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20,005(약 3천530만원)┃최고출력 140마력┃최대토크 32.6kg·m
0 → 시속 97km 9.7초┃연비 20.8km/L┃CO2배출량 126g/km
시속 113km → 0 감속 51.9m┃스키드패드 0.83g
(*영국기준)
WE LIKE ● 뛰어난 연비 ● 공간 ● 우수한 인체공학의 실내
WE DON’T LIKE ● 흡인력 부족한 운동성 ● 일부 경쟁자보다 비싼 가격 ● 재미없는 실내
새로운 폭스바겐 제타는 불리한 여건을 타고 났다. 영국 구매자들은 소형 세단을 좀처럼 선택하지 않으므로, 이보다 더 많이 팔리는 C세그먼트와 D세그먼트 사이에 끼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차는 더 이상 트렁크 붙인 골프가 아니다. 폭스바겐은 오랫동안 존재감이 없었던 소형 세단에게 약간의 개성을 부여했고, 이제 자신만의 외관과 목적 같은 것을 갖게 됐다.
제타는 여전히 익숙한 부품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차이지만, 신선한 외관과 매력적인 가격표로 인해 폭스바겐에서 가장 뛰어난 팔방미인이라 할만하다. 파사트와 골프의 좋은 부분을 착한 가격에 묶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폭스바겐의 다른 모델들 사이에서 잡음을 숨기기 위해 존재하는 모델일까? 지금부터 우리가 알아볼 부분이다.
신세대 제타는 지난해 뉴욕오토쇼에서 공개되었다. 폭스바겐은 모든 ‘보이는’ 패널이 이전 모델과는 다른 새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타일링은 이 회사의 디자인 책임자인 클라우스 비숍이 이끌었으며, 지난해 초에 공개된 NCC(뉴 컴팩트 쿠페)의 영향을 받았다. 어쨌든 폭스바겐의 최신 모델답지 않은 구석은 찾기 어렵다. 새 폴로, 파사트, 샤란과 흐름을 같이 한다. 깔끔한 형상에다 못나지 않은 외관이다. 독특한 것을 원하는 이라면, 요즘 이 회사의 다른 차들만큼이나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간결하고 세련됨(이는 시승차를 접한 이들의 평가였다)이 나쁘지 않다.
제타에서 신경 쓰이는 것은, 멕시코에서 생산된다는 것과, 비록 유럽 내에서는 아니지만 미국시장에서는 기술적으로나 감각적으로 덜 세련된 버전으로 판매된다는 점이다.
우리도 실내를 참신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자동차회사를 환영하기는 하지만, 폭스바겐이 그 반대라고 해서 비판하기는 어렵다. 제타의 실내는 파사트, 골프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기능적인 냄새를 풍긴다.
새로 디자인된 제타의 상대적으로 납작하고 단단한 운전석 시트를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운전 자세는 완벽히 올곧게 느껴지고, 페달 간격이 적절하며, 변속레버는 정확한 위치에 있다. 운전대과 시트는 충분한 조절폭을 가졌다. 이 차에서 편안한 자세를 잡을 수 없다면 다른 어느 차에서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시승차에 얹힌 140마력 2.0L 디젤 엔진은 폭스바겐 라인업의 친숙한 주력으로 매번 좋은 인상을 남긴다. 이외의 디젤은 1.6L 뿐인데, 연비가 가장 좋다. 하지만 디젤의 경제성은 물론 운전재미까지 좀 더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2.0 TDI가 답이다. 2.0 TDI는 양쪽 모두 실망시키지 않지만 특히 연비가 뛰어나다.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을 뒤섞은 평균 연비는 18.8km/L. 장거리 주행에서 연비 운전을 했더니 21km/L이상의 수치까지도 얻을 수 있었다. 126g/km의 CO₂ 배출은 구매자의 55%를 차지하는 회사 운영자들에게 솔깃하다. 이처럼 인상적인 연비를 제공하는 제타 2.0 TDI는 연료를 아끼기 위해 성능을 희생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속도보다도 추월 가속의 유연성이 요구되는데, 이 구동계는 적절히 분포된 토크(1,750~2,500rpm에서 32.6kg·m)를 제공해 필요할 때 부응한다.
만약 이 차에 대해 헐렁임 없이 안락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다면, 그러한 기본적인 요건들을 넘어 믿음직스럽게 안정적이고 고요하며 차체 제어와 충격 흡수 사이의 타협을 잘 이룰 것이다. 부수적인 승차감은 특히 좋다. 고속이건 시내 건 댐퍼는 큰 기복과 작고 날카로운 균열을 아주 잘 흡수한다. 불균일한 노면을 고속으로 달릴 때 코너링 포스가 가해지면 차체 제어가 약간 흐트러지지만 이는 작고 드문 흠이다.
특이하게도, 제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다름 아니라 폭스바겐 그룹 내부에 있다. 라인업의 주력은 1만8천~2만 파운드(약 3천200~3천500만원) 가격대인데, 쉐보레 크루즈(보다는 낫다)와 사촌인 슈코다 옥타비아(엇비슷하다)에 비해 비싸다. 세아트 엑세오와 볼보 S40은 가격대에서 이보다 가장 고급스러운 편이지만 (특히 볼보는) 제타보다 돈을 더 지불할 가치가 별로 없다. 유지비는 동급 평균수준이지만 연비만큼은 뛰어나다. 우리는 장거리 코스에서 23.5km/L, 평균연비는 18.1km/L를 기록했다.
단순하고 실용적인 제타는 나름의 매력을 가졌다
많은 자동차회사들은 제품에 테마를 부여하고 전체적으로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DNA를 심기 위해 노력한다. 폭스바겐은 일정부분 이를 성취했다. 차를 쓰기 간단하고 인체공학적이며 운전 특성이 단순하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실용적인 만큼이나 편안한 차가 나왔다. 제타는 혈통을 따랐다. 구동계는 쉽고 시트 포지션은 일급이며 조작부는 가볍고 점진적이다. 마니아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단점이 아니다. 운전이 충분히 즐겁지만 포드 포커스만큼의 몰입은 부족하다. 이는 제타를 다소 덜 눈에 띄게 할 수 있지만,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슈코다 옥타비아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같은 수준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맷 프라이어(MATT PRIOR)
단순하고 둥글고 모양내지 않은 스티어링 휠 림은 쓰기 편하다는 평가다.
비키 패럿(VICKY PARROTT)
뒷좌석 잠금 해제 레버는 트렁크 안쪽에 위치해 아주 실용적이다.
맷 샌더스(MATT SAUNDERS)
풀 사이즈 스페어타이어가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잘 알고 있지만, 제타의 것은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