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의 반열에 오른 레이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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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의 반열에 오른 레이서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7.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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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의 오토 라이프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돈은 거름과 같다. 널리 퍼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선데이 타임스 스포츠 부자 리스트>에 따르면 그들은 베이컨의 뜻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성공한 대다수 스포츠맨들은 벌어들인 돈을 굳게 지키기를 좋아한다.

오히려 놀랄 일은 다른 데 있다. 올해 영국 최대 부자 리스트 정상급에서 축구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데이비드 베컴 정도랄까. 대부분 모터스포츠 드라이버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영국의 최고 부자 11명 중 7명이 레이스 트랙 또는 랠리코스를 달려 그 자리에 올랐다. 어느 모로 생각해도 실로 놀랍다.

다시 생각하면 그들은 모터스포츠계에서 배짱과 두뇌를 독특하게 버무려 그런 성과를 거뒀다. 각 경기마다 완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즌마다 퇴출당하지 않고 끝까지 견뎠다. 나아가 현역활동을 접을 때까지 부상이나 소송을 당하지 않고, 잊혀지지 않았다. 때로는 앞서 말한 모든 일을 교묘하게 피해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다.

그에 비춰 에디 어바인이 영국 부자 6위에 오른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겠다. 그는 조디 터(7위), 데이비드 리처즈(8위), 루이스 해밀턴과 데이비드 쿨사드(공동 9위), 젠슨 버튼(12위)과 재키 스튜어트(15위)를 앞섰다. 현역기간만이 아니라 그뒤에도 꿋꿋이 자기 길을 걸었던 에디는 자신의 자질을 살려 부를 쌓았다.

최고 부자 가운데 한 사람이 조니 덤프리스. 그의 명성(적어도 모터스포츠계에서)은 주로 1988년 르망 24시에서 재규어가 데뷔전에서 우승한데서 나왔다. 존 크리치튼-스튜어트가 1억1천만 파운드(약 1천940억원)를 모은 것은 그 덕택이 아니었다. 그는 레녹스 루이스(9천500만 파운드:약1천670억원)를 앞섰다. 그렇다, 윈저 백작 루이스는 당대에 유능한 드라이버였지만 아버지가 1억4천400만 파운드(약 2천540억원)를 남겨줬기 때문에 그런 재산을 갖고 있다. 남보다 많은 재산을 모은 방법치고는 아주 구식이다.

그렇다면 대니얼 리치아르도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나? 아직 들어보지 않았다면 곧 듣게 되리라 믿는다. 그는 1989년 7월 1일 서부 호주 퍼스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날엔가 리치아르도는 부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F1 정상에 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 친구는 정말 별난 인물이다” 게리 보너의 말. 그는 리치아르도가 입단해 2009년 타이틀을 따낸 F3팀을 운영했다.

지난해 말 나는 보너와 대화를 나눴다. 리치아르도가 2009년 타이틀을 따낸 경주차를 내가 몰아본 직후였다. 리치아르도는 보너에게 아이돌이었다. 그를 들먹일 때마다 보너의 경건한 어조에 나는 깜짝 놀랐다. 모터스포츠의 오랜 역사를 훤히 꿰고 있는 그로서는 실로 이례적이었다.

“그 차를 몰 때마다 그는 일사분란했다” 보너가 리치아르도의 2009 시즌을 총평했다. “서킷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 차에 올랐다. 우리가 채용한 다른 어느 드라이버보다 훨씬 열성적이었다” 그런 다음 현재 토로로소 F1 드라이버 하이메 알게수아리도 2008년 자기 팀에서 타이틀을 땄다고 밝혔다. 역설적으로 F1계의 루머에 따르면 내년 알게수아리는 리치아르도에게 밀려 토로로소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리차르도)가 정상에 오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 보너가 자신 있게 점쳤다.

하지만 마크 웨버가 올 시즌 말 은퇴하거나 페라리로 이적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챔피언 팀의 베텔 옆자리가 비게 되니까. 그렇다면 실로 극적인 데뷔가 이뤄지게 된다. 따라서 이 자리를 계속 주시하기 바란다. 그리고 10~15년 뒤 영국 부자 리스트를 살펴보기를 권한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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