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테슬라, 니오(NIO)의 성장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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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테슬라, 니오(NIO)의 성장 전략
  •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 승인 2019.07.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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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타트업인 니오(NIO)는 고급스러운 순수전기차와
혁신적인 브랜드 구축으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가 니오 CEO를 만났다
니오 CEO인 윌리엄 리는  베이징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던 중 그의 첫 회사로 인터넷 서비스 회사를 창업했다. 중국에서 학생이 개인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됐는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40개가 넘는 회사를 설립했다.

새로운 기술과 사업개념으로 자동차산업의 거인이 되겠다는 대담한 야망을 가진 연쇄창업가가 세운 프리미엄 전기차 스타트업이 있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NIO)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파고들수록 두 회사 사이에 비슷한 점보다 훨씬 더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것이다. 일단 강조하는 철학부터가 다르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산업을 붕괴시키고 자동차를 재창조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앞세우지만, 니오는 사용자 경험을 재창조하기 위해 자동차산업에 불고 있는 엄청난 변화를 이용하려 한다.

이는 니오가 수많은 중국 EV 스타트업 사이에서 유독 주목받으며,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서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진정한 경쟁자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분명 니오는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니오 EP9 슈퍼카: 굿우드와 뉘르부르크링의 스타

2014년에 설립한 니오(원래 사명은 넥스트EV)는 포뮬러 E팀(소속 드라이버인 넬슨 피케 주니어가 첫 시즌인 2014/15년에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과 현재 뉘르부르크링 순수전기차 부문 랩타임 기록을 세운 EP9 전기 슈퍼카로 대중한테 제법 알려져 있다. 또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니오는 로드카를 출시하기도 전에 이 모든 일을 해냈다. 이 회사는 작년에서야 첫 번째 로드카로 SUV인 ES8을 선보이고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올해 소형 SUV인 ES6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ET 콘셉트를 공개하며 2020년 세단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다.

 

니오는 이 모든 활동 범위를 뒷받침하는 커다란 조직이다. 상하이와 베이징에 각각 사무실이 있으며, 허페이에 생산 공장, 난징에 개발 시설과 2개의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전 세계로 넓히면 산호세의 기술 센터, 뮌헨의 디자인 스튜디오, 옥스퍼드에는 고성능 부서가 있다. 

 

니오는 포뮬러 E 무대에서 자사의 전기차 기술을 뽐냈다

니오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약 1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확장되는 신기술 개발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순수전기차 및 자율주행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니오는 고객 접근법 또한 혁신적이다. 니오 앱은 자동차 판매와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포인트 보상제를 갖추고 있다. 또한 전시장 겸 회원제 클럽인 니오 하우스의 수를 늘리고 있는데, 이는 마치 테슬라 스토어 또는 애플 스토어에 스타벅스를 결합한 듯한 모습이다. 니오에서 나오는 차와 관련된 상품부터, 고급 패션 및 홈웨어 디자이너와의 과감한 협업을 통해 만든 다양한 상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는 아직 ‘니오 파워’라는 이름의 계열사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 회사는 원격 배터리 충전 서비스를 운영할 뿐 아니라 배터리 교환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니오와 함께라면 받아들여야 할 것이 많다.

 

니오 파워는 이동식 충전 서비스를 운영한다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오토카>는 최근 초현대식 생산공장과 몇몇 니오 하우스 등 니오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사업의 여러 측면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가장 먼저 시작할 곳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그곳은 바로 상하이 외곽 자동차 기술 단지에 있는 니오 본사 구석에 마련된 따분하고 엄격한 분위기의 공유 오피스다. 여기서 니오 창업자이자 CEO인 윌리엄 리를 만났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엄청난 포부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그를 찾으리라고 기대할 만한 사무실이 아니었다.

그는 기술 중심 회사를 잇달아 설립해 종종 ‘중국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기도 한다. 물론 그 비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우리가 만난 윌리엄 리 CEO는 여유가 넘쳤으나 회사의 엄청난 성장과 대조되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달리 그는 자동차산업의 아웃사이더가 아니다. 중국에서 자동차 매체이자 중고차 온라인 마켓인 비트오토를 세워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자동차산업에서는 나를 ‘IT 가이’, IT산업에서는 ‘카 가이’라 한다”고 말했다.

 

니오의 매장 내 상품에는 포뮬러 E 의류도 있다

윌리엄 리 CEO에 따르면 2012년에 전기차 회사를 설립하려고 결심했다. 그는 “그 당시 중국은 대기 오염이 너무 심했다.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자식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회상했다. 니오의 중국 이름은 ‘웨이레이’(Weilei)인데 ‘푸른 하늘이 온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니오의 창업까지 결심한 계기는 그가 비트오토를 설립한 2000년에 중국에서 자가용 보유율이 엄청나게 올라갔고, 여기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자들한테 직접 신차를 판매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비전이라도 시기상조일 때가 있다”며 “18년 동안 적절한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고백했다.

 

윌리엄 리 CEO는 “순수전기차와 자율주행기술에 의해 자동차산업에서 혁신이 일어난 지금이 바로 그때”라며 “자동차산업의 기존 질서를 깰 기회가 나한테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보통 중국 자동차회사는 값이 싼 차를 생산한다. 물론 평균 가격을 올리기 위해 더 좋은 차를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여전히 프리미엄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그 첫 번째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우리한테 열린 셈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윌리엄 리 CEO, “우리의 목적은 사람이다”

비트오토의 성공에 관해 묻자 그는 “산업의 미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현재 자동차회사는 더 뛰어난 순수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문제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사용자들한테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리 CEO는 자신이 엄청난 자동차 팬이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단지 멋진 차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 경험은 물론 사용자 혜택과 관련 있다. 따라서 우리 목표는 단지 더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을 재창조하기 위해 니오는 계속해서 차를 만들어야 한다. 상하이에서 서쪽으로 약 480km 정도 떨어진 허페이에 생산 공장을 마련한 이유다.

 

거기에서 테슬라와 니오의 차이점이 극명해진다. 새로운 방식을 개척하는 테슬라와 달리 니오는 기존 산업 경험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페이는 국영기업인 JAC 모터스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니오는 이 회사와 생산 위탁 계약을 맺었다. JAC 모터스는 합작이 아니라 순수한 위탁생산자로서 새로운 공장을 건설해 니오의 디자인과 기준에 맞춰 차를 만들고 인력을 공급한다. 기준은 전에 볼보나 포드 중국 법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니오 경영진이 정했다. 

투자분석가들은 작년에 니오가 자체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중단하고 JAC 모터스와 관계를 구축하자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공장을 보면 그 계약이 이해가 간다. 니오는 하루라도 빨리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회사가 계약을 맺은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공장이 완공되어 차를 생산하고 있다.  

 

ET 콘셉트에서 2020년 출시 예정인 순수전기 세단을 미리 엿볼 수 있다

2000명이 넘는 JAC 모터스 직원은 23만㎡에 달하는 시설에 순환 배치돼 일한다. 그러나 대부분 니오 차들을 생산하는 데 투입된다. 특히, 거의 알루미늄으로 된 차체를 생산하는 공장은 상당히 자동화되어 있다(작업의 97%는 로봇 307대에 의해 이뤄진다). ES8의 경우 금속 사용 비율이 96% 이상으로 아주 높은 수준이며, 구조 무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7가지 다른 체결 및 접합 기법을 적용한다.

니오가 주로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이유는 늘어난 배터리 무게만큼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플랫폼에는 앞차축에 영구자석 모터, 뒤 차축에 유도 모터를 단 파워트레인을 포함해 흥미로운 기술이 가득하다.

 

니오는 중국 허페이에서 JAC 모터스에 생산을 위탁해 성장 속도를 높였다

전력은 바닥 아래 배치한 84kWh 배터리에서 나온다. 이 배터리는 니오의 혁신 중 가장 주목할 만하다. 니오 파워가 운영하는 배터리 교환소에서 약 5분 안에 교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전체 배터리 팩을 쉽게 탈착 가능하게 설계했다. 이 시스템은 장거리 주행 시 충전을 위해 운전자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단축할 뿐 아니라 니오 소유주가 배터리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정기적으로 더 큰 배터리를 빌릴 수 있도록 한다.

윌리엄 리 CEO는 “이를 위해 많은 연구개발 자원을 투자했다”며 “이러한 기술은 회사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에 있어 테슬라와 ‘다른 점’을 보여준다. 테슬라는 오직 기술에만 관심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3000개 이상의 특허를 갖고 있지만, 우리의 목적은 사람 그리고 사용자에 관한 것이다. 제품과 함께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용자가 우리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니오의 앱 기반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으며 이는 회사의 서비스와 지원 패키지를 추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배터리 팩을 교환하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니오 ES8 판매가는 평균 5만 5000파운드(약 8225만 원) 정도다. 윌리엄 리 CEO는 “아무도 우리 차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5만5000파운드가 적은 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아주 흥미롭다. 사람들이 이 가격을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면 니오가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인정받는 셈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1만5000대가 넘는 ES8을 판매했다. 단기 목표는 중국에서의 꾸준한 성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모델이 필요하다. 그는 ‘여러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말하지만 그 범위는 전통적인 자동차회사의 라인업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다.

 

ES8은 작년에 판매를 시작했다. 더 작은 ES6가 곧 뒤따른다

그는 니오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기를 열망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참고 견딜 각오가 돼 있다. 세계 각국에서 니오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연히 영국 시장은 중국과 다르다”며 “영국 바이어들은 어떤 경험을 기대하고, 니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차이를 만들 수 있을까?”라며 반문했다.

그의 조심스러운 태도도 이해할 만하다. 니오의 판매는 최근 몇 달 동안 침체된 중국 자동차시장 영향으로 둔화됐고 결국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줄였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은 회사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과거 그는 니오의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을 ‘약 5%’ 정도로 봤다. 오늘날 니오는 그 확률이 얼마나 올라갔느냐는 질문에 그는 51%를 제시했다. 그는 “이제 50%를 넘겼지만 충분치 않다”며 “자동차회사 창업은 세계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쉽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심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윌리엄 리 CEO는 여전히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의 테슬라’가 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는 “테슬라뿐 아니라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와 경쟁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스타벅스 따위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제임스 앳우드가 직원의 인내심을 시험했다

가장 기본적인 14개의 니오 하우스는 테슬라와 비슷한 방식의 쇼룸 역할을 하지만, 구매자를 위한 가치를 더하고 싶어 하는 회사의 열망을 뒷받침한다. 테슬라 스토어에는 카페, 주로 자동차와 무관한 폭넓은 분야의 책을 보유한 도서관, 기념품점, 어린이 놀이공간(‘즐거운 캠프’라 불림), 회의실이 없다.

 

편안한 카페 분위기의 니오 하우스는 커피와 독서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린이 놀이공간도 마련돼 있다

니오 하우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브랜드 구축 활동이다. 비록 그곳에서 자동차와 같은 비중으로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팔고 있다고 해도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다. 

<오토카>는 정신없는 상하이 쇼핑센터 밀집 지역에 있는 니오 하우스 한 곳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카푸치노를 마셔보니 확실히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보다 더 맛있었다.

 

니오 ES8의 매력은 무엇일까?

니오 ES8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운전자가 놀랄 정도로 평범하다고 느낀다는 사실이다.

니오의 허페이 트랙에서 대형 전기 SUV를 아주 잠깐 운전했을 때 ES8이 겨우 5년밖에 되지 않은 회사에서 나온 차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한 에어 서스펜션, 직접적이고 반응이 빠른 핸들링, 전기모터 2개를 더한 파워트레인에서 나오는 시스템출력 653마력, 최대토크 85.7kg·m에 달하는 순간적이고 강력한 성능이 그렇다. 이는 테슬라 모델 X나 아우디 E-트론을 기준으로 해도 엄청나다.

ES8은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한다. 노미(위 사진)는 재미있다

대시보드 가운데 커다란 태블릿 같은 터치스크린이 있지만 모델 X와 달리 ES8에는 전통적인 제어 버튼이 더 많다. 또한 바로 눈여겨 볼만한 기술은 음성 제어 시스템인 ‘노미’다. 대시보드에 달린 노미는 귀여운 캐릭터처럼 생긴 머리를 통해 반응하며 그 안에 거의 모든 전자식 표현을 제공하는 눈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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