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매직 인 더 문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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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매직 인 더 문 라이트
  • 신지혜
  • 승인 2014.12.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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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인 더 문 라이트 : 알파로메오 6C 1750


최고의 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당대 최고의 실력자 ‘중국인 마술사’ 웨이링수. 하지만 그의 실체는 까칠하고 사람을 싫어하고 시니컬한 성격을 가진 영국인 남자 스탠리다. 그런 그가 어릴 때부터 절친했던 하워드로부터 젊고 예쁜 심령술사 소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역시나 스탠리는 콧방귀를 뀌며 가짜 심령술사의 정체를 드러내겠다고 호언하면서 하워드와 함께 남프랑스로 발걸음을 옮긴다.


소피와의 첫 대면부터 냉소적이던 스탠리는 그녀의 정체를 벗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내면에서 변화되는 무언가를 감지한다. 그리고 소피야말로 진정한 심령술사라고 믿게 되고 그동안 냉랭하고 뒤틀려 있던 마음이 풀려가는 것을 느낀다.

이번엔 남프랑스다. 언제나 뉴욕을 떠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쉴 새 없이 꺼내 놓던 우디 알렌이 영화 〈매치포인트〉를 시작으로 유럽을 항해중이다. 런던, 바르셀로나, 파리, 로마를 거쳐 〈매직 인 더 문 라이트〉에서는 프로방스의 화사하고 온화한 태양빛 속에 매직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로맨스를 만들어낸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 따위는 갖지 않고 살아온 스탠리가 적수를 만나면서 마치 마법처럼 진짜 사랑에 빠져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햇살과 공기라면 충분이 그렇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촬영은 니스, 아를, 생폴드방스 등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전작들처럼 도시의 특징들을 살렸다기보다는 전체적인 남프랑스의 대기를 담아내는 데 만족하고 있어 전작들처럼 프로방스의 도시를 기대했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매직 인 더 문 라이트〉는 남프랑스라는 공간과 1920년대라는 시간 그리고 매직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버무려진 가볍고 산뜻한 영화로 탄생했는데 그 시공간과 소재 덕분에 볼거리는 한층 더 풍부해졌다.
 

일단 1920년대는 재즈의 시대. 영화를 수놓는 로맨틱한 음악들은 스탠리와 소피의 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또 당시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완벽하게 영화에 풀어내 영상이 한층 아름답다. 스탠리의 수트, 모자, 브라이스의 바지와 스웨터, 소피의 마린룩, 파스텔톤의 프렌치룩, 코사지 등 남프랑스의 햇살과 잘 어울리는 고급스럽고도 깔끔한 의상들과 더불어 스탠리의 이모 집을 장식하고 있는 접시, 글라스 등과 저택들은 단순히 영화의 공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 1920년대의 시공간임을 확실히 알려주는 매체이다.
 

그리고 하나 더. 빨간색 알파로메오 6C 1750은 그 모습 자체로도 탄성이 나온다. 하워드와 함께 남프랑스에 도착한 스탠리는 계속 알파로메오 6C 1750을 몰고 다니는데 이 차는 스탠리와 소피의 관계 변화와 함께하는 중요한 소재가 되기도 한다. 처음 하워드와 함께 이 차에서 내렸을 때만 해도 소피의 정체를 의심하고 속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알파로메오를 함께 타고 이모 집에 가는 동안 그녀의 매력에 슬슬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소피의 능력을 인정하게 되면서 돌아오는 차 안의 공기는 친근함과 친밀감 그리고 아직 스탠리 자신은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으로 들어찬다. 게다가 알파로메오가 고장 나는 바람에 어릴 적 추억이 깃든 천문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소피에 대한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니 알파로메오는 스탠리와 소피의 관계 변화에 혁혁한 공을 세운 오브제가 된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웨이링수의 마술쇼부터 오브제 하나하나 눈여겨보게 되는 1920년대. 우디 앨런이 펼쳐내는 또 하나는 매직이 아닐까.

글 · 신지혜 (시네마토커, 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 제작 및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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