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업계를 움직이는 주인공들, 2013년의 영웅들
상태바
세계 자동차 업계를 움직이는 주인공들, 2013년의 영웅들
  • 앤드류 프랭클
  • 승인 2014.02.03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웅과 단순히 성공한 사업가에는 큰 차이가 있고, 우리가 뽑은 올해의 자동차 관련 인물들은 그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들 모두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자동차와 자신의 직업, 동료들, 그리고 자신들로 인해 혜택을 얻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다. <오토카>가 선정한 2013년의 영웅들을 만나보자.

 

1. 고든 머레이
고든 머레이는 사람을 사랑한다. 이것이 그가 스마트 로드스터를 타고 출근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는 혹시라도 교통체증이 심각해져 우리가 개인 이동수단을 가질 권리를 박탈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출근할 때조차 도로를 쓸데없이 차지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오토카>의 2013년, 올해의 영웅에 자랑스럽게 선정된 이유이다. 그는 자동차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으며, 이미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대 중반, 그의 자동차들이 F1 레이싱에서 50차례 이상 승리를 거두고, 다른 8, 9개의 챔피언십을 휩쓸었으며, 그의 맥라렌 F1 슈퍼카는 등장과 동시에 르망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바로 그때쯤이 머레이가 연료, 실내, 도로점유율은 물론, 설비 면적과 복잡성, 그리고 소비자들이 힘들게 번 돈까지 그 모든 면을 고려한 효율적인 초소형 자동차들을 디자인하기 시작한 때이다. 그런 자동차들을 구상하면서 그는 운전의 즐거움이나 상품의 대중성처럼 그가 가장 좋아하는 덕목들을 배제해야만 했다.

이런 열정이 영국 길포드에 색다른 자문회사인 고든 머레이 디자인을 세우게 했고, 이는 다시 새로운 형태의 경량 자동차 제조방식인 iStream으로 이어졌다. 이 iStream으로 운전석이 중앙에 위치한 3인승 초소형 자동차 T25와 T27의 프로토타입(자동차 효율성 콘테스트에서 다른 모든 참가자들을 당혹시켰던)이 만들어졌고, 비밀에 싸인 OEM회사들과 함께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몇 주 전에 도쿄에서 가장 중요한 비밀이 밝혀졌다. 바로 야마하의 모티브와 모티브-e로 두 모델 모두 생산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상태이다. 이들 모델이 언제 생산에 들어갈지는 확실치 않지만, 중요한 것은 머레이의 가장 중요한 의도가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2. 랄프 스페스
사람들은 재규어·랜드로버의 능력 있는 CEO 랄프 스페스가 운이 좋다고 말한다. 포드가 이미 이뤄놓은 것들을 물려받았다고 말이다. 디어본의 거인이라 불렸던 그는 1990년대 초반, 회사들을 인수해서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의 일부로 재조직했지만 결국 타타그룹이 23억 파운드(약 3조9천880억원)에 인수했다.

그렇지만 재규어·랜드로버에서 부사장으로 시작한 스페스는 곧 CEO가 되었고, 훌륭한 업적을 많이 이뤄냈다. 능력 있는 팀을 구성하고, 매력적인 모델들을 출시했으며, 점점 넓어지는 수출시장에서 수십억 파운드를 벌어들였다. 재규어 랜드로버를 영국에서 R&D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기업으로 만들었고, 미래의 변동에 대비해 인도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하면서 연 백만대의 판매량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목표는 언젠가 달성될 것이고, 그것은 스페스가 이뤄낸 승리가 될 것이다.
 

3. 엘론 머스크
실제로 만나본 엘론 머스크는 타블로이드에 묘사된 산만 한 백만장자는 아니었다. 페이팔로 유명한 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42세의 사업가는 단지 정신없이 일에 몰두할 뿐이다. 스페이스엑스가 이뤄낸 로켓 관련 업적들과 초고속열차 하이퍼루프로 최근 헤드라인에 올랐지만, 그의 업적들 중 가장 오래 기억될 것은 순수 전기 자동차회사인 테슬라 모터스를 인수한 것이다.

머스크는 로터스 엘리스를 전기자동차 버전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그는 이것을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차를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모델인 테슬라 모델 S는 BMW 5시리즈 같은 쟁쟁한 차들에게 외관이나 세련미, 가장 중요한 대중성에서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아직 수익성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고 머스크는 말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머스크와 테슬라는 이미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4. 론 데니스
론 데니스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맥라렌 그룹의 회장 역시 스스로를 그렇게 말한다. 그의 독특한 성격은―자주 날카롭고, 대개 선견지명이 있으며, 항상 은밀하고, 남몰래 관대하면서, 이상하게도 연약한―사람들을 심리학자로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소식은 너무 자주 들려오는데다 TV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데니스는 무신경해지는 법을 배웠다. 그는 항상 그래왔듯이 2009년 맥라렌, 메르세데스의 합병 이후 맥라렌이 거둔 성공을 맥라렌 패밀리의 공으로 돌렸다.

맥라렌이 수많은 예견들을 뒤집으며 이윤을 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단 두 모델뿐이다. 3천대가 생산된 18만 파운드(약 3억1천210만원)의 12C와 몇 십대만이 생산된 86만 파운드(약 14억9천120만원)의 P1 하이퍼 카는 모두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모델인 12만 파운드(약 2억800만원)의 P13은 이제 막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다. 만약 현재 성공이 낙관적인 이 모델이 크게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데니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하게 할 것이다.
 

5. 애드리안 뉴이
뛰어난 수석 디자이너이자 레드불의 연승 행진을 이끌어온 그는 <오토카>가 선정한 2013년의 영웅들 가운데 유일하게 작년에도 선정됐던 인물이다. 어느 팀과 일하든 우승 머신을 만들어내고야 마는, 영국 출신의 차분한 디자이너에겐 ‘천재’라는 수식어조차도 부족한 느낌이다.

뉴이는 이제 역사상 가장 많은 업적을 이뤄낸 레이싱 카 디자이너가 됐고,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놀라운 콘셉트를 선보이며 선구적인 역할을 해냈던 로터스의 콜린 채프먼만이 유일하게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뉴이와 채프먼이 동일한 디자인 규정에 따라 경쟁할 수 있었다면, 굉장히 매력적인 시나리오가 탄생할 수 있었겠지만, 뉴이는 엄청나게 세부적인 사항들의 차이에 의해 우승이 결정되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속해 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뉴이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를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6. 울리히 하켄베르크
언젠간 폭스바겐 그룹이 기술 총괄 책임자인 울리히 하켄베르크를 떠나보내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회장은 향후 몇 년간 그가 은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세간의 이목을 사로잡은 폭스바겐 프로젝트에는 항상 하켄베르크가 있었다. 1998년에 폭스바겐이 벤틀리를 인수했을 때도, 회사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이를 이끌어낸 하켄베르크가 있었다.

좀 더 최근에는, 언더플로어 엔진을 선보인 혁신적인 디자인의 콘셉트와 앞바퀴굴림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뤄낸 양산형 차인 폭스바겐 업 시리즈 또한 그의 작품이었다. 또한 그는 선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폭스바겐의 MQB와 MLB 플랫폼 전략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현재는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우디의 미래 기술력에 대한 폭스바겐 그룹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아우디의 기술 분야에서도 중책을 맡았다. 이러한 중책에 하켄베르크보다 더 믿음직한 적임자는 없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