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미래를 만드는 아키텍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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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미래를 만드는 아키텍처
  • 앤드류 프랭클
  • 승인 2014.02.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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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플랫폼으로 비슷한 크기의 차들뿐만 아니라 크기가 완전히 다른 차들까지 만들 수 있는 폭스바겐의 아키텍처는 여러 회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왔다. 놀라운 점은 폭스바겐의 이 MQB 플랫폼을 벤치마킹하려는 회사가 포드나 BMW가 아닌 볼보라는 것이다. 게다가 새 플랫폼에 혁신적인 엔진까지 더하려는 볼보의 야망은 분명히 폭스바겐보다 한층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빼어난 콘셉트 쿠페와 함께 SPA플랫폼을 선보인 볼보는 이 플랫폼 하나로 중형 쿠페에서부터 풀사이즈 7인승 XC90 SUV까지, 모든 모델들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별도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오직 V40과 같은 소형 모델들뿐이다. 신형 플랫폼 개발을 위해 볼보는 중국 길리자동차의 자본 중 약 30억 파운드(약 5조2천20억원)를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로써 이번 사업은 지금까지 착수한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시설 구축 사업 중 하나가 되었다.

새로운 플랫폼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볼보 측에 따르면 규모의 경제효과는 물론 차의 중량 감소가 퍼포먼스와 연료 효율성 향상,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차 내부의 공간효율성도 함께 높아질 예정이다. 게다가 볼보의 핵심 엔진 전략인 파워트레인의 전동화도 가속화될 것이며, 대부분의 모델을 포드의 플랫폼으로 제작할 때보다 더욱 품격 있는 디자인과 향상된 다이내믹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말을 아꼈지만, 회사의 또 다른 관심사는 이 플랫폼으로 비로소 전 소유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내년, 차세대 XC90이 출시되면 90% 이상이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하게 된다.

볼보는 SPA플랫폼이 60, 70, 80, 90 배지를 단 모든 모델들의 무게를 100~150kg 가량 감량시킬 것이며, 이것이 단지 플랫폼으로만 이뤄지는 변화라고 말했다. 여기에 새 파워트레인은 엔진이 대체되면서 90kg 정도 가벼워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새 모델들은 이전 모델들에 비해 각각 1/4톤의 무게 감량을 이루게 된다.

플랫폼의 변화는 단지 늘리고, 줄이고, 모양을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적응력을 크게 높일 수 있도록 이루어졌다. 장차 새 플랫폼에는 기존의 디젤엔진과 뒷바퀴에 전기모터가 연결된 휘발유 엔진이 얹어지는데 이 새로운 구조는 기존의 V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 볼보가 처음으로 선보였던 하이브리드와 네바퀴굴림 주행을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다. SPA플랫폼이 다른 플랫폼들과 다른 점은 처음부터 하이브리드는 물론이고, 완전한 전기자동차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는 점이다.

볼보의 소형 모델을 보면, C30은 단종되었고, 당장 다른 모델로 대체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V40이 유일한데, 작년에 막 출시되었고, 포드 포커스의 플랫폼을 사용했다. V40의 대체모델이 사용하게 될 플랫폼은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라고 불리며, 마침내 볼보와 포드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줄 것이다.

볼보는 단순히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에 만족할 생각은 없다. 적어도 자신들의 모든 모델에 적용 가능한 엔진 패밀리 정도는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열역학적으로 이상적인 실린더당 배기량은 500cc 가량이라는 것이며, 둘째는 2020년 기준으로 95g/km, 2025년 기준으로 75g/km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충족하려면 멀티실린더 엔진의 왕복질량 및 마찰로 인한 손실률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8기통, 6기통, 5기통의 볼보 엔진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곧, 2L를 넘는 엔진 역시 없을 것이라는 말도 된다.

이는 최근 멀티 실린더 엔진의 대표적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실적이 부진한 볼보의 입장에서는 매우 대담한 전략이다. 현재 북미형 XC90이 가진 V8 4.4L 엔진이 실린더 수와 용량이 절반인 엔진으로 바뀐다면, 출력이 향상되었다고는 해도 과연 소비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볼보의 CEO, 하칸 사무엘슨은 확신에 차 있다. 그는 “한번만 직접 운전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볼보의 새 엔진인 VEA(Volvo Environmental Architecture)는 현재 2.0L 버전만 존재한다. 하지만 그 한 가지 버전에서 나올 수 있는 출력은 휘발유와 디젤파워, 거기에 슈퍼차저 여부까지 적용되어, 낮으면 120마력에서 306마력까지로 다양하다. 뒷바퀴에 전기모터가 더해지면 총 406마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자연흡기버전은 좀 더 개발이 수월하지만 아직까지 개발계획은 없다. 조만간 3기통 1,500cc 버전이나 2기통 1L 엔진도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하이브리드 전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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