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의 새 시대를 여는 GT3-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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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의 새 시대를 여는 GT3-R
  • 힐튼 홀로웨이
  • 승인 2014.08.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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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는 ‘성능에 중점을 둔 고급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재조명할 모델로 GT3-R을 선보였다. GT3-R은 벤틀리 역사상 가장 빠르게 가속하고 가장 다이내믹한 일반도로용 자동차다. 벤틀리 GT3 경주차에서 직접적으로 영감을 받은 GT3-R은 오직 300대만 만들어진다. 아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고, 고객인도는 올해 말부터 시작된다.

GT3-R은 컨티넨탈 GT 기반이다. 하지만 2인승으로 바꾸었고, 엔진은 기존의 V8 4.0L 트윈터보 엔진을 개량했다. 이제 이 엔진은 572마력을 발휘하고, 겨우 1,700rpm에서 71.3kg·m이 터진다. 또한, GT3-R은 GT V8 S에 비해 100kg 가볍다. 엔진에 물린 ZF 8단 자동변속기는 컨티넨탈 GT 모델들보다 짧은 기어비로 설정됐다.

0→시속 96km 가속에 겨우 3.6초가 걸린다. 배기 시스템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티타늄으로 만들어 7kg을 줄였고, 독특한 바리톤 음색을 내기 위해 청각적으로 조율했다. 구동계와 전자식 자세제어장치도 손봤다. 네바퀴굴림 장치에는 처음으로 토크 벡터링 기능이 추가됐다. 토크 백터링 시스템은 엔진의 막강한 토크를 좌우 뒷바퀴에 각각 다르게 전달한다.이는 언더스티어를 극적으로 줄여 공격적인 코너링을 가능케 한다.

GT3-R의 드라이브 모드와 스포트 모드는 이전보다 명확히 구분됐다. 시프트패들 역시 재조정됐다. 벤틀리 측은 그 결과 “역대 가장 다이내믹하고 즉각 반응하며 운전자와 혼연일체가 되는 일반도로용 벤틀리”라고 주장한다.

GT3-R에는 기본적으로 다른 컨티넨탈 모델과 같은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하지만 에어 스프링과 댐퍼는 컨티넨탈 GT V8 S의 설정에서 크게 손본 것이다. GT3-R은 21인치 단조 휠을 끼웠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친숙한 카본-실리콘-카바이드(CCB)다. 앞은 420mm, 뒤는 365mm다. GT3-R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한 번에 10 메가줄(megajoules) 이상의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데, 이는 “한 가정이 6시간동안 쓰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한다.
 

벤틀리 기술 담당 총괄이사 롤프 프레히(Rolf Frech)는 언더스티어를 상쇄시키는 토크 벡터링과 섀시 튜닝을 통해 컨티넨탈의 구동계와 섀시를 높은 수준까지 밀어붙이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드라이브 모드와 스포트 모드에 차별화를 두어 운전자가 편안한 그랜드 투어러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예리한 슈퍼카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극적인 변화는 차의 안팎에서도 발견된다. GT3-R은 2인승이다. 뒷자리는 짐을 올려놓을 수 있는 선반으로 바뀌었다. 앞좌석은 옆 지지대가 커지고 전체적인 형태가 달라진 새로운 디자인이다. 표면은 검정색 벨루가 가죽과 다이아몬드 퀼트 알칸타라로 덮었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도 같은 소재 조합이다. 센터콘솔, 조수석 앞, 도어 플레이트에는 GT3-R 배지가 붙었다.

GT3-R은 카본파이버로 만든 새로운 프론트 스플리터와 리어 스포일러, 보닛에 있는 2개의 공기배출구 등으로 일반 모델과 구분된다. 300대 모두 색상은 글래시어 화이트(Glacier White)가 될 것이며, 헤드램프 베젤, 그물 그릴, 옆 창문 주변 장식은 모두 고광택 검정색으로 마감된다. 옆면의 녹색 그래픽은 ‘파워 라인’(the power lines)이라고 불린다.

벤틀리 신임 회장 볼프강 뒤르하이머(Wolfgang Durheimer)는 GT3-R이 “경주차에서 영감을 받은 역대 가장 고급스러운 그랜드 투어러가 돼야 했다”며, “이 차는 고급스러움과 성능의 조화라는 우리의 트레이드마크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GT3-R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나올 신세데 모델들을 위한 전주곡이다. 신형 SUV와는 별개로 컨티넨탈과 플라잉스퍼의 후속모델은 MSB라고 불리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기반으로 나온다. MSB 플랫폼은 차세대 포르쉐 파나메라에도 쓰이게 된다. 현행 플랫폼과 MSB의 결정적인 차이는 MSB가 선천적으로 뒷바퀴굴림이라는 데 있다. 이는 엔진이 세로로 배치되고 엔진룸 뒤쪽 깊숙이 자리 잡으며, 동력을 뒷바퀴로 우선 보낸다는 뜻이다(분명히 네바퀴굴림이 옵션으로 나올테지만).

현행 컨티넨탈과 플라잉스퍼의 플랫폼은 폭스바겐 페이튼과 아우디 A8과 관련이 있다. 페이튼과 A8은 모두 앞 바퀴 축 앞쪽에 엔진이 세로로 배치돼 있다. 앞이 무거운 차를 궁극의 운전 성능에 맞게 튜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비록 벤틀리가 뒷바퀴 구동 중심의 네바퀴굴림 장치를 추가하면서 놀라우리만치 성공하기는 했지만.

벤틀리가 MSB 플랫폼의 신차를 내놓을 2017년 무렵에는 이상에 가까운 무게 배분, 훨씬 개선된 스티어링 레이아웃이 결국 벤틀리로 하여금 정말로 제대로 된 고성능 차를 만들도록 할 것이다. GT3-R은 벤틀리의 변화를 기대하게 하는 분명한 신호다. ‘성능을 중시한 고급차’는 단지 GT3-R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2010년대 동안 바뀌게 될 벤틀리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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