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베르트 디스, 디젤과 폭스바겐의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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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베르트 디스, 디젤과 폭스바겐의 미래를 말하다
  •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 승인 2019.07.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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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베르트 디스는 디젤 게이트로 곤혹을 겪고 있는 폭스바겐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는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가 전기 자동차와 클래식 카, 디젤과 미래 계획을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에게 털어놓았다

헤르베르트 디스는 룰을 어겼다. 우리는 그의 귀중한 60분이란 시간동안 그의 사무실에서 이야기하려고 했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은 그의 보좌진들에 의해 엄격하게 합의된 사항이었다. 그리고 인터뷰 간격의 정확성과 함축된 질문들을 고려하고, 그가 현재 상당한 비난을 당하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의 수장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나는 그가 진지하고 주도적이며, 시간에 쫓기는, 다소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의 전임자인 마티아스 뮬러는 멋진 사람이지만, 앞서 말한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 몇 분 만에 그와 함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은 꽤나 놀라운 일이었다. 디스와 나는 그가 스스로 소유했고, 사랑했으며, 고작 얼마간의 돈 때문에 팔게 되었다는 클래식 트라이엄프 TR6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또한 몇 대의 미니, 그리고 비틀과 랜드로버 디펜더가 포함된 “우리 그룹의 차량이 아니라서 직접 언급할 수 없는” 작은 컬렉션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겨우 몇 초 만에 나는 디스가 확실한 자동차 마니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나는 그가 로버에서 ‘매우 행복’했던 4년(1999년에서 2003년까지)을 근무하며 새로운 미니가 출시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우리의 대화는 쉽게 풀릴 것 같았다.

우리는 1년 동안 이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노력해왔다. 특히 디스는 디젤 게이트 문제가 대외적으로 불거지기 이전인 2015년 BMW에서 폭스바겐의 경영을 위해 투입됐다. 그는 디젤 게이트로 발목 잡힌 폭스바겐을 놀라운 추진력으로 이끌며 판매량과 시장에서의 지위를 거의 잃지 않도록 해, 지난 2018년 <오토카>가 선정한 에디터스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지난해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따로 상을 전달한 이유는 폭스바겐의 가장 큰 일을 그가 급속도로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헤르베르트 디스는 2018년 <오토카> 에디터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디스는 편안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사무실에서 일한다. 볼프스부르크의 모놀리식 건물 꼭대기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 밖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제조 공장을 볼 수 있다. 60세인 그는 자기 방종의 증거를 드러내지 않는, 약간은 만들어진 듯한 사람이다. 만약 그가 시간 여유가 있다면 나는 골프나 테니스로 그를 꺾을 자신이 있다. 그는 쉽게 미소를 지으며, 완벽한 구어체 영어를 구사하며, 앵글로 색슨이 좋아하는 비공식적인 이야기도 잘했다.

나는 디스의 단호함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그의 유명한, 디젤 게이트가 터진 바로 그 이후에 이뤄진 폭스바겐의 회의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이 회의에서의 계획은 꽤나 대담한 것이었다. 전기 관련 MEB 플랫폼을 통한 전기화를 통해 폭스바겐의 거대한 이점을 확보하고자 계획을 제시하고 토론하여 공식화했고, 그는 거기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도착한 때는 디젤 문제가 불거진 지 2주가 지난 뒤였다”고 말한 그는 “나는 이틀 동안 워크숍을 위해 팀원들을 모으고 함께 MEB 툴 킷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우리는 매우 구체적인 상황에 놓여있었다. 우리는 중국에서 강세였고, 중국은 거대한 전기 자동차 시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특정 전기 아키텍처를 개발해 낸 첫 번째 메이저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그것을 우리의 브랜드들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과거에는 전기 자동차를 개발할 때 대부분 기존 플랫폼을 사용해왔다. 왜냐면 그 편이 투자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업체를 따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디스는 트라이엄프의 TR6를 가졌던 적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다수의 영국 클래식 차량들을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가 갖고 있는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디스는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더 진행하는 것을 거절했다. “우리는 계획이 성공적이길 기대하고 있다”는 그는 “여전히  우리는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 모델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듬해부터 우리에게 어드밴티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선택될 디자인에 대해서 디스는 스스로 ‘초콜릿 바’라고 부르는 섀시를 언급했다. 또 다른 말로는 ‘스케이트보드’라 불리는 것으로, 평평한 바닥면, 긴 휠베이스와 구동축 사이에서 방해 받지 않는 배터리 저장 공간을 갖춘 것을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승차고는 100mm에서 150mm로 더 높아질 것이며, 포르쉐와 아우디의 엔지니어들은 이미 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보다 자동차들의 승차고가 더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디스는 기존의 전통적인 대형 SUV가 현재의 인기를 유지해 낼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차량의 공기 저항을 잘 제어하는 것은 곧 배터리의 용량을 보존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디스는 그 이유 중 하나로 테슬라의 SUV 모델 X가 다른 모델만큼 잘 팔리지 않는 것이 그 증거라고 봤다.

나는 미래의 모습이 어떤 것일지에 대해 질문했다. 전기화 된 자동차들과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들이 자웅을 겨루게 될까? 자동차 제조사들이 변화된 특정 시장을 강요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디스는 “디젤 게이트 해결에 앞으로 수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거기에 강제력은 없을 것이라고 디스는 주장했다. 시장의 변화는 가변적이며 정부 인센티브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디스는 “테슬라는 차량 한 대 당 7500달러(약 886만 원)에 달하는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 없이는 지금의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노르웨이의 세액 공제가 없었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좋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전기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이길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다”라고 전망했다.

차세대 판매량에 대해 디스는 2021년까지 새로운 유럽 자동차의 5~6%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리고 그 수치는 2025년까지 20%까지 확대될 것이며 2030년까지는 30~40% 사이가 될 것이다. 이것은 실로 엄청난 변화다. 머지않아 엔진 공장이 완전히 문을 닫을 것이라는 것에 대한 기분이 어떤지 물었다. “향후 10년 동안 우리는 엔진과 변속기 공장의 약 절반을 폐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대신 엄청난 양으로 배터리 생산량을 늘릴 것이다. 우리는 2023년 또는 2024년까지의 배터리 셀 생산을 커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역량이 필요하다. 이것은 큰 도전이다. 우리는 이제 막 아우디의 E-트론을 출시했으며, 차량 전달을 위한 가장 큰 제약 역시 배터리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지켜보게 될 것이다.”

만약 엔진 공장들이 계속된다면 디젤 엔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은 언제가 될까? “아직은 아니다.” 회장의 답변은 신중했다. “디젤 엔진은 여전히 장거리를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하는 더 큰 자동차에 있어 최선의 답안이다. 디젤은 또한 가장 경제적이며, 가장 깨끗하며 CO2 배출량에 있어서도 최고다. 2025년까지도 약 80%의 신차가 여전히 내연 기관 엔진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디스는 차후 선보이게 될 MEB EV 플랫폼의 추진력을 믿고 있다

그의 전임자들과 같이 디스는 몇 주 안에 폭스바겐 그룹을 재조직하는 큰일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것이 내 생각에는, 포르쉐와 아우디가 그룹 수익의 거의 대부분을 벌어다 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 것은 아닌지 물었다. 또 다시 신중한 대답이 이어졌다. 

“포르쉐 또는 아우디를 그 자체만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오늘날에는 엄청난 규모의 상호 의존성이 존재한다. 많은 포르쉐들은 폭스바겐 공장에서 생산된다. 또 다른 포르쉐들은 아우디의 플랫폼을 사용하기도 한다. 아우디는 약 40만 대에 사용되는 MQB 플랫폼 덕분에 17~18% 사이의 마진을 확보했다. 그리고 또한 이 플랫폼이 총 800만 대에 달하는 전체 생산량에 기여함으로써 얻는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다.”

 

사이즈가 중요한 것일까? 디젤 문제가 불거지기 전 마르틴 빈터콘 재임 시절 폭스바겐 그룹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로 존재하던 토요타를 급속도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지금껏 유지하면서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목표가 되는 대상이 중요했던 것일까? 예상대로 답변은 복합적이었다.

“나는 많은 부분에서 우리 규모가 충분히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개선해야만 하는 시장도 있다. 우리는 중국 시장의 약 19%, 유럽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선 약 4%에 머물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첨언하자면, 나는 규모의 문제를 믿으며, 앞으로 향후 10년 동안은 이 문제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어떤 면에선 전기차가 기존의 전통적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작아질 것이다. 왜냐면 기존 전통적 자동차의 두 배에 달하는 재료비용이 너무 크고, 재료 자체가 시장 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급속하게 소프트웨어화, 마이크로프로세서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규모는 정말로 중요하다. 일회성 비용과 일회성 지출이 수많은 제품들에 분산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에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규모를 더 이상 키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경력 요약

폭스바겐 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60세의 헤르베르트 디스 박사는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뮌헨 기술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학업에 매진하면서 1989년 조립 자동화 분야의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그는 로베르트 보쉬에 입사하여 1996년 BMW로 입사하기 전까지 스페인의 보쉬 공장에서 기술 감독으로 근무했다.

그는 1999년 BMW 산하 로버 경영진의 일원으로 영국으로 옮겨가 2003년 BMW의 모터사이클 부문 총괄로 복귀할 때까지 새로운 미니의 출시에 집중했다. 2007년 BMW의 이사진으로 승진하고 나선 구매 및 개발 등의 역할들을 수행해왔다. 

“나는 이직을 꺼렸다”고 그는 말한다. “왜냐하면 BMW에서 맡았던 일들이 매우 행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건강하고 그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항상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폭스바겐에서 일하는 것이 60세에 의무적으로 은퇴해야하는 BMW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이 업계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직을 선택했고, 그것은 꽤 성공적이었다. 지금까지는…”

 

Diess On…

중국에 미치는 디자인 영향력
“우리는 14%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유럽 제조사는 6%이기 때문에 우리 차량의 외관을 바꾸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방식을 믿고 있다.”

 

디젤 게이트
“그 문제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영국과 호주 등에서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최악의 상황은 우리 뒤에 있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다. 우리는 우리가 판매했던 많은 차들을 다시 구매했으며, 많은 것들을 고쳤다. 하지만 완전히 풀릴 때까진 수년이 더 걸릴 것이다.”

 

그가 소유한 영국 자동차들
“나는 꽤 많은 영국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결함이 있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훌륭한 차량들이다. 현재 이노첸티를 포함한 3~4대의 미니를 소유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자동차들을 운전한다. 자동차 산업은 다르다. 나의 많은 친구들이 여기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것은 이 직업이 가진 밝은 면 중 하나다.”

 

벤틀리의 추이
“무척 행복하고 긍정적이다. 그들은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그들은 신차를 준비하는데 너무 많은 돈을 지출했기 때문에 감가상각비가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주 훌륭하고 헌신적인 팀을 갖추고 있댜. 이 회사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회장이 된다는 것 
“회장이 된다는 것이 이 업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일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면 그러한 변화는 우리의 브랜드들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스로는 잘 준비되어 있다. 나는 지난 30여 년 동안 다양한 일을 많이 수행해왔다. 그리고 나는 폭스바겐을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안 될게 뭐야?’”

 

배터리 소재 구매  
“코발트는 갈등이 가장 심한 재료다. 자동차의 수요는 두 배로 늘어나겠지만 배터리의 비중은 줄고 있다. 테슬라는 거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니켈은 어디에나 있다. 리튬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재사용할 수 있게 복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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