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RC F, BMW M4에 도전하는 세련된 고성능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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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RC F, BMW M4에 도전하는 세련된 고성능 쿠페
  • 스티브 서트클립
  • 승인 2014.11.1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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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보다는 일반도로가 어울리고, 다음 10년보다는 지난 10년에 알맞게 설계된 차라는 느낌

5만9천995파운드(약 1억3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나온 렉서스 RC F의 제원표를 들여다보면 두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첫 번째는 가격에 비해 놀랄 만큼 많은 것이 담겨진 차의 전형처럼 보인다는 생각이고, 두 번째는 렉서스의 주장과는 관계없이 아주 고전적인 고성능차의 공식을 따랐다는 생각이다.

물론, 첫 번째 생각은 전적으로 긍정적인 것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물론, 실제로 보면 더욱 값어치를 하는 모습이고 잠재력이 가득해 보인다는 사실이 그런 생각을 들게 한다. 렉서스에 따르면 RC F는 4.5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가 시속 270km에 육박한다고 한다. 더불어 그동안 세상에서 나온 차들 중에서 가장 세련된 스포츠 쿠페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두 번째 생각은 10년 전에 받아들여졌던 것에 비하면 오늘날에는 조금 덜 환영받을 만하다. 그 시절에는 최고출력이 471마력에 이르는 V8 5.0L 엔진을 얹고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뒷바퀴굴림 쿠페가 더 많은 사람들을 군침 돌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처럼 마초를 상징하는 꼬리표가 대단히 매력적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독일 자동차회사들이 만든, 더 빠르고 더 경제적이면서 더 친환경적인 경쟁차들이 내세우는 장점에 비하면 확실히 최첨단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마도 RC F와 관련한 모든 지표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을 꼽자면 무게일 것이다. RC F의 무게는 1,840kg로, 이는 경쟁상대로 삼은 것이 분명한 BMW M4와 M3보다 250kg 이상 무거운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를 적당히 타협한 채 RC F를 BMW M 모델의 경쟁상대로 내놓는 것은 렉서스에게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RC F의 주행감각은 어떠한지, 또한 RC F에서 그처럼 시대에 뒤진 기술적 성격을 따뜻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줄 만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을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여러 면에서, RC F의 성격은 보이는 모습 그대로다. RC F는 멋진 소리를 낼 뿐 아니라, 최고출력 471마력, 최대토크 54.1kg·m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두 명의 탑승객을 합쳐 무게가 약 2톤이나 나감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만큼 화끈하게 달린다. 주행 모드를 모두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8단 자동변속기는 민첩하게 작동하고, 나스카(NASCAR) 경주차를 연상케 하는 소리는 언제든 한껏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요소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10점 만점에 7점은 줄 수 있다. 그러나 직진할 때조차 BMW M4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나타낸다.

그래도 코너링은 훌륭하고 스티어링과 제동 감각은 매력적이다. 그런 점에서 너무 무거운 차체는 어느 정도 너그러이 넘길 수 있다. RC F가 운전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해서 M4가 상대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는 않다.

차의 능력을 시연하기 위해 렉서스가 특별히 선택한 트랙에서 우리가 시승한 RC F는, 한계에 가까이 가면 브레이크가 진동하고 핸들링이 정확한 것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어설픈 느낌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주기에는 조금 실망스럽다.
 

하지만 RC F를 일반도로용 승용차로 본다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승차감은 항상 여유가 있으며, 가장 공격적인 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스티어링은 정확하고 정교하다. 또한 V8 엔진에서 나오는 소리와 힘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승용차 관점에서의 RC F는 매우 바람직하고, 가속력이 매력적이고, 운전하기에 훨씬 더 좋은 차다. 새롭게 꾸민 실내는 대부분 훌륭하고, 이 차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을 갖춘 차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RC F는 순수한 도전자로서 M4와 같은 체급에서 경쟁하기에는 수준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V8 엔진 가운데 가장 말초적인 소리를 내는 것 중 하나가 쓰이고 있음에도, RC F는 과거 IS F처럼 아주 흥미로운 아웃사이더 이상의 의미는 없다.
 

매우 색다른 디퍼렌셜
RC F에 토센(Torsen) 디퍼렌셜이 기본으로 쓰이는 것은 좋다. 구동력을 높일 뿐 아니라 시승자들이 촬영에 반드시 필요한 200m 구간 파워슬라이드를 언제든지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택사항으로 마련되는 토크 벡터링 디퍼렌셜은 사실 매우 교묘한 장치다. 실제로 렉서스는 그 장치를 사실상 노면을 읽고 그에 맞춰 반응하도록 헬리컬 기어를 사용함으로써 접지력을 집중시키고 배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인 장비라고 주장할 정도다. 페라리 F12조차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렉서스의 주장이다.

SO GOOD
- V8 엔진이 만드는 매력적인 소리
- 인상적인 세련미
- 비교적 뛰어난 승차감

NO GOOD

- 서킷에서는 너무 무거운 느낌이다
- 코너 몇 개만 돌아도 빠르게 둔해지는 브레이크
- 4도어 모델이 없는 점이 아쉽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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