 진실이 뚜렷해진다. 이것은 흉내 낸 차다. 완벽한 복제품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BMW가 마련한 레시피를 벤츠의 재료로 조리했다는 것, 그리고 영향을 준 차가 거둔 성공의 일부를 훔쳐가려는 목적을 갖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벤츠의 고위 경영자들은 수년 동안 BMW 3 시리즈 쿠페를 질투해왔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그 질투는 3 시리즈 쿠페 자체가 지닌 전시장에서의 매력은 물론 훨씬 저렴한 3 시리즈 세단 및 왜건에도 비추는 바람직한 영향력에 대한 것이었다. 개념적인 간극이 더 컸기 때문에, 벤츠의 구형 CLK는 C 클래스 세단의 성공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러나 벤츠는 이 새로운 C63 AMG 쿠페가 디자인과 크기 면에서 현재의 C 클래스에 더 가깝기 때문에, 더 나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0E 2.5-16 에볼루션 이후 벤츠가 M3에 이처럼 확실한 펀치를 날린 적은 없다. 이전에도 AMG C 클래스 세단과 왜건, 그리고 AMG CLK가 있었지만, BMW M3에 이처럼 가까운 차는 없었다. 차체 앞쪽에는 자연흡기 V8 엔진이 올라간다. AMG의 새 5.5L 터보 엔진은 C 클래스에 비해 너무 길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457마력의 최고출력으로 M3의 420마력과 맞선다. 두 차 모두 적절한 고성능 중심의 패들시프트 변속기를 갖고 있다. 0→시속 100km 가속능력은 두 차 모두 5초에 훨씬 못 미치고, 두 차의 수치상 차이는 0.2초 이내다.

“두 차 모두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네” 사진 기자 스탠 파피오르의 말이다. “마치 장난꾸러기 엔지니어들이 너무 큰 엔진 두 개를 얹고 보닛을 힘껏 내려 닫은 것 같은 꼴이야” 불룩 튀어 나온 보닛을 빼면, 두 대의 새로운 경쟁차는 더 이상 달라 보일 수 없다. 벤츠는 SL과 SLS를 닮은 날카로운 주름과 빛을 반사하는 표면들로 도배되었지만, 복잡한 패널 속을 보면 M3에 비해 꽤 둔하고 지저분해 보인다. BMW는 가는 허리에 엉덩이는 넓은 모습이어서 보기 좋은 곡선을 그리면서도 상대적으로 확실히 날씬하다.

특별한 느낌

모조품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C63 AMG 쿠페는 차에 오르는 순간 감동을 준다. 크고 굴곡이 뚜렷한 스포츠 시트는 모든 면에서 생김새만큼 대단한 느낌이다. 한편, 대시보드의 헤어라인 알루미늄 장식, 스티어링 휠의 손닿는 부분에 입혀진 알칸타라, 그리고 드라이브 컴퓨터의 ‘AMG’ 디스플레이 모드와 같은 손질들은 C63에 탔을 때 아주 특별한 느낌을 준다. M3에서는 엔진 회전수를 5,500rpm 이상 올렸을 때에만 얻을 수 있는 느낌이다. 정지한 상태라면, 나는 상대적으로 평범하고 지루한 BMW의 실내 대신 벤츠 쪽을 더 좋아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서 있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다.

슈투트가르트 남동쪽으로 30여km를 달린 우리는 아우토반에서 벗어나 녹색 숲이 우거진 언덕을 향했다. 우리는 이미 M3이 최대한 빨리 달려도 C63이 여전히 더 빠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거리를 달렸다. 아주 잠깐 동안 M3은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역으로 들어섰지만, C63은 더 높은 토크 덕분에 훨씬 더 낮은 회전 영역에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이제 교외의 굽이치는 길에서 치고받으며 성능상의 장점들이 어떻게 발회되는지 확인해보자. 내앞에는 유럽지역 담당 에디터 그렉 케이블이 길고 부드럽게 굽은 도로에서 BMW를 무자비하게 몰며 오로지 그 동네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운전을 보여주고 있다. 수백 미터 뒤에서, 그는 내 눈 앞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지만, 나는 그가 한층 급한 코너로 전력을 다해 진입하며 낮은 기어로 변속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벤츠의 자동제어 수동변속기는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부드럽게 작동하지만 제동하는 동안에는 변속의 빠르기가 BMW에 견줄 정도는 아니다. C63의 뛰어난 스티어링 감각은 칭찬할만한 장점과 괜찮은 느낌으로 큰 믿음을 안겨준다.

접지력과 차체 통제력을 테스트하기에 완벽한 길고 기복이 있는 커브가 이어지기 전, 짧은 직선 구간에서 우리는 M3에 바짝 다가섰다. 앞쪽의 바깥쪽 코너에서, 우리가 왼쪽과 오른쪽을 공략하는 동안 M3은 긴장감 있게 달리기의 수준을 유지하며 거의 기울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벤츠의 변속기 세팅은 조절할 수 있지만 댐퍼는 수동적이어서, BMW에서처럼 차체의 앞뒤 피칭과 좌우 롤링을 조절할 수 없다. 그러한 차이가 두 차의 성격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국도에서 가장 빠른 차들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C63 AMG 쿠페는 시승 코스에서 그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차의 콘티넨탈 타이어는 M3의 미쉐린 타이어보다 뚜렷하게 접지력이 떨어지고 섀시의 통제력이 떨어진다는 점(정말 과격하게 몰기 전까지는 대단히 균형이 뛰어나고 잘 조율되었음에도)은 분명하다. M3에서 약간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는 정도의 속도로 C63 AMG를 몰아붙이려 하면, BMW 운전자는 같은 일을 부담 없이 해내는 데도 수백 미터는 뒤처지게 된다.

그중에 최악인 부분은, 물론 그렉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나는 그가 단순히 BMW를 타고 더 재미있게 달리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잠깐 차를 바꿔 타본 후, 그런 의심은 사실로 확인되었다. M3의 스티어링은 약간은 덜 감각적일지 모르지만 빠른 속도에서도 C63 AMG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정확함으로 코너를 달릴 수 있게 해준다.

BMW의 앞바퀴에서 나오는 접지력, 그리고 뒷바퀴에서 나오는 구동력은 놀랍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 역동적인 반응은 즉각적이면서도 지속적이다. 놀라운 파워트레인의 유혹, 그리고 대단히 인상적인 트윈 클러치 변속기의 반응이 더해져, 25년 전에 완성된 것이 틀림없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벽한 운전자의 몰입과 고성능, 그리고 정확한 접지력이 만들어내는 주관적인 매력과 객관적인 매력의 조화를 2011년에도 맛볼 수 있다.

그렉과 나는 길가에 서서 생각을 교환하고, 즉시 우리가 느낀 점들 가운데 공통된 점과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 위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M3의 브레이크는 썩 좋지 않았어. 안 그래? 그리고 4,000rpm 이하에서는 속도가 느려. 나는 상대적으로 벤츠가 편안하고 실용적이라는 점이 좋았어. 일상적으로 차를 몬다면 당신은 아마 C 클래스를 탈 거야. 그렇지?”

지당한 말씀. 그런 점들은 모두 <오토카> 지면에서 BMW M 모델을 이기려는 AMG 벤츠 모델에 대해 이미 이전에 썼던 내용들이고, 내가 알기로는 그런 시도에서 이 차보다 더 근접한 차는 아무 것도 없었다. 대단히, 그것도 치명적으로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아직 AMG에게 승자의 여유는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720km의 주행은 M3에게 승리의 열광을 안겨주었다. BMW의 오랜 고성능 쿠페의 제왕은 여전히 그 왕좌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엔진 다운사이징의 사악한 위협이 본격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왕위는 오래 지속될 듯하다.

글 · 맷 선더스(Matt Sau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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