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하이브리드 혁명 : 단순함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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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하이브리드 혁명 : 단순함이 핵심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4.12.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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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국 업체가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에 쓰이는 최소 십분의 일 정도의 비용만 들이면 되는 간단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자동차 업체들이 앞으로 10여년에 걸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아마도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는 유럽연합(EU)의 CO₂ 배출 규제를 충족하는 일일 듯하다.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85g/km에서 101g/km까지(유럽의 자동차 업체마다 이 두 수치 사이에 포함되는 정확한 목표치를 정해 놓았다)의 범위 이내로 정해진 2020년 ‘기업 평균’ CO₂ 배출량 요구조건은 업체의 장래 설계 및 제품 계획에 이미 반영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EU 자동차 업체들의 다음 단계 CO₂ 배출량 목표가 최소 70g/km까지 낮아질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 목표가 EU 법규에 반영되는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2025년까지는 효력을 발휘하게 될 듯하다.

10년은 지나야 현실로 다가오겠지만, 슈퍼미니에서 SUV에 이르는 폭넓은 차종에 걸쳐 평균 70g/km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것은 여전히 유럽 자동차 업계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진다. 앞으로 다가올 10년 동안에는 자동차의 하이브리드화가 훨씬 더 일반적인 현상이 되리라는 것이 보편적인 인식이지만, 대중차 시장에서는 가격이라는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영국 업체인 컨트롤드 파워 테크놀로지(Controll-ed Power Technologies, CPT)가 등장한 것이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CPT는 부품업체인 비스티언 테크놀로지(Visteon Technologies)에서 분사해 2007년에 만들어졌다.

〈오토카〉는 CPT의 첫 대안 ‘마일드 하이브리드카’를 2년 반 전에 시승했다. 폭스바겐 1.4 TSI 엔진에 전기식 슈퍼차저를 달고 일반 납축전지를 쓰는 차였다. 연비가 더 우수한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대형 가족용 차의 운전을 더욱 즐겁게 하려는 방법으로서는 성공적이었다.

CPT는 VTES 전기 슈퍼차저 사업을 2011년 말에 발레오(Valeo)에 매각했고, 최근 디젤 엔진 고성능 버전에 비슷한 아이디어를 쓰기로 한 아우디의 결정을 보면 CPT의 혁신이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로 이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CPT는 더욱 발전한 전기 슈퍼차저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이 최신 프로토타입은 단순화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발전해 나갈 새로운 유형을 제시할 수 있을 듯하다. 새로운 시스템은 토요타 프리우스가 선도했던 복잡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구동계보다 최대 90%까지 더 저렴하다.

이전과 같은 폭스바겐 파사트 1.4 TSI 수동변속기 모델을 바탕으로 만든 최신 프로토타입은 기술적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이 차는 전기 슈퍼차저는 물론, 새롭고 단순화된 48V 전기 아키텍처와 새로운 형태의 납-탄소 배터리 패키지 그리고 신형 48V 스타터 모터/제너레이터(SMG)를 갖추었다.

이 파사트 프로토타입을 지금까지 제안된 것 중 가장 단순한 하이브리드카 중 하나로 만든 주역이 바로 이 SMG다. 5L 페인트 깡통만 한 크기인 SMG는 엔진 블록 앞쪽 측면에 고정된다. 이 장치는 독일 업체인 무베아(Mubea)가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벨트 구동장치로 엔진 크랭크, 오일 및 냉각수 펌프와 연결된다.
 

SMG는 여러 기능을 거의 동시에 해낸다. 트렁크에 있는 48V 납-탄소 배터리 패키지와 보닛 아래에 있는 일반 12V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은 물론, 벨트를 통해 크랭크샤프트로 토크를 추가로 전달함으로써 엔진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또한 수백분의 일 초 만에 제동 에너지를 회수해 전기로 만들어 48V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충전장치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전기적 보조 기능과 재충전 기능이 대부분 겨우 몇 초 정도의 시간 동안만 작동되기는 하지만, 이는 운전자가 가속하거나 제동할 때의 시간과 비슷한 정도다. CPT는 이 기술 프로토타입이 이전 세대 엔진을 사용하는데도 NEDC(유럽 신규 주행 사이클) 시험 방식 기준으로 20.2km/L의 연비를 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기본형 파사트보다 17% 향상된 수치이며 대형 휘발유 엔진 승용차로서는 놀라운 것이다.

이 염가형 하이브리드는 여러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한다. 비교적 작은 납-탄소 배터리(CPT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저렴하면서 급속 충전 및 방전에 더 적합하다고 한다)를 사용하는 것과 대형 일체형 전기모터 대신 SMG를 사용하는 것도 그중 일부다. SMG에 ‘스위치드릴럭턴스 모터’(간단히 설명하면, 구조에 영구자석을 사용하지 않은 모터라는 뜻이다)를 사용한 것 역시 비용과 복잡성을 줄인다.

CPT의 CEO인 닉 패스코(Nick Pascoe)는 ‘엔진의 트랜스미션 방향에 전기모터를 단’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승용차 대당 생산 비용에 5천~1만 파운드(약 860만~1천720만원)가 추가되는 반면,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구조는 약 1천 파운드(약 170만원)가 추가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디젤 엔진을 유로6 규제에 대응하도록 배기가스 후처리 기술을 추가하는 데 최대 2천 파운드(약 34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을 고려하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언젠가(더욱 발전한다는 것을 전제로) 값비싸고 복잡한 요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PT 하이브리드 기술이 2021년에 폭스바겐 파사트에 반영된다면?

1. SMG의 출력은 12kW로 향상되어, 특수 벨트와 텐셔너 설계를 통해 크랭크를 직접 구동한다. 엔진은 전기 슈퍼차저가 더해진 1.2 TSI 3기통 휘발유가 될 듯하다. 실제 주행연비는 24.8km/L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2. 엔진오일과 냉각수 펌프-그리고 공기조절장치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는 48V 전원으로 구동된다. 시동을 걸 때에는 엔진오일과 냉각수가 더 빨리 가열되도록 공회전할 수 있다

3. 현재 쓰이는 6단 수동변속기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7단 DSG나 신세대 10단 토크컨버터 방식 자동변속기로 바뀔 수도 있다

4. 납-탄소 배터리는 뒤 차축 뒤쪽의 플로어팬 아래에 밀폐된다

5. CPT의 터보제너레이터 통합형 가스 에너지 회수 시스템(TIGERS)은 아래쪽으로 향하는 배기 파이프 안에 놓인다. 이 장치는 엔진의 작동 모드가 일부 배기가스 배압을 감당할 수 있을 때 개입한다. 이것은 뜨거운(800~900℃) 배기가스로 터빈을 돌리고, 터빈은 제너레이터를 구동한다
 

새로운 기술은 어떤 느낌일까?
CPT의 기술 시연용 차는 본지가 2년 반 전에 시승했던 것과 거의 같은 것이나 다름없다. 차이를 꼽자면 토크를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이 하나-전기 슈퍼차저-뿐이었던 것과 달리 스타터 모터/제너레이터(SMG) 덕분에 두 가지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밀브룩(Milbrook) 프루빙 그라운드에 있는 시험용 서킷에서는 파사트를 두 가지 보조장치를 모두 끈 상태로 몰아볼 수 있었다. 기본 세팅인 140마력 상태에서 수동 1.4 TSI의 성능은 꽤 괜찮았지만, 터보 부스트가 너무 쉽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전기 슈퍼차저(실제로는 모터에 의해 작동하는 터보차저)가 개입하면 차의 저회전 반응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그러나 이 하이브리드 방식에 정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SMG가 작동할 때다.

슈퍼차저와 SMG가 함께 작동하면 엔진은 매력적인 토크 향상을 보여준다. 마치 배기량이 훨씬 더 큰 엔진인 느낌을 준다. 개발 단계의 시험용 차인데도 출력 증강 시스템의 매끄러운 일체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차 내부에 설치한 모니터 스크린에는 CPT 구동계가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상태에서 배터리 팩을 충전하는 상태로 매우 빠르고 매끄럽게 전환하는 것을 보여준다. 실용적이면서 합리적인 비용의 하이브리드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다만 CPT의 시연용 차에는 자동화된 변속기가 쓰여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 기어 변속이 더욱 빠르고 가장 알맞은 시기에 이루어질 텐데, 이는 수동변속기 차에서 운전자의 조작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기술을 대중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뜻있는 제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글 · 힐튼 홀로웨이(Hilton Hollow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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