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Q50, 뉴 3008, QM5 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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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Q50, 뉴 3008, QM5 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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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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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50
인피니티에서 2014년형으로 고급 모델 Q50을 내놨다. 인피니티가 차의 모델 구분을 이전과는 달리 승용 모델은 모두 알파벳 Q로 통일하고, SUV 모델은 모두 QX로 통일하기로 한 뒤로 나오는 첫 신형 승용 모델이다. 그래서 Q50에서 50은 배기량이 아닌 등급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중형차라는 의미의 숫자인 듯하다. 그래서 엔진의 배기량도 2,200cc에서 3,700cc까지 분포한다.

인피니티는 처음 미국에 고급 브랜드를 출범시키던 1989년에 최고급 모델로 8기통 4,500cc엔진을 얹은 Q45를 내놨었다. 그때의 Q45는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급의 대형 고급승용차로 오늘의 Q와는 다른 등급의 승용차였는데,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등장했다. 사실 그런 ‘노 그릴’(no grill) 디자인은 대형 승용차로서는 모험이었다. 그런데 토요타가 내놓은 고급브랜드 렉서스는 다소 평범(?)한 디자인의 LS400 모델이 승승장구했던 것과는 달리 Q45는 상대적으로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Q45는 1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는 물론이고, 2세대와 3세대 Q45 모델에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단 ‘전형적(典型的) 고급차’ 디자인을 선보이지만, 여전히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은 얻지 못한다. 그에 비해서 렉서스는 세대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평범한 고급차(?)의 디자인으로 승승장구했었다. 두 일본 고급 브랜드의 명암(明暗)은 참으로 기이하다. 물론 이런 현상이 단지 디자인에서 비롯된 문제만은 아니었겠지만…. 2006년 이후 인피니티는 미국시장에서도 대형승용차 모델 없이 운영돼왔다.

최근의 인피니티 브랜드의 디자인은 정교한 곡선에 의한 근육질의 인상이 강하다. 대개 근육질이라고 하면, 유기체적(有機體的) 디자인을 떠올리게 되지만, 인피니티의 곡선은 인공적이고 정교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래서 차체 외부의 디자인도 그렇고 실내에서도 근육질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기계의 느낌이다. 전면부 디테일은 선명한 에지와 기하학적인 헤드램프 등의 디테일에서 기계적인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C-필러에서 사용된 곡선의 디테일은 정교한 인공미를 추구하는 일본의 조형 철학을 반영하는 요소로 보인다. 그래서 Q50 차체의 세부적인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마치 일본 고궁의 정원(庭園)을 볼 때 느끼게 되는 인공미와 유사한 느낌이다.

새로 등장한 인피니티의 Q 모델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정교한 인공미의 비중이 높아져 왔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러한 그들의 디자인 관점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가 새로운 인피니티 디자인의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르노삼성 QM5 네오
QM5가 앞모습을 바꾼 모델로 QM5 네오를 내놓았다. 처음 QM5가 등장했던 것이 2008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시간은 참 빨리 간다), 그때의 앞모습은 마치 알파벳 U자처럼 만든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으로 나왔다. 사실 그 디자인을 처음 보았을 때 필자는 이렇다 할 느낌이 들지 않는 무미건조한 형태라고 생각했었다.

오리지널 모델이었던 르노의 꼴레오스(Koleos)의 감성이 다 사라지고 만 느낌이어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3년인가 지나서 SM3과 패밀리 룩을 이루는 형태로 페이스리프트 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초기 모델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QM5 네오의 앞모습은 르노의 오리지널 모델 꼴레오스의 전면 이미지와 더 가까워지면서 디테일이 더해졌다. 무언가 더 밀도 있는 유럽 차의 느낌을 주고 있는 듯하다. 사실 QM5는 우리나라에서 만나볼 수 있는 몇 종류 되지 않는 유럽에서 온 SUV 중 하나이다.

사실 SUV는 그 탄생 배경이 미국의 지프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미국 차들의 성격에 더 익숙해 있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지만, SUV라는 이름이 쓰이지 않을 뿐 유럽에도 더 개성이 뚜렷한 네바퀴굴림 차종들이 많다. 사실 네바퀴굴림 차종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은 미국의 지프와 독일의 폭스바겐의 큐벨바겐의 두 줄기로 모아진다. 역사적으로 보면 지프는 큐벨바겐의 등장 이후에 개발되었으니, 사실은 SUV의 원형은 미국보다는 유럽, 특히 독일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르노의 꼴레오스 역시 실용성을 가지는 크로스오버형 레저 차의 성격을 가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내시장은 소비자들의 차종의 쏠림 현상이 심한 편이다. 사람들이 남들이 사지 않는 차를 구입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차의 판매에 정말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그런 ‘쏠림’의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 발표된 르노삼성의 QM3에 대한 관심이 그것이다. 그런 변화의 흐름이 국내시장에서 차종의 다양화 현상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 흐름이 페이스리프트 된 QM5가 새로운 감각으로 바뀐 앞모습을 통해 이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푸조 뉴 3008
푸조의 3008은 푸조의 SUV 모델 중 하나다. 푸조는 공간 활용성이 큰 콘셉트의 차들을 중간에 숫자 0을 두 개를 넣는 식, 가령 300X 등의 명명법을 쓰는데, 3008 역시 공간 활용성이 큰 SUV의 차체를 가진 모델이다. 3008 모델의 전면부는 푸조의 특징을 나타내기 위한 펠린 룩(Feline look) 디자인을 세련되게 다듬은 새로운 아이덴티티 디자인으로, 이전의 다소 우악스러워보이던 것에서 세련미를 더했다.

사실 이전의 푸조의 펠린 룩 디자인은 소형 승용차에 적용됐을 때는 귀여운 이미지로 푸조의 당차고 아담한 이미지에 상승작용을 했다. 그런데 중형급이나 차체가 큰 모델에 적용했을 때는 투박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정교하지 못하고 우악스러운 인상을 주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508 모델의 등장부터 사용되는 새로운 그릴의 디자인은 상당히 정교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헤드램프는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듯한 계단식 디자인으로 개성을 강조하고 있다.

차체 측면의 이미지는 A필러가 상당히 누우면서 벨트라인이 펜더와 헤드램프에까지 이어진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카울이 앞쪽으로 이동되어, 실내공간의 비중이 매우 큰 비례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A필러 아래에서 C필러까지 뒤쪽으로 이어진 크롬 몰드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전체적인 차체의 면의 흐름은 곡면의 이미지인데, 여기에 휠 아치의 모서리를 강조하는 기법을 쓰고 있다.

게다가 테일램프는 LED를 쓰면서 마치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이미지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조금 굵고 직선적인 형태여서, 비슷한 모티브를 가진 재규어 XJ 세단의 그것이 더 돋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실내는 프랑스의 차답게 패셔너블하면서 가죽과 금속의 질감을 매치시켜 일견 화려해보이기까지 한 느낌이다. 게다가 조수석 승객을 위한 센터콘솔의 그립은 높은 품질감도 보여준다. 센터페시아 전체의 디자인 이미지는 마치 공상과학영화 속의 우주선 조종실 같은 인상도 주는데, 푸조나 시트로앵 차들의 인테리어가 상당히 첨단적인 인상을 주는 성향이 있다.

사실 최근의 푸조 차의 디자인은 보다 더 성숙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고 있으면서, 보다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차의 등장은 다양한 가치의 또 다른 모습이다. 푸조와 같은 차들로 인해 국내의 소비자들도 다양한 디자인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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