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테스트 - 폭스바겐 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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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테스트 - 폭스바겐 제타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7.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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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형 세단은 새로운 외관과 경쟁적인 가격으로 틈새를 파고들 수 있을까?

모델 SE 2.0 TDI 140
가격 £20,005(약 3천530만원)최고출력 140마력최대토크 32.6kg·m
0 → 시속 97km 9.7초연비 20.8km/LCO2배출량 126g/km
시속 113km → 0 감속 51.9m스키드패드 0.83g
(*영국기준)

WE LIKE ● 뛰어난 연비 ● 공간 ● 우수한 인체공학의 실내
WE DON’T LIKE ● 흡인력 부족한 운동성 ● 일부 경쟁자보다 비싼 가격 ● 재미없는 실내

새로운 폭스바겐 제타는 불리한 여건을 타고 났다. 영국 구매자들은 소형 세단을 좀처럼 선택하지 않으므로, 이보다 더 많이 팔리는 C세그먼트와 D세그먼트 사이에 끼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차는 더 이상 트렁크 붙인 골프가 아니다. 폭스바겐은 오랫동안 존재감이 없었던 소형 세단에게 약간의 개성을 부여했고, 이제 자신만의 외관과 목적 같은 것을 갖게 됐다.

상당한 트렁크 공간을 갖추었고 외관은 작은 파사트를 연상시키면서도 균형이 잘 잡혀 이전의 제타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1만6천965파운드(약 2천990만원)에서 시작하는 가격 역시 경쟁력이 있다. 시승차는 140마력 2.0 TDI의 기본형인 SE 트림으로, 2만5파운드(약3천53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어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타는 여전히 익숙한 부품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차이지만, 신선한 외관과 매력적인 가격표로 인해 폭스바겐에서 가장 뛰어난 팔방미인이라 할만하다. 파사트와 골프의 좋은 부분을 착한 가격에 묶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폭스바겐의 다른 모델들 사이에서 잡음을 숨기기 위해 존재하는 모델일까? 지금부터 우리가 알아볼 부분이다.

DESIGN & ENGINEERING
신세대 제타는 지난해 뉴욕오토쇼에서 공개되었다. 폭스바겐은 모든 ‘보이는’ 패널이 이전 모델과는 다른 새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타일링은 이 회사의 디자인 책임자인 클라우스 비숍이 이끌었으며, 지난해 초에 공개된 NCC(뉴 컴팩트 쿠페)의 영향을 받았다. 어쨌든 폭스바겐의 최신 모델답지 않은 구석은 찾기 어렵다. 새 폴로, 파사트, 샤란과 흐름을 같이 한다. 깔끔한 형상에다 못나지 않은 외관이다. 독특한 것을 원하는 이라면, 요즘 이 회사의 다른 차들만큼이나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간결하고 세련됨(이는 시승차를 접한 이들의 평가였다)이 나쁘지 않다.

그럼 이제 보이지 않는 패널들을 알아보자. 새로운 제타는 이전 모델과 외관이 완전히 다르고, 골프와 공유하는 패널도 없다. 이전보다 90mm가 길어졌고, 휠베이스는 73mm 늘어난 2,651mm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타는 완전한 신차라기보다, 5세대 골프 바탕의 전작을 개량한 것이다. 여전히 동급 최고인 최신 6세대 골프에서 보듯이 이 부분은 나무랄 것이 없다.

제타에서 신경 쓰이는 것은, 멕시코에서 생산된다는 것과, 비록 유럽 내에서는 아니지만 미국시장에서는 기술적으로나 감각적으로 덜 세련된 버전으로 판매된다는 점이다.

INTERIOR
우리도 실내를 참신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자동차회사를 환영하기는 하지만, 폭스바겐이 그 반대라고 해서 비판하기는 어렵다. 제타의 실내는 파사트, 골프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기능적인 냄새를 풍긴다.

새로 디자인된 제타의 상대적으로 납작하고 단단한 운전석 시트를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운전 자세는 완벽히 올곧게 느껴지고, 페달 간격이 적절하며, 변속레버는 정확한 위치에 있다. 운전대과 시트는 충분한 조절폭을 가졌다. 이 차에서 편안한 자세를 잡을 수 없다면 다른 어느 차에서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나머지 부분들은 항상 그랬듯이 모두 합리적이다. 오디오/내비게이션을 위한 센터콘솔 조작부와 공조 시스템은 운전자 쪽을 향해 약간 틀어져 있지만, 말해주지 않아도 금세 알 수 있을 만큼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스위치들은 크고 명쾌하며 제대로 자리 잡았다. 모든 계기는 간결하고 가독성이 좋다.

실내 소재의 품질은 차이가 있다. 유럽형 제타의 윗부분은 더 신경 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상당량의 고무를 섞어 부드러운 촉감으로 만든 플라스틱과 크롬 다이얼이 보통 이 차급에는 사용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런데 실내 아래쪽을 보면, 원가절감을 위한 단단한 플라스틱들이 있다. 이 차급에서는 여전히 평균 이상의 느낌을 주는 운전석이지만 크게 뛰어난 부분은 아니다.

또 하나 동급 평균 이상인 것은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이다. 제타는 포드 몬데오, 복스홀 인시그니아, 현행 파사트보다 20cm가 짧지만 4.6m 길이는 D세그먼트에 넣어도 좋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60/40 분할 접이 기능을 제공하는 뒷좌석은 성인이 앉기 충분하며, 트렁크는 510L의 적재용량을 가졌다.

PERFORMANCE
시승차에 얹힌 140마력 2.0L 디젤 엔진은 폭스바겐 라인업의 친숙한 주력으로 매번 좋은 인상을 남긴다. 이외의 디젤은 1.6L 뿐인데, 연비가 가장 좋다. 하지만 디젤의 경제성은 물론 운전재미까지 좀 더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2.0 TDI가 답이다. 2.0 TDI는 양쪽 모두 실망시키지 않지만 특히 연비가 뛰어나다.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을 뒤섞은 평균 연비는 18.8km/L. 장거리 주행에서 연비 운전을 했더니 21km/L이상의 수치까지도 얻을 수 있었다. 126g/km의 CO₂ 배출은 구매자의 55%를 차지하는 회사 운영자들에게 솔깃하다. 이처럼 인상적인 연비를 제공하는 제타 2.0 TDI는 연료를 아끼기 위해 성능을 희생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속도보다도 추월 가속의 유연성이 요구되는데, 이 구동계는 적절히 분포된 토크(1,750~2,500rpm에서 32.6kg·m)를 제공해 필요할 때 부응한다.

구매자들이 주행거리의 상당부분을 달리게 될 고속도로에서는 2.0 TDI 140마력이 본색을 드러낸다. 110km에서 겨우 2,300rpm으로 회전하며, 안정되고 고요한 크루저로서, 필요할 때는(견고한 느낌의 6단 변속기를 내려줘야 하긴 하지만) 아주 쓸 만한 추월 성능까지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성은 0→97km 가속에 9.7초가 소요되는 정지가속 성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정숙성도 아주 좋다. 엔진 소음은 잘 억제되었고 실내는 승객들이 대화를 나누는데 무리가 없을 만큼 조용하다. 80km에서 65dB이라는 수치는 평균이긴 하지만 적절하다. 비교를 하자면 신형 벤틀리 컨티넨탈 GT가 같은 속도에서 63dB를 찍었다. 즉, 제타 2.0 TDI 140은 모든 주요 부분에서 아주 경쟁력 있는 성능을 제공하며 사용이 즐거운 엔진이다.

RIDE & HANDING
만약 이 차에 대해 헐렁임 없이 안락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다면, 그러한 기본적인 요건들을 넘어 믿음직스럽게 안정적이고 고요하며 차체 제어와 충격 흡수 사이의 타협을 잘 이룰 것이다. 부수적인 승차감은 특히 좋다. 고속이건 시내 건 댐퍼는 큰 기복과 작고 날카로운 균열을 아주 잘 흡수한다. 불균일한 노면을 고속으로 달릴 때 코너링 포스가 가해지면 차체 제어가 약간 흐트러지지만 이는 작고 드문 흠이다.

그저 부드럽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진정한 성공이다. 압축과 리바운드 댐핑의 현저한 제어를 통해핸들링에 있어서는 동요가 없는 듯하면서도 유연하고 안락하다. 동요 없는 핸들링은 둔감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폭스바겐이 그러한 비난을 피하려고 노력한 것 같지는 않다. 작은 활기를 얻자고 꼭 완전한 스포츠 성향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는 아쉽다.

어쨌든, 제타의 운전대는 감각이 희미하고 즐 거움이 적다. 그래도, 도로에서는 우수한 그립과 안정된 핸들링, 잘 무게 잡힌 스티어링 덕분에 즐겁다. 여기에 모든 제어력이 잘 균형 잡혀 있기 때문에 제타는 부드럽게 운전하기에 아주 쉬운 차이다.

약간 단조로울 수 있지만 모든 면에서 기대하는 것보다 더 잘 해낸다. 이는 사실상 파사트만큼의 좋은 운전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까지 포함한다. 더 큰 형제 차에 대비해 제타가 주는 경제적 혜택을 노리는 이들에게는 제약이 충분히 정당화 될 것이고, 이 부분에서는 타협할 것이 없다고 믿어도 좋다.

BUYING & OWNING
특이하게도, 제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다름 아니라 폭스바겐 그룹 내부에 있다. 라인업의 주력은 1만8천~2만 파운드(약 3천200~3천500만원) 가격대인데, 쉐보레 크루즈(보다는 낫다)와 사촌인 슈코다 옥타비아(엇비슷하다)에 비해 비싸다. 세아트 엑세오와 볼보 S40은 가격대에서 이보다 가장 고급스러운 편이지만 (특히 볼보는) 제타보다 돈을 더 지불할 가치가 별로 없다. 유지비는 동급 평균수준이지만 연비만큼은 뛰어나다. 우리는 장거리 코스에서 23.5km/L, 평균연비는 18.1km/L를 기록했다.

Volkswagen Jetta
단순하고 실용적인 제타는 나름의 매력을 가졌다

많은 자동차회사들은 제품에 테마를 부여하고 전체적으로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DNA를 심기 위해 노력한다. 폭스바겐은 일정부분 이를 성취했다. 차를 쓰기 간단하고 인체공학적이며 운전 특성이 단순하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실용적인 만큼이나 편안한 차가 나왔다. 제타는 혈통을 따랐다. 구동계는 쉽고 시트 포지션은 일급이며 조작부는 가볍고 점진적이다. 마니아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단점이 아니다. 운전이 충분히 즐겁지만 포드 포커스만큼의 몰입은 부족하다. 이는 제타를 다소 덜 눈에 띄게 할 수 있지만,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슈코다 옥타비아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같은 수준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Tester's Note
맷 프라이어(MATT PRIOR)
단순하고 둥글고 모양내지 않은 스티어링 휠 림은 쓰기 편하다는 평가다.

비키 패럿(VICKY PARROTT)
뒷좌석 잠금 해제 레버는 트렁크 안쪽에 위치해 아주 실용적이다.

맷 샌더스(MATT SAUNDERS)
풀 사이즈 스페어타이어가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잘 알고 있지만, 제타의 것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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