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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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표적
  • 신지혜
  • 승인 2014.12.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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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 긴박한 순간을 돌파하는 무쏘


폭우가 내리던 날 병원 응급실.


한 남자가 실려 오고 의사 태준은 그를 치료한다. 다음날 태준의 아내가 납치되고 전화가 걸려온다. 아무도 모르게 응급실의 그 남자를 병원 밖으로 빼내라는. 하지만 이미 남자는 사라지고 아내를 구하기 위해 태준은 남자의 뒤를 쫓는다. 용병 출신으로 살인누명을 쓴 그 남자 여훈은 그렇게 태준과 함께 자신들을 위험에 몰아넣은 실체를 향해 돌진한다.

몰입도가 높은 영화다. 인트로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여훈이라는 이 남자, 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누명을 쓰게 되었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에게 동생 성훈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태준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는지 강렬한 액션에 버무린 탄탄한 구성으로 여훈이라는 남자를 부각시킨다. 그리고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와 동행하게 되는 의사 태준은 여훈에 비해 나약하고 여린 사람이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강인하고 의지적이며 감정선을 살려주는 역할로 대조적이면서도 협력적인 위치에 놓인다.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액션과 감정, 배후와 사건을 완급을 주면서 조율해내고 있다.


또한 탄탄한 구성과 캐릭터가 살아 있는 영화다. 용병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음이 분명해지는 여훈은 고독과 형제애의 표상이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태준은 그 직업만으로도 사건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그의 일상, 그의 삶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가를 말해준다. 여기에 여훈과 태준이 사건의 실체를 향해 달려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성훈과 희주가 있다. 여훈의 모든 것인 동생 성훈, 태준의 사랑하는 아내인 희주. 그들은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두 사람이 함께 광역수사대로 뛰어드는 동기가 된다. 그리고 피도 눈물도 없는 비리 경감 송 반장과 이에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대척점에 서는 중부서 정 반장이 구도를 함께 잡아주며 튼튼한 뼈대 위에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동차. 의문의 사건의 배후인 광역수사대 송 반장과 그 팀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의문의 고리를 재빨리 풀어버린 채 등장인물들의 역학관계를 액션과 힘 있는 앵글로 밀어붙이는데 그 정점은 여훈이 자동차를 몰고 광역수사대 건물로 진입해 들어가는 장면이다. 여기서 여훈이 몰고 돌진하는 차는 쌍용 무쏘. 검은색의 무쏘는 송 반장의 계략으로 자신의 팀만 남아 건물을 봉쇄한상황을 돌파하는 효과적인 도구이며 동지가 된다. 이미 모든 것을 다 잃은 여훈은 태준의 희망인 희주를 위해 과감하고도 강렬하게 무쏘를 몰고 광역수사대 건물 내부 깊숙이, 송 반장의 코앞까지 돌입한다. 어마어마한 돌파력으로 비리의 중심까지 도달하는데 무쏘만큼 잘 어울리는 차도 없겠다 싶을 정도로 이 장면에서 여훈과 자동차는 하나가 된다. 그리고 무쏘는 여훈이 송 반장과 대치하며 결말로 치달을 때까지 여훈의 방패가 되어주고 여훈의 디딤돌이 되어주며 그 자리를 꿋꿋이 지켜낸다.
 

또 하나 주목할 자동차는 흰색 폭스바겐 골프. 사건이 해결되고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는 여훈 앞에 골프가 다가온다. 지나치게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실용적인 가족용 차로 골프를 선택한 태준과 희주 그리고 그들의 어린 딸은 바로 이 차를 타고 여훈을 데리러 온다. 여훈 덕분에 인생을, 삶을 되찾은 가족은 이제 그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는 것이다. 골프는 바로 그렇게 새로운 가족이 되는 네 사람을 상징하고 있으며 골프의 흰색은 가족구성원의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와도 닮아 있다. 여훈이 태준의 가족과 함께 차를 타는 순간부터 네 사람은 서로 믿고 의지하는 새 가족이 될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글 · 신지혜 (시네마토커, 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 제작 및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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