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함, 익조틱 바이크
상태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함, 익조틱 바이크
  • 나경남 기자
  • 승인 2014.12.12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소수를 위한 제품들은 절대 다수가 손에 넣을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이 꿈꾸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욕망들을 구체화시킨 제품들 중에는 시계나 명품 의류, 슈퍼카 등이 있다. 모터사이클도 마찬가지다. 대중적인 인기를 뛰어넘어 존재 자체가 예술작품이라 평가되는 익조틱(exotic) 모터사이클들을 알아보자.

한정 수량과 수제작으로 가치를 더한다
흔히 말하는 커스텀 모터사이클은 사용자나 빌더(builder:제작자)의 손을 통해 기존의 모터사이클을 새롭게 재탄생시킨 것이다. 당연히 그 존재 자체는 유일하다고도 할 수 있다. 주로 엔진과 프레임 형식을 기초로 커스텀이 이뤄지며,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완전히 새롭게 제작되는 경우도 있다. 주문에 따라 디자인과 각 파츠의 성능과 등급까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은 일반 대량생산 모터사이클보다 비싸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모타-테지3D
비모타(Bimota)는 1973년 이탈리아 북부의 리미니에서 출발한 소규모 제작사지만, 전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브랜드다. 비모타의 이름은 창업 멤버인 발레리오 비앙키(Valerio Bianchi), 쥐세페 모리(Giuseppe Morri), 마시모 탐부리니(Massimo Tamburini)의 성을 따 만든 것이다. 비모타는 엔진부터 차체 전반을 만드는 본격적인 제작사로 출발하진 않았다. 이들은 일본산 모터사이클들을 커스텀해 기존의 제품이 갖고 있는 성능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하면서 명성을 쌓았고, 프레임과 엔진을 제외한 차체 전반의 제작에서 놀라운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만들어낸 모터사이클은 어떤 양산 모터사이클 브랜드의 엔진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각 브랜드 이름의 첫 글자와 비모타의 B를 붙여 모델명을 선정했다. 두카티의 엔진을 사용한 경우에는 DB, 스즈키는 SB, 야마하는 YB, 혼다는 HB, BMW는 BB의 식으로 이름을 붙였다. 비모타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천재적인 모터사이클 디자이너 마시모 탐부리니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4년 세상을 떠난 마시모 탐부리니는 ‘모터사이클 디자인의 미켈란젤로’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났는데, 그가 만든 두카티의 916 시리즈와 MV 아구스타의 F4 디자인은 모터사이클 디자인의 역사를 바꾼 모델로 꼽힌다.
 

테지(Tesi)는 수많은 비모타의 작품들 가운데서도 가장 비모타다운 모습을 갖고 있는 특별한 모터사이클이다. 지난 1990년 독일 쾰른에서 ‘테지 1D’가 공개된 이후, 테지 2D에 이어 현재의 테지 3D로 역사를 이어왔다. 테지의 가장 큰 특징은 허스 센터 스티어링을 채용한 점이다. 허브 센터 스티어링은 완충과 조향을 완전히 분리한 것으로 모터사이클의 리어 서스펜션 구조에서 많이 사용되는 스윙암 방식으로 프론트 휠이 고정된다.

특히, 비모타는 이제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수입 판매를 예정하고 있어 특별한 모터사이클에 목말랐던 이들의 갈증을 해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실제 판매 가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주문생산방식으로 소량 생산되기 때문에 주문과 차량 인도 시기도 오래 걸린다. 상당한 가격과 대비해서 최신의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보다 엔진의 출력 등에서도 뒤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비모타의 테지 3D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런 부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을 예정한 테지 3D는 스페셜 에디션 모델과 비모타 40주년 기념 테지 3D, 노멀 버전의 테지 3D로 각각, 2억원, 1억5천만원, 1억원으로 판매 가격이 책정됐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고? 이미 스페셜 에디션만 4대가 주문되었다.

컨페더레이트-X132 헬켓
미국의 컨페더레이트(Confederate)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브랜드다. 1991년 법정 변호사인 H. 매튜 챔버스(H. Metthew Chambers)가 창업한 브랜드로 ‘미국적인 가치’를 표방한다. 이들은 1994년 처음 자사의 모터사이클을 만든 이후로 소수의 고객들만을 상대로 모터사이클을 제작해 판매해왔다. 물론 가격은 매우 높지만, 그 이상으로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수준의 완성도로 수집가들을 만족시켜왔다. 대내외적으로 이들의 실력을 과시한 것은 지난 2007년. 컨페더레이트가 만든 두 모델 ‘B120 레이스(Wraith)’와 ‘F131 헬켓(Hellcat)’은 미국의 스터지스 랠리에서 열린 ‘AMD(Amreican Motorcycle Dealer) 월드 챔피언십 오브 커스텀 바이크 빌딩 쇼’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면서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들은 공냉식 V형 2기통 엔진으로 널리 알려진 ‘S&S 사이클’의 엔진을 자사의 모터사이클에 얹고, 크루저 타입이 아닌 스트리트 모터사이클을 제작해왔다.
 

이들의 최신작인 X132 헬켓 역시, 컨페더레이트의 철학을 그대로 담아냈다. X132는 S&S 사이클의 X웨지 132큐빅인치(배기량 2,163cc) 공냉식 V형 2기통 엔진을 얹으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엄청난 배기량에 비하면 최고 121마력의 출력은 그리 대단할 것 없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토크 중심형으로 세팅된 이 엔진이 내뿜는 토크는 약 20kg·m 수준으로 매우 강력하다. 모터사이클의 무게는 226kg으로 배기량에 비하면 무척이나 가볍다. 모두 미국 내에서 수제작 방식으로 생산되며, 한정 수량으로 모두 65대 만이 생산될 예정이다. 판매 가격은 미국 현지에서 6만5천 달러(약 7천만원)이며, 예약 단계에서 1만 달러(약 1천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브러프 슈페리어- SS100
모터사이클의 롤스로이스라 불렸던 영국의 모터사이클 브랜드 브러프 슈페리어(Brough Superior)는 지난 2013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새로운 SS100을 공개하면서 그 역사를 이어간다. 브러프 슈페리어의 SS100은 슈퍼스포츠의 약자를 딴 것으로, 세계인들에게는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탔던 모터사이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리지널 SS100은 영국의 모터사이클 경매에서 사상 최고 금액인 45만5천400달러(약 5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새롭게 개발된 SS100은 오리지널이 갖고 있는 특유의 디자인과 현대적 기술력을 한데 모아 눈길을 끈다. 엔진과 차체 구성은 모두 프랑스의 ‘박서 디자인’에서 개발했다. 박서 디자인은 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유수의 모터사이클 브랜드와 엔진 및 차체 개발에서 협력해온 전문 회사다.
 

지름이 작은 브레이크 디스크를 2개씩 겹쳐서, 마치 과거의 드럼 확장식 브레이크처럼 보이는 최신의 브레이크 시스템도 매우 획기적이다. 프론트 서스펜션 역시 기존의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SS100에 적용된 서스펜션은 BMW 모토라드의 듀오 레버 방식과 흡사한 호삭 서스펜션 구조를 채용한다.

주문에 의해 소량 생산을 목표로 등장시켰지만,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EICMA 2013 쇼 기간 중에만 연간 생산 대수의 2배 이상이 계약되는 인기를 누렸다. 유럽 현지에서의 판매 가격은 약 10만 유로(약 1억3천5백만원) 정도다.

글 · 나경남 [The Moto] 에디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