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광 모델과 기본형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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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광 모델과 기본형의 운명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6.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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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버전이 전체 라인업과 판매량에 큰 영향을 줄까? 오직 제대로 대처했을 때만…

1960년대에 첫 미니 쿠퍼와 로터스 코티나가 세상에 나왔다. 그 뒤로 자동차 메이커는 모델 라인업에 ‘후광’ 버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됐다. 독자적으로 이익을 추가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다른 모델에 상당한 명성을 안겨준다.

사실 40년이 지나면 그 과정을 상당히 깊숙이 이해하게 되리라 믿었다. 이때 메이커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라인업의 다른 버전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고성능 버전의 신뢰성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내려면 물에 젖어 미끄러운 비누 덩어리에 매달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먼저 고성능 버전은 후광 모델로 독자적인 개성을 갖춰야 한다. 동시에 일반 모델과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을 만큼 절묘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지난 세대의 메간느 르노스포르 시리즈는 더할 수 없이 뛰어났지만 기본형 메간느에 거의 긍정적인 영향을 거의 주지 못했다. 르노스포르 버전의 숫자가 늘어나자 기본형의 판매량은 뚝 떨어졌다. 르노스포르의 성공이 기본형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시각을 바꿔, 복스홀의 경우를 보자. 복스홀은 호주의 홀든을 VXR이란 이름으로 수입했다. 그에 힘입어 과연 얼마나 많은 아스트라가 더 팔렸는가? 경영진이 재미있는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고, 각종 자동차 잡지는 흥미로운 쓸거리를 찾아냈다. 한데 그보다 더 폭 넓은 이익을 끌어내고 있나?

가장 이상적인 정책은 기본형에서 고성능 모델로 올라가는 합리적 사다리를 만드는 것. 한 가지 좋은 실례가 한 세대 앞의 포커스다. 포커스 휘발유형이 145마력으로 올라가자 225마력짜리 ST(거의 50%가 증가한)가 버티고 있었다. 한 계단 더 올라가자 300마력 RS(약 100% 늘어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발판 간격이 아주 합리적인 사다리였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복스홀 코르사는 휘발유 기본형이 100마력. 그 뒤 큰 공백을 건너뛰어 192마력 VXR로 올라갔다. VXR의 판매 곡선이 하늘로 치솟지 않는 이유를 알 만하다.

핫해치의 높은 좌대에서 굴러 떨어진 또 다른 본보기가 푸조 207. 이제 핫해치 버전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반면 20년 전 푸조 GT는 205 판매량의 17%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푸조 슈퍼미니가 아이콘에서 별 볼 일 없는 모델로 추락한 사실을 깔끔하게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믿음직한 핫해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1980년대의 모든 핫해치 중 오직 폭스바겐 골프만 꾸준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행 210마력 GTI와 270마력 R은 20년에 걸쳐 GTI와 GTI 16V가 유지했던 간격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고성능 모델에서 이익을 끌어내려면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핸들링이 좋으면서도 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은 기본형에서 출발하여 단계적으로 다음 버전을 개발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오리지널 미니 쿠퍼와 쿠퍼 S가 모범 사례. 핸들링이 좋기로 이름난 기본형에서 시작하여 합리적인 간격을 두고 성능을 추가했고, 랠리 우승의 혈통을 지닌 버전이 정상을 지켰다.

현재 시장에서 이 원칙을 가장 잘 지키고 있는 모델은 무엇일까? 글쎄, 포드 피에스타가 동급 최고의 섀시를 자랑한다. 세계랠리선수권(WRC) 타이틀에 도전하는 강력한 우승후보이고, 핫해치와 연관된 메이커의 배지를 달고 있다. 다만 2012년에 가서야 고성능 버전 180마력 ST가 나온다. 기본형이 나온 뒤 4년이 지나서다. 앞서 말한 대로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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