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포커스 vs VW 골프 vs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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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포커스 vs VW 골프 vs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9.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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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포커스는 골프 뒤로 밀려났다. 이번에는 알파로메오까지 가세했다. 그 결과는?

이 자리에서 신형 포드 포커스가 폭스바겐 골프를 만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사실 그들이 첫 대결한 결론은 포드에는 실로 중대한 내용이었다. 때문에 영국과 유럽만이 아니라 바다 건너 미시건주 디어본의 포드 세계 본부에서도 논란이 벌어졌다. 그 기사를 놓친 독자들에게 간단히 소개하면 포드가 KO 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혹은 적어도 한 세대의 시승자들은 그렇게 느꼈다. 그들은 그 이전까지 포커스가 모두를 휩쓸었던 시절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당시 말했듯, 골프가 승리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격차가 너무 커서 큰 충격을 줬다. 한마디로 분명하고 결정적인 승리였다.

하지만 그 시승은 해답을 내린 것보다 더 많은 질문을 던졌다. 프랑스에서 실시된 시승에서 우리는 포커스가 훨씬 까다로운 영국 도로를 어떻게 소화할까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디젤 엔진을 휘발유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그런 포커스를 몰고 프랑스 도로를 잠시 달려봤을 때 영국이라면 경쟁력도 더 높으리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3자로 복스홀 아스트라가 아니라 알파로메오 줄리에타를 끌어냈다면 어떠했을까? 우리는 줄리에타가 (a) 탁월할 뿐 아니라 (b) 정교한 멀티에어 엔진을 갖춰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홈그라운드인 영국에서 다시 모았다. 사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우리 고장의 도로에서 만났다. 포커스에 대한 진실뿐만 아니라 끝내 모든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였다. 각 시승차의 스펙은 분명했다. 우리는 현재 시장에 나온 제일 강력한 휘발유 포커스를 골랐다.

신형 1.6L 에코부스트 휘발유 엔진을 얹은 포커스. 그래도 출력은 겨우 150마력이어서 직접적인 라이벌에 비해 불리하다. 골프 GT와 줄리에타 멀티에어는 둘 다 배기량이 1.4L에 불과하지만 골프의 출력은 160마력, 알파는 그보다 더 올라간 170마력. 엔진 출력은 각기 다르지만, 아주 가까운 라이벌들이 어떻게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 모델의 최고 버전을 비교하면 가격차는 300파운드(약 50만원)를 넘지 않는다. 그 중 골프가 제일 비싸다(이 시승에서는 5도어가 아니라3도어를 택했다). 줄리에타는 중간이고 약간의 차이지만 포드가 제일 싸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때로는 도로를 2~3km만 달려보면 어떤 차가 다른가를 알 수 있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포커스다. 그건 직접적인 성능이나 한계 상황의 거동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한데 간단하고 좀 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 우리가 알아낸 그 차의 감각이다. 포드 본부 안에서도 섀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고 본, 옵션형 18인치 합금휠을 달았다. 보다 상호작용적이고 정확하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좋은 징조다. 마찬가지로 알파도 가격에 비춰 아스트라와 겨뤄볼 만하다.

탈바꿈한 줄리에타는 조용하고 편안한 차에 한층 뛰어난 스타일과 핸들링을 담았다. 알파 디자인팀의 꿈속만이 아니라 실제로 줄리에타에 살렸다. 그렇다면 골프는? 골프다운 역할을 하고 있다. 심지어 10년 전에는 실현가능하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들의 성격은 당장 밝혀낼 수 있다. 한마디로 골프는 단순성으로, 포커스는 정교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실내를 들여다보면 군더더기가 없는 골프 디자인과 우주왕복선처럼 복잡한 포커스 운전석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둘은 다 같이 동일한 고객을 노리고 있다니 믿을 수 없다. 포드가 강력한 시각적 충격을 주지만, 기능이 뛰어난 쪽은 폭스바겐이다.

알파의 경우는 오로지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다. 아름다운 차안의 아름다운 실내가 눈길을 힘차게 끌어당긴다. 머리보다 가슴에 판단을 맡긴다면 팍팍한 운전위치, 빈약한 페달 레이아웃과 때로는 어색한 스위치기어를 몽땅 잊어버린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일상생활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차는 <오토카>의 장기시승 대열에 끼어 있다.

하지만 스타일이 눈속임에 불과했던 수많은 알파와는 다르다. 이 차를 좀 더 깊이 파고들면 진정한 기질이 드러난다. 스펙의 숫자를 보면 3대 라이벌 중 가장 빠르다. 그러나 단순히 숫자 이상으로 격차는 더 크다. 사실 그 엔진이 얼마나 강력한지 골프 GTI와 대등한 느낌이 든다. 자료상으로 골프가 바짝 접근하는 듯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성능자료를 제외하더라도 줄리에타는 운전하기 가장 좋다. 적어도 직선 코스에서는…. 엔진마저 덤덤한 사운드의 트윈터보 골프보다 상큼하고, 포드보다 훨씬 날카롭다. 포드 엔진은 레드라인으로 올라가면서 억눌린 사운드를 토한다. 알파 기어박스는 폭스바겐만큼 매끄럽지 못하다. 한데 어느 모로나 포드만큼 좋다.

하지만 도로가 험악해지면 또 다른 라이벌이 선두에 나서게 마련. 지난번 <오토카>의 포커스 비교시승을 읽었다면 이미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폭스바겐이 포드를 베어 넘길 순간. 그 드라마를 재연하리라 예상하는 것이 당연하다. 당연하지만, 전적으로 빗나갔다.

잠시 우리가 머리를 긁적일 이유로 포커스가 프랑스에서의 파국을 영국의 승리로 뒤집었다. 그렇다, 휘발유 버전이 더 가볍고 밸런스가 더 뛰어났다. 그리고 옵션 휠은 실제로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 어느누구도 포커스의 스티어링 감각, 섀시 조절력, 순수하고도 적극적인 드라이빙과는 비교할 상대가 아니다. 그 파워 스티어링은 구형 포커스의 최고 유압형만큼 좋지 않지만 새 차의 기능을 망치지도 않는다. 이 차는 프랑스에서 지극히 침착했지만 밸런스와 피드백이 부족했다.

알파는 좋다. 아주 좋다. 심지어 승차감이 가장 단단하지만, 3대 라이벌 중 보디 컨트롤이 가장 뛰어나다. 스티어링은 턴인이 날카롭고, 노면상태를 또렷이 알려준다. 그러나 코너에서 정확한 턴인을 시도하면 씁쓸한 언더스티어로 응답한다. 알파는 제일 뛰어날 가능성이 있을 듯한 한계 상황에서 약간 실망스럽게도 어정쩡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폭스바겐보다 뛰어나 충격을 준다. 프랑스에서 포커스를 짓밟은 골프는 GTD였다. GTD의 서스펜션은 디젤 엔진의 추가 중량을 상쇄하기 위해 손질했을 뿐 GTI와 똑같다. 그러나 GT는 그와는 전혀 다르고, 실제로는 스포츠 스펙 스프링을 갖춘 표준형 골프 섀시. 따라서 GTI/GTD 섀시의 괄목할 직관성도 철통같은 보디 운동 조절력도 사라졌다. 포커스와 알파 다음으로 부드럽고 약간 답답한 느낌을 준다. 여전히 뛰어난 스티어링이 소화할 거리가 없다. 잘 흐르는 영국의 B도로에서는 보디의 수직운동이 드라이버의 즐거움과 승객의 안락성을 해친다.

때문에 전통적인 골프의 영역에서만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한다. 트리오 중 제작품질이 가장 뛰어날 뿐 아니라 실내가 제일 넓다. 또한 평균체격 이상의 어른을 받아들일 수 있는 뒷좌석 공간을 마련한 유일한 모델. 포커스도 크게 뒤지지 않지만, 180cm 남짓한 덩치가 장거리여행을 할 머리공간이 부족하다. 반면 알파는 다른 두 라이벌에 비해 빡빡하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결론이 나온다. 이 모두에 비춰 요즘 차를 아주 정확히 만들고 있기 때문에 최적상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금방 드러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 프랑스에서 골프 GTD는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데 영국에 와서 이처럼 평범한 느낌을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은 포커스 디젤은 그토록 실망을 줬었는데 휘발유형 자매차가 이처럼 고무적인 까닭은? 줄리에타의 경우, 우리는 멀티에어가 알파의 어느 형제자매보다 멀리 앞섰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포커스의 상승세와 골프의 하락세가 전체 순위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알파는 정확히 이 비교시승에서 어디에 자리 잡는가?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이처럼 재능을 압축한 차들 때문에 프랑스에서 골프가 거둔 손쉬운 승리보다 훨씬 팽팽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기록만 본다면 알파라야 한다. 가장 장 생겼고(그것도 아주), 놀라운 격차로 제일 빠르다. 연료 소비량뿐만 아니라 CO₂ 배출량도 가장 적다. 게다가 옆으로 쓰러지기 전에는 핸들링이 아름답다. 다른 두 라이벌의 어느 차 안에서 일생을 보내는 것보다 알파에 들어갈 때 더 큰 감동을 맛본다. 그러나 비좁고 때로는 어색한 실내에 흠칫한다. 게다가 몰아붙일 때는 놀랍게도 빨리 밑천이 드러나고 만다.


그리고 알파가 영원한 들러리 역할을 좀 더 오래하도록 몰아갈 차가 여기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아니다. GT로 위장한 골프는 이상하게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엔진은 알파와 같은 개성이 없고, 섀시는 두 라이벌의 어느 쪽만큼 차분하지 않다. 차는 여전히 좋고, 쇼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GTI와 GTD는 문자 하나 이상의 격차가 있다. 드라이빙은 서로 영 딴 세상이다.

우리의 첫 비교시승 때는 포커스가 승리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반면 2차 비교시승을 앞두고는 승리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휘발유 엔진이 심판을 받았다. 몇 달 전 프랑스에서 디젤 골프가 거둔 승리의 점수보다는 작은 격차로 이겼지만, 승리는 승리다. 아울러 알파가 두 라이벌 사이를 파고들었다.

우리는 기뻐해야 마땅하다. 적어도 이 포커스는 다시 한 번 몰고 다니기에 대단한 차로 등극했다. 솔직히 선배들만큼 위대하지 않지만, 정교한 승차감과 세련미를 갖췄고, 골프를 누를 만한 격차를 보여줬다. 그리고 탁월하지만 결함이 있는 알파보다 뚜렷한 격차가 드러났다. 오늘밤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포드 본부에서 쏟아져 나올 안도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글 ·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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