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의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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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의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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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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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헨리(Alan Henry)의 모터스포츠 통신

나를 늙은 냉소주의자라 비웃어도 좋다. 나는 F1 업계에서 일생을 보내면서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어떤 뉴스든 절대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 그래서 얼마 전 이번 F1 시즌에 바레인 그랑프리를 되살린다는 말을 듣고도 느긋하게 앉아 차 한 잔을 따라 마셨다. 그리고 피할 길 없이 불어 닥칠 성난 비판의 후폭풍을 기다렸다.

제일 먼저 국제사면위원회가 출발선을 박차고 달려 나왔다. 걸프 왕국 바레인에는 여전히 ‘심각한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다고공박했다. 영국 레이싱 드라이버 클럽 회장 데이먼 힐이 다음 차례였다. 그는 역시 균형 잡히고 성숙한, 그리고 절도 있는 비판을 가했다. “F1은 아직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F1은 단순히 돈과 개인적 이익 아닌 다른 무엇을 위해 공헌할 수 있다” 그가 <데일리 텔리그래프>에 한 말이다. “만일 눈을 감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밀고 나간다면 스스로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곧 뒤를 이어 전직 FIA(국제자동차연맹) 회장 맥스 모즐리가 F1이 바레인으로 돌아간다면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르세데스 F1 총감독 로스 브라운은 F1 캘린더를 12월 11일까지 연장하는 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F1팀 인력은 모두 1년 12개월간 쉬지 않고 뛰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위에서 지적된 견해에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난 바레인 그랑프리가 2011 캘린더에 다시 돌아오리라고 단 한순간도 생각한 적이 없다. 그건 단지 바레인 왕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의견의 대열에 나도 서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도에 대한 압력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지금 인도는 오는 10월 30일의 첫 대회를 준비하느라 몸부림치고 있다. 만일 12월 11일로 인도 그랑프리가 연기된다면 다시 5주일의 여유를 갖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바레인이 취소되면 버니 에클스턴은 인도 그랑프리 날짜를 되돌리기는 너무 늦었다고 발표하게 될 것이다. 그냥 한번 생각해봤을 뿐이지만….

글 · 앨런 헨리(Alan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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