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의 새로운 시도, 에어 범프의 유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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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의 새로운 시도, 에어 범프의 유래를 찾아서
  • 짐 홀더
  • 승인 2014.07.16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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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C4 칵투스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도록 의도된 차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앤 루트만의 솔직한 표현에 의하면, 열 명의 사람 중에 열 명이 그럭저럭 괜찮다고 평가하는 차보다는 열 명 중에 한 명이라도 열광하는, 그래서 그러한 선호도가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차가 더 낫기 때문이다.

이렇게 호불호가 갈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전면과 측면, 후면에 추가적으로 적용된 에어 범프 패널일 것이다. 시트로엥은 평평한 측면으로 자칫 밋밋할 수 있었던 이 차에 다루기 쉬운 소재로 여러 가지 색상을 통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에어 범프 패널을 달았다.

이제 루트만은 콘셉트 카에서 선보였던 에어 범프를 양산형 칵투스에 적용시키기까지 너무나도 오랫동안 지체됐던 디자인 공정과, 너무나 많은 분석가들이 에어 범프는 단지 모터쇼를 위한 장식품에 지나지 않으며 양산형 칵투스의 특징은 가벼운 중량이나 심플하면서도 품격 있는 인테리어가 될 것이라 예상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웃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이제, 그 문제의 에어 범프가 어떻게 고안되었는지, 또 왜 그렇게도 개발이 어려웠는지 루트만의 얘기를 들어보자.

에어 범프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우리는 차를 보호해주면서 스타일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뭔가를 찾던 중, 요트를 보호하기 위해 쓰인 소재에 주목했다. 그 후에는 에어캡, 그리고 내부에 쿠션 처리가 되어 있는 구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팀원들 모두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고, 모든 스마트폰이 놀라운 기술력으로 정교하게 디자인된 몸체에 이미 싸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개성에 맞게 직접 고른 두꺼운 보호 케이스 안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 아이디어는 어떻게 발전되었나?
“빠르게 진행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개발 초기의 최대 관심사는 적합한 모양과 두께, 그리고 내부에 주입될 공기의 부피를 결정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2007년에 C-칵투스 콘셉트를 처음 고안해냈을 때로 돌아가 거기서부터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뚜렷한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각 범프 안에 라이트를 넣는 등의 아이디어를 검토해봤지만,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칵투스 콘셉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심플리시티’와는 동떨어진 방향이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우리가 구상한 콘셉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야 했다. 그리고 스크래치 저항도, 내구력, 촉감, 그리고 태양열, 추위, 염분, 진흙에 대한 저항성 등의 모든 기준에 적합하다는 결과를 나타낸 열가소성수지 폴리우레탄을 개발하기 위해 제휴사인 리한(Rehan)과 협력했다. 현실 세계와 동일한 환경에서 자동차가 겪는 모든 상황을 테스트해야 했고, 새로운 화학공정도 거쳐야 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오직 네 가지 색상만을 옵션으로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기준에 부합하는 여러 색상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차차 다른 색상들도 나오겠지만, 에어 범프를 개발하는 일은 심플리시티를 표방하는 에어 범프의 외관과 느낌과는 반대로 전혀 심플하지 않다.”

디자인은 어떻게 완성한 것인가?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을 완성하고 나서도 개발에 이르기까지 거의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유행할 스타일을 미리 예측해서 제조 공정을 진행해야 했고, 이러한 작업은 아이디어를 고안해내는 것만큼이나 모든 과정이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에어 범프는 스타일과 기능을 위한 것인데 차를 보호한다는 기능은 시대의 흐름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지만, 스타일링은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외관과 느낌에 확신이 들어야만 비로소 모든 패널을 동일한 기준에 맞춰 개발하는 일관적인 공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구매자들이 에어 범프를 교체할 수도 있나?
“물론이다. 에어 범프는 도어 내부에 나사 하나로 장착된 것이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라면 교체하기가 무척 쉬울 것이다. 구매자들이 기존의 에어 범프를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다양한 색상의 에어 범프를 시도하고 싶어질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에 나사를 풀어서 패널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시트로엥의 다른 모델에도 에어 범프가 장착될 계획인가?
“그렇게 되길 바란다. 현재로서는 칵투스가 유일한 모델이지만 2CV에서 DS, C3, C4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시트로엥은 항상 대담한 모습을 보여왔다. 사실 에어 범프는 우여곡절이 많은 프로젝트였다. 처음엔 내부 관계자들마저도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젠 잠재적 고객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정확한 결과는 판매량을 통해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징후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칵투스를 좋아할 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칵투스가 마음에 들어 구입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목적은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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