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GTI, 스포티한 핸들링의 영역을 더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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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GTI, 스포티한 핸들링의 영역을 더 넓히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7.1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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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고회전, 스포티한 핸들링의 영역을 더 넓히다

최근 폭스바겐 골프의 우산(Umbrella) 모델 전략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친환경의 스마트한 에코 동력을 상징하는 블루모션이고, 다른 하나는 작지만 아주 스포티한 차의 전통을 이어가며 스포츠 아이콘이 되어 버린 GTI로 나눠진다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양극이라고 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축에 있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스포츠 성향의 소비자들에게 골프 GTI는 ‘실현 가능한, 현실 속의 드림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는 허니콤 타입의 프론트 그릴과 레드라인, 강력함을 상징하는 GTI 로고, 헤드램프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15개의 작은 LED, 18인치 휠, 두 개의 머플러와 리어 디퓨저까지 이 차의 외형에서는 일반 골프와 GTI를 명확하게 차별화시키는 요소들이 많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기존 골프와 같지만 아래쪽을 수평으로 다듬은 가죽 스티어링 휠과 모양이 다른 실렉터 레버와 그 아래의 가죽 커버, 그리고 사이드 브레이크의 가죽 커버 등에는 레드 스티치를 더하는 등 눈과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부위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시트는 세미 버킷 타입이다. 소재와 자잘한 기능에서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시트의 가죽은 평범한 수준이고, 도어 트림 아래쪽 내장재들의 품질이나 마무리도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야간에 뒤에서 오는 차의 헤드램프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룸미러의 편광이나 차광 기능도 지적을 하고 싶다.

골프 GTI의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으로 211마력을 내는 TSI 휘발유 엔진과 6단 DSG가 짝을 이루고 있다. 휘발유 고압 직분사 방식에 터보차저(최대 1.6바)를 더한 이 엔진은 출력이 5세대보다 11마력 상승했고, 토크는 0.1 정도 커졌다. 놀랄 만큼 성능이 향상된 것은 아니더라도, 같은 배기량에서 힘만 더 키운 게 아니라 더 강해진 배기가스 규제까지 만족시킨다는 점에서는 인정해 줄만하다. 대신 토크밴드는 더 넓어졌다. 5세대 엔진도 최대토크가 1,800~5,000rpm으로 늘었는데, 6세대 GTI의 엔진은 1,700~5,200rpm의 영역에서 28.6kg·m라는 좀 더 높은 토크를 플랫하게 뿜어낸다. 그리고 최고출력의 경우 5세대가 5,100rpm이었는데, 6세대에서는 5,300~6,200rpm으로 최고출력의 영역도 넓어졌다. 단지 엔진의 성향이 고속 쪽으로 이동했다고 하기보다는 고회전 영역을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기어박스는 6단 DSG(Direct Shift Gearbox)를 쓰는데, 싱글 파이널 기어를 쓰던 5세대와는 달리 요즘 폭스바겐에서 쓰는 2단계 파이널 기어(1~4단까지는 4.059, 5~6단은 3.136)가 적용된 타입이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시속 100km는 3단부터 나오고, 최고속도는 6단으로 도달할 수 있는데, 이는 6단까지 엔진의 풀 파워를 골고루 나누어 사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각 기어별 총감속비를 계산하면 5세대와 6세대가 똑같다. 만약 동일한 조건에서 대결한다면 파워가 토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은 6세대 GTI가 간발의 차이로 앞서게 된다는 결론이다.

핸들링 능력도 분명 더 좋아졌다. 기본적으로 센터포인트 필링과 복원력이 매우 우수하다. 예를들어 직진 주행을 하다가 스티어링 휠을 틀었다가 놓으면 순식간에 센터로 자리를 잡는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의 느낌도 그만이다. 볼보에서는 CTC(Corner Traction Control)라고 부르는 기능이 골프 GTI에서는 XDS(Electronic Transverse Lock System, 전자식 디퍼렌셜 록)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데, 코너에서 안쪽 휠에
정교하게 제동을 걸어 언더스티어를 줄인다는 원리와 기능이 같다. 하지만 골프 GTI가 전에 탔던 볼보 S60보다 더 섬세하면서도 민첩한 핸들링 성능을 갖게 되는 이유는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더 스포티한 쪽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골프 GTI에서 사운드와 핸들링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 성향이 강한 만큼 배기음도 걸출하고, 섀시는 단단하기 그지없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분명 뒷자리 탑승객을 위한 배려는 아니다. 만약 누군가를 뒤에 태웠다면 커다란 배기음과 단단한 댐핑 반응 때문에 힘들어 할 여지가 있다. 게다가 시속 90~110km 정도로 달리고 있다면 바람 가르는 소리도 뒤쪽에서 더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어차피 GTI는 스포츠카를 대신하는 모델인 만큼 앞서와 같은 우려가 있다면 아예 이 차를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사운드와 스포티한 핸들링을 빼면 GTI의 매력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글 · 김태천

FACT FILE
VOLKSWAGEN GOLF GTI
가격 4천390만원
크기 4200×1785×1480mm
휠베이스 2578mm
무게 1414kg
엔진 직렬 4기통, 1984cc, 휘발유, TSI
0→시속 100km 가속 6.9초
최고시속 238km
최고출력 211마력/5300~6200rpm
최대토크 28.6kg·m/1700~5200rpm
연비 12.6km/L
CO₂ 배출량 186g/km
변속기 6단 자동
타이어 225/40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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