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카의 상징, V8 7.0L 엔진 얹은 쉐보레 카마로 Z/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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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카의 상징, V8 7.0L 엔진 얹은 쉐보레 카마로 Z/28
  • 마크 누어델루스
  • 승인 2014.08.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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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28은 1966년 당시 미국 머슬카 세계의 상징적인 모델이었다. 세보레는 북미 레이스 트랙에서 포트 머스탱과 겨루기 위해 특별한 승인 절차까지 거쳐야 했다. 그리고 위대한 마크 도너휴는 카마로 Z/28로 1968년과 1969년에 SCCA 트랜스-암 챔피언십에서 세보레에게 우승을 안겨줬다. 그는 1968년에 무려 10번이나 포디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Z/28은 카마로가 단종됐던 2002년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리고 2009년에 쉐보레가 전설적인 카마로를 부활시키고 5년이 지난 지금, Z/28도 마침내 북미시장에 돌아왔다.  최신형 Z/28은 오리지널 버전과 마찬가지로 트랙 주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포르쉐 911 GT3 RS와 같은 경우다.
 

쉐보레는 기본형 모델부터 에어컨을 빼버려 13kg를 줄였고 더 얇아진 리어글라스로 400g을 감량했다. 네 바퀴 모두 거대한 305mm 피렐리 P 제로 트로페오 R 트랙 타이어를 채용했음에도 19인치 휠과 타이어 패키지는 22kg 더 가벼워졌다. 10kg에 가까운 무게를 줄여준 탄소-세라믹 브레이크는 출시를 앞둔 C7 콜벳 Z06에도 적용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7.0L V8 또한 C6 콜벳 Z06과 동일하다. 이 LS7 엔진은 드라이섬프 시스템으로 505마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엄청난 힘을 잘 배분하기 위해 토르센 LSD도 갖췄다.

쉐보레의 엔지니어들은 개발 과정에서 Z/28의 모든 부분을 세심하게 체크했다. 그들은 윈드 터널 테스트에서 엔진 냉각을 위한 공기 흐름을 향상시키기 위해 드레멜 툴로 ‘보우 타이’ 엠블럼의 안쪽을 제거했고, 그 결과, 쉐보레의 ‘보우 타이’ 엠블럼은 이제 ‘플로우 타이’로 바뀌게 됐다.
 

그리고 뉘르부르크링에서의 개발 과정 중에는 PTM(퍼포먼스 트랙션 매니지먼트)이라고 불리는 다섯 가지 모드의 안정성 제어 시스템을 통해 차체가 떴을 때 동력이 차단됐었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지상고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플라이 카 모드’를 프로그래밍했다. 그 결과, Z/28의 차체가 지상에서 떠 있을 때도 PTM 세팅을 통해 엔진 파워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 모든 요소들을 통해 Z/28은 서킷 위에서 엄청난 속력을 보일 수 있었다. 2마일 거리의 굉장히 까다로운 트랙이라고 알려진 미시간 서부의 그래턴 레이스웨이에서 이 거대한 쿠페는 911 GT3 RS 4.0과 흡사한 속력을 자랑했다. 자연흡기 V8의 엔진음은 굉장했고, 토크도 훌륭했지만, 7,000rpm의 레드라인에서 엔진은 마치 출력이 절반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멀티매틱 댐퍼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지만, 1,732kg의 중량을 숨기기는 힘들었다. 이렇듯 Z/28에는 근본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너무 무겁다는 점. 저속 코너링이나 빠른 트랜지션 구간에서의 Z/28은 전혀 느리다고 할 수 없지만, 육중한 느낌 자체는 거슬릴 수 있다. 정확하지만 활기가 없는 스티어링, 둔한 느낌의 기어시프트, 다소 부족한 브레이크의 느낌, 불편한 페달 위치 등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쉐보레의 의도대로 서킷에서는 말도 안 되게 빠르지만, 더 가벼운 트랙 주행용 경쟁 차종들보다 정확성이나 세련미, 촉각적인 느낌 등이 부족하다. Z/28은 GM의 제타 플랫폼이 시대에 뒤쳐지기 시작했음을 깨닫게 한다. 물론 복스홀 VXR8 세단에 적용한 업데이트된 제타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것은 트랙 주행용 차가 아니었다.
 

이러한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Z/28은 머슬카만의 정직한 느낌을 잘 살린 차이다. 점차 찾아보기 힘들게 된 수동 기어박스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는 Z/28보다 25% 더 저렴한 가격에, 15% 더 파워풀한데다, 훨씬 더 도로주행에 적합한 카마로 ZL1 슈퍼차저도 마찬가지다. 트랙 위에서 보여준 엄청난 속력과 빛나는 역사를 고려해보더라도, 쉐보레의 라인업에서 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카마로에 포르쉐 카이맨 GTS와 동일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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