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기아 올 뉴 쏘울, 지프 뉴 그랜드 체로키, BMW 뉴 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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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기아 올 뉴 쏘울, 지프 뉴 그랜드 체로키, BMW 뉴 X5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12.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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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올 뉴 쏘울
쏘울의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그런데 쏘울은 국내에서 도로에서 마주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쏘울의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성적은 놀랍다. 박스카의 원조 격인 닛산의 큐브(Cube)나 토요타의 싸이언(Scion) 등을 크게 앞지르는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고개가 갸우뚱해지기도 한다.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정말로 너무나 세단 중심의 차량으로만 편중된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국시장에서 쏘울은 대부분 젊은 계층의 소비자, 이를테면 대학생이나 젊은 주부들이 일상적인 운송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점을 고려해본다면, 물론 국내에서도 쏘울의 주 고객층이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겠지만, 대학생들이나 젊은 주부들이 선택하기에는 환경이나 사고의 차이가 약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학생들의 첫 차로 사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있겠지만, 소형차를 타고 싶어 하지 않는 대학생들의 성향도 의외로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차의 구매와 유지에 드는 비용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라면 경제성이 최우선이 되야 하겠지만, 대개는 부모에게 의존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현실에서 그런 사례를 적잖이 봐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하다. 아무튼 이상하게도 쏘울은 국내에서 그다지 많이 팔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2세대로 바뀐 쏘울을 가리켜서 사람들이 ‘뭘 바꾼 거냐?’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사실 2세대 쏘울은 1세대와 같이 세워놓고 보기 전에는 두 모델 간의 차이점을 보통의 소비자들이 한눈에 구분해내기는 쉽지 않다. 이런 것을 가리켜서 긍정적인 관점에서 일관된 디자인의 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은 변덕스럽다. 한편으로 매 세대마다 디자인을 갈아엎으면 이번에는 ‘왜 이리 자주 바꾸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쏘울을 대놓고 칭찬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쏘울과 같이 알듯 모를 듯한 ‘진화’의 사례가 그것도 더 오랜 시간 동안 이루어진 것을 외국의 브랜드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러한 방향의 ‘진화적 변화’가 우리들에게도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다시 몇 년이 흘러서 3세대 쏘울이 나올 때의 모습은 어떠할지 ‘진화의 쏘울’을 기대하면서 새롭게 바뀐 쏘울의 앞으로의 여정을 지켜보도록 하자.
 

지프 뉴 그랜드 체로키
요즈음의 자동차들은 각 모델, 혹은 브랜드마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며 또한 추구하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와 모델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지키고 주장해 나가는 것은 이제 정말로 중요한 일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각 메이커나 브랜드 별로 인상적인 이미지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강조하기도 하고, 전체적인 선이나 형태에서 근육질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페이스리프트 된 그랜드 체로키 역시 체로키 고유의 특징을 강화사키는 방향으로 다듬어졌다. 사실 페이스리프트는 차의 본질적인 변경이 아니라, 2~3년 단위의 변경, 이른바 ‘유행’에 맞추어가는 개념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 등장한 2014년형 그랜드 체로키는 지난 2011년에 등장한 4세대 그랜드 체로키(WK2)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전반적으로 지프 브랜드의 특징, 그리고 그랜드 체로키 모델의 특징을 강화시키는 디자인 처리를 볼 수 있다.

지프의 브랜드는 수직으로 길게 뚫린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로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7 슬롯(slots)이라고 해서 모든 지프 브랜드의 차들은 일곱 개의 직사각형 모양의 공기흡입구를 가지고 있다. 물론 디테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멀리서 보면 모두가 지프 브랜드의 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기 체로키 모델의 그릴은 차의 이름인 북미 인디언 부족 체로키(Cherokee) 족 추장의 머리 깃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했다. 이제는 동그란 헤드램프와 일곱 개의 슬롯이 지프 브랜드의 공통적인 상장이 됐다.

한때는 체로키나 지프가 사각형 헤드램프 디자인을 가진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모두가 둥근 헤드램프이거나 사각형의 틀 속에서도 둥근 램프를 볼 수 있다. 새로운 그랜드 체로키는 8단 변속기를 탑재하면서 기어 레버의 형태도 바뀌어, 마치 요트의 동력 조절 레버의 형상처럼 디자인된 것을 볼 수 있다. 좀 더 레저용 차라는 이미지를 낼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기어 변속 레버로서의 기능만을 가진다면 다양한 디자인은 필요 없을 것이며, 깃털 장식을 응용한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상 이런 요소들에 의해 자동차가 많은 사람들에게 갈망의 대상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자동차는 단순히 기계 덩어리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BMW 뉴 X5
BMW 역사상 첫 SUV였던 X5의 3세대 모델이 ‘뉴 X5’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처음 등장했던 1세대 X5는 1999년에 나왔었던 걸로 기억한다. BMW는 SUV(Sport Utility Vehicle)이라는 명칭 구분을 쓰지 않고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독자적인 이름으로 불린다. SUV는 주행성능(sports)과 공간 활용성(utility)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라는 의미가 강하지만, BMW의 SAV는 주행성능(sports)과 활동성(activity)을 강조한 의미라고 할 수 있는데, 주행성능을 브랜드 특성으로 가지고 있는 BMW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3세대 ‘뉴 X5’의 차체 전면 디자인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이다. 전반적으로 BMW의 공통된 조형 언어로 디자인돼 있지만, 헤드램프와 인접한 세로 부분의 크롬 몰드를 굵게 디자인하고, 그릴 내부의 수직 리브 역시 굵게 만들면서 블랙 대신 실버 컬러로 칠해 존재감을 강조해서 BMW 승용차들의 차분함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야성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차체의 측면을 보면 크게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이 뒤로 갈수록 올라가면서 가늘어져서 마치 새총을 힘껏 잡아당긴 이미지로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뒤 오버행을 짧아 보이게 해서 경쾌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C필러의 쿼터 글라스(quarter glass)를 작게 디자인하고, 테일 게이트의 뒤 유리(backlight glass)를 둥글게 해서 D필러가 경사지게 만든 것을 볼 수 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BMW의 디자인 원칙을 따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센터 페시아 부분이 운전석을 향해 기울어진 것과, V형으로 만들어진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 역시 다른 BMW의 차들과 같은 맥락이다. 가죽을 직접 재봉질해서 마감하는 공법이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골고루 쓰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것은 질감을 중시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3세대 ‘뉴 X5’는 전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디자인의 틀은 유지하면서 세부적으로는 4륜구동 승용차로써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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