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A3 세단, 패스파인더, C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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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A3 세단, 패스파인더, CLA
  • 아이오토카
  • 승인 2014.02.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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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3 세단
아우디의 A3은 본래 해치백이었다. 사실 아우디의 모델 구분에서 짝수 숫자로 된 모델들, 가령 A4, A6, A8 등이 4도어 세단이고, A3, A5, A7 등의 홀수 숫자의 모델들이 해치백, 혹은 쿠페 등 이른바 4도어 세단이 아닌 모델들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A2 같이 1,000cc급의 5도어 해치백이 있긴 했지만, A3는 3도어 해치백 차체를 가진 차종이었다. 그런데 그런 A3 모델의 세단이 등장했다.

A3 세단의 차체 크기는 길이가 4,456mm에 휠베이스는 2,637mm로 우리나라의 준중형 승용차와 비슷한 크기이다. 그러다보니 한 등급 위의 A4와의 관계가 조금 애매한 면이 있다. 물론 A4는 중형 승용차와 비슷한 크기이고, A6은 준대형 승용차의 크기와 비교되므로, 아우디의 각각의 모델들 간에는 어느 정도의 촌수(?)는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각각의 모델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차체의 크기가 조금씩 커져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사실 트렁크 리드의 엠블럼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차체의 크기의 인상만으로는 이 모델이 A3인지 A4인지 확실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헤드램프나 테일 램프의 디테일이 다르고, 차체의 볼륨감도 가까이 다가서서 보는 실제 자동차 상태에서는 확실히 다르다고 느껴지지만,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본다면 A3괴 A4의 구분은 쉽지 않다.

아우디의 디자인은 2005년에 커다란 모노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쓰기 시작하면서 통일성을 확실하게 내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통일성 전략은 아우디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 게다가 디자인의 완성도도 높았기 때문에 더 큰 상승효과를 보기도 했다.

특히 LED를 이용한 주간주행등의 적용이나 LED 헤드램프 등등의 디테일은 아우디만의 첨단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정말로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러한 통일성 전략은 아우디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두는 데에는 성공했겠지만, 각 모델들의 성격을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조금은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한다.

가령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A4는 A6과 헷갈리는 경우도 있고, A8은 A6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 그것이다. 사실 비슷한 디자인 통일전략을 쓰는 BMW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나 디테일에서 3시리즈와 5, 그리고 7시리즈 등이 명확히 구분될 정도의 디테일 차이를 보이는 것에 비해, 아우디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만으로는 각각의 모델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아무튼 모델 간의 구분은 그렇다고 해도 아우디의 차체 디자인은 세련미가 있고, 오랫동안 다듬은 숙성된 이미지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지나치게 기교를 넣지도 않았고, 간결하면서도 허전함은 없는 디자인이라고 할 것이다. 절제된 독일의 기능주의 디자인에 ‘세련’이라는 감성을 더한 느낌의 디자인이라고 할 만하다.
 

닛산 패스파인더
닛산의 패스파인더(Pathfinder)는 닛산 브랜드로 팔리는 SUV 중에서는 가장 큰 모델이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에는 패스파인더보다 큰, 가령 QX56 같이 정말로 한 덩치 하는 초대형 SUV 모델도 있긴 하지만, 닛산 브랜드에서 나오는 SUV 가운데서는 패스파인더가 가장 큰 모델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은 2013년에 등장했었던 4세대 모델로, 3세대까지의 다소 투박한 이미지로 각이 선 디자인이었던 것에서 벗어나 차체 측면에는 근육질의 곡면도 만들어지고, 차체와 유리창이 만나는 도어의 벨트라인에도 곡선이 쓰였다. 사실 2006년에 등장했던 3세대 패스파인더의 완전한 기하학적 원과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상자형 차체 디자인에 비하면 4세대 패스파인더의 곡선 디자인은 큰 변화이다.

패스파인더의 앞모습에서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양 끝단의 굵은 크롬 막대이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맞닿은 부분에 마치 가로막은 듯이 만들어진 굵은 크롬 막대는 얼핏 일본의 무사 사무라이들의 투구에 붙어 있는 장식 같은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굵은 크롬 막대는 기하학적인 직선으로 디자인돼 있어서, 이전의 3세대 모델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듯도 하지만, 한편으로 근육질의 차체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인상도 주고 있다.

이 크롬 막대는 3세대 패스파인더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안쪽에 있어서 마치 라디에이터 그릴을 3등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현재의 모델에서는 완전히 그릴의 바깥쪽으로 붙어버렸다. 그런데 1세대나 2세대 패스파인더의 라디에이터 그릴애서의 크롬 막대는 그다지 굵거나 강한 이미지를 주지는 않는 형태로 디자인되었지만, 점차로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변해온 것이다.

패스파인더는 3열 시트를 갖춘 7인승 차종으로 전형적인 미국시장 지향적인 가족용 SUV 이다. 하지만 일본 국내에서는 이런 정도 크기의 SUV를 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을뿐더러, 우리나라에서도 3,500cc 배기량에 6기통 휘발유 엔진을 얹은 SUV는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다. 게다가 대시보드나 도어트림, 시트 등 실내의 색상이 베이지색으로 돼 있는데, 이것 역시 미국시장에서는 대중적인 것이다.

그런데 국내 소비자들은 실내 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밝은 트림 류의 색상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향후에 국내에 시판되는 차들은 어두운 색 트림으로 들어올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디젤이 아닌 6기통 휘발유 엔진이라는 점, 그리고 밝은 실내 트림 류의 색상 등은 수입차의 가격 등의 요인과 맞물려 국내시장에서 대중성을 얻는 데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

 

벤츠 CLA
새로 등장한 벤츠의 CLA 모델은 S클래스 세단의 축소판 같은 차체 디자인을 보여준다. 차체 측면의 캐릭터 라인의 구성이나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그린하우스의 흐름, 그리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전반적인 이미지 등은 S클래스의 그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차체의 크기는 S클래스보다는 작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차체의 스타일 이미지는 S-클래스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다.

사실 S클래스도 고급 승용차로써는 매우 스포티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는데, CLA 모델은 도어 섀시가 없는 하드탑 구조의 차체로 스포티한 느낌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물론 S-클래스와 다른 구성도 있다. 그것은 뒷문에서 시작되는 또 하나의 캐릭터 라인이다. 이 라인은 뒤 트렁크 모서리까지 이어진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후드 등의 구성은 최근의 보행자보호법 적용에 따른 벤츠의 디자인 변화와 같은 맥락이지만, 라디에이터 그릴의 세부 형태는 사뭇 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오목한 흐름의 면으로 이루어진 그릴의 면의 흐름 위에, 마치 볼트의 헤드를 배치한 것처럼 보이는 작은 육각형 돌기들이 중앙의 벤츠 엠블럼을 중심으로 동심원으로 배치된 구성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후드의 분할선인데, 보행자보호 규제에 의해 그릴을 둘러싼 부분의 범퍼에서 거의 한 뼘에 이르는 폭을 띄워 설정된 후드 분할 선이 헤드램프와 별개의 곡선으로 설정된 것이다. 이런 형태의 후드 분할선을 설정한 디자이너들은 최적의 답을 찾기 위해 수십 번 선을 바꾸어 보면서 심사숙고했을 것이다.

벤츠 CLA 모델의 스포티한 성격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은 단연코 실내의 시트일 것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뒷좌석까지도 모두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버킷 시트이다. 시트 형태로만 본다면, 포르쉐 911 모델을 연상시킨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는 착좌감이나 목 보호 성능 등에서는 뛰어나지만, 뒷좌석 승객들의 시야 확보에는 불리하다.

벤츠 CLA 모델이 이런 형태의 시트를 썼다는 것은 안락함이나 거주성보다는 스포티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뒷좌석에 헤드레스트 일체형 버킷 시트를 적용했음에도 중앙에도 좌석벨트를 마련한 것은 일반적인 5인승 세단의 실용성도 고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차체 측면의 이미지는 앞바퀴굴림 방식 채택으로 인한 긴 앞 오버행과 처진 듯이 보이는 뒤 데크의 자세 등으로, 전통적으로 당당한 차체 스타일을 보여줬던 벤츠다운 특징이 적다는 인상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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