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대우 마티즈
<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대우 마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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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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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지. 그 이름의 가치를 지키며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온 남자 월터 마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눈에 띠지 않는 외로운 공간에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사진작업을 성실하게 해온 월터 마티. 그에게 작업실과 사진과 하나뿐인 동료는 그의 삶을 채우는 모든 것이다.

<라이프> 지가 온라인판으로 바뀌게 되면서 잡지는 폐간되고 그 와중에 마지막 표지 사진을 보내온 사진작가 숀의 ‘삶의 정수’를 찍은 필름이 분실된다. 아니, 숀이 보내온 네거티브 필름에 그 사진이 빠져 있다.
 

월터는 마지막 표지 사진을 위해, 자신이 추구해온 가치를 위해, 그 어디로도 떠나본 적 없고 모험이라고는 털끝만큼도 해보지 못한 자신을 위해 숀의 ‘읽어버린 사진’을 되찾기 위해 숀의 행적을 추적해 간다. 숀은 그린란드로, 아이슬란드로, 히말라야로 정신없이 옮겨가고 월터는 그런 숀을 추적해 가다가 바다로 뛰어내리고 상어와 싸우고 화산폭발을 만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게 된다.

지극히 평범하고 성실한, 보통사람의 표본인 월터가 숀의 행적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것은 월터의 상상이 아니다. 월터는 그린란드를, 아이슬란드를, 히말라야를 꿈꾸고 동경하지 않았다. 경비행기와 바다와 상어를 꿈꾸지 않았다. 단지 그는 <라이프>지의 마지막 표지 사진을 위해 숀의 행적을 따라갈 뿐이었다. 그 행동은 결국 월터가 갖고 있는 가치관의 현현이다.
 

디지털화되면서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환경과 만나 무시당하고 불안하고 속상한 누군가들 중 한 사람인 월터는 급변하는 과정에서 자부심과 애정을 다 쏟았던 자신의 일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변화 이전 시간들의 가치를 위해 그린란드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그를 경비행기로, 바다로, 작고 낡은 배 위로, 히말라야로 데리고 다니며 쑥쑥 커가는, 점점 넓어지는 월터의 내면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장점은 중심을 잘 잡았다는 것이다. 숀을 쫓아가는 월터, 한발 차이로 계속 숀을 놓치게 되는 월터, 돌고 돌아 결국 가장 가까운 곳에 사진이 있었음을 알게 되는 월터, 결국 ‘삶의 정수’라는 것은 한 사람의 성실과 최선이 쌓인 시간이라는 것을 보게 된 월터…의 이야기들이 깔끔하게 이어져 간다. 마음과 감정을 지나치지 않게,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조화롭게 담아낸 화면, 의도하지 않았던 모험 후에 분명 성장하고 성숙했음에도 일상이 곧 삶임을 주변의 공기로만 표현한 벤 스틸러의 재능에 감탄하게 된다. 게다가 이렇게 맞아 떨어지는 멋진 곡들이라니.
 

워낙 여기저기 숨 가쁘게 뛰어다니는 월터이다 보니 비행기부터 스케이트보드까지 갖가지 탈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중 눈에 띄는 반가운 자동차가 있으니 바로 대우 마티즈다. 숀을 찾아 그린란드에 도착해 차를 빌리려는 그에게 주어진 건 빨간 차와 파란 차.

자그마하니 씩씩하게 서 있는 그 차는 대우 마티즈. 월터는 빨간차를 타면서 자신이 이렇게 멋지고 어마어마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대우 마티즈는 그런 면에서 월터의 모험을 시작하게 하는 신호와도 같고 첫 단추와도 같고 점점 큰 모험 속으로 들어가는 월터를 격려해주는 작은 동지와도 같다.

그렇게 마티즈의 든든한 응원 속에 모험의 첫 발을 내닫게 된 월터의 이야기는, 월터 자신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자신의 삶은 자기 외에는 알 수 없는 것 아닐까. 자신의 경험, 자신의 가치관, 자신의 성실함, 자신의 마음, 자신의 행동… 나만 알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의 삶. 어쩌면 그린란드에 오도카니 서 있던 마티즈는 월터의 삶의 아주 일부분만 접촉했을 뿐이지만 월터 내면의 변화를 시작하게 하는 단초가 되어준 멋진 녀석인 것이다.

글: 신지혜(시네마토커. 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 제작 및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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